[점프볼=이규빈 기자] 벼랑 끝 위기에서 영웅이 등장했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의 경기에서 143-101로 승리했다.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패배한 미네소타였다. 3차전까지 패배하면, 시리즈 전적은 0승 3패가 되는 위기였다. NBA 역사상 0승 3패를 극복하고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 팀은 단 하나도 없었다. 사실상 미네소타에 모든 것이 걸린 3차전이었다.
1쿼터부터 미네소타 선수들의 절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수비에서 상대를 압도하기 시작했고, 공격에서는 앤서니 에드워즈가 불을 뿜었다. 1쿼터를 34-14로 압도하며 기선을 제압한 미네소타였다.
문제는 벤치 싸움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NBA 모든 팀을 통틀어 가장 압도적인 벤치 라인업을 구축한 팀이다. 애런 위긴스, 아이재아 조, 알렉스 카루소, 켄리치 윌리엄스, 케이슨 월러스 등 수준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미네소타도 물론 탄탄한 벤치 라인업을 구축했으나, 오클라호마시티에 비하면 역부족이다.
그런 미네소타의 벤치마저 오클라호마시티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의외의 선수가 있었다. 바로 신인 테렌스 섀넌 주니어였다. 섀넌 주니어는 벤치에서 출격해 2쿼터부터 활약에 나섰다. 등장과 동시에 적극적인 골밑 돌파로 득점을 올렸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수비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미네소타와의 시리즈에서 폭발하고 있던 제일런 윌리엄스를 전담으로 수비해 어려움을 겪게 만들었다.
섀넌 주니어의 활약으로 2쿼터까지 압도한 미네소타는 손쉽게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섀넌 주니어는 2024 NBA 드래프트 전체 27순위로 미네소타의 지명을 받았다. 섀넌 주니어는 대학 무대에서 이름을 알린 득점원이었다.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3-2024시즌 일리노이 대학 소속으로 평균 23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대학 무대에서 무려 평균 23점을 기록한 선수가 대체 왜 전체 27순위라는 낮은 순번으로 뽑혔을까? 그 이유는 나이 때문이었다. 섀넌 주니어는 무려 대학 무대에서 5년을 뛰고 NBA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따라서 섀넌 주니어는 2000년생으로 신인치고 많은 나이였다. 미네소타의 에이스 에드워즈가 2001년생인 것을 감안하면 유망주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나이다.
3&D 유형의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았으나, 정작 정규리그에서는 크리스 핀치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10.6분 출전 4.3점 1.5리바운드에 그쳤다. 냉정히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다.
그런 선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선택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핀치 감독은 섀넌 주니어를 극찬했다. "나는 2연패를 당한 이후, 새롭게 기용할 선수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섀넌 주니어는 우리가 찾던 선수였다. 속공에 강점이 있고, 수비와 운동 능력도 뛰어나다. 앞으로 시리즈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규리그에서도 외면당한 신인이 플레이오프라는 큰 경기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것이다. 만약 섀넌 주니어의 이번 활약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미네소타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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