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토킹 체크!] – 창원 LG V1 특집 for 세바라기

이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9 16: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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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상준 인터넷 기자] 말은 늘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감독의 좋은 한마디가 경기를 반전시킬 때도 있다. ‘주간 토킹 체크!’에서는 KBL과 WKBL의 타임아웃과 매체 인터뷰 등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코멘트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올 시즌 마지막 회차인 이번 회차에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주인공, 28년 만에 창원에 별을 따다준 창원 LG 선수단의 말 하나하나를 담아보았다.

“저분도 한 고집하잖아요?” - 허일영

‘반지 수집가’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행보였다. 둥지를 옮겼지만, 허일영의 챔피언결정전 퍼포먼스는 여전히 강력했다. 2차전과 3차전 SK의 의지를 꺾는 3점슛으로 베테랑의 진가를 십분 드러냈고, 리버스 스윕 위기에 처해 있던 7차전은 위기를 떨쳐내는 14점 활약을 펼쳤다.

이 퍼포먼스의 가치는 모두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높았고, 허일영은 3번째 우승 트로피는 물론 프로농구 역사상 최고령 챔피언결정전 MVP라는 또 하나의 선물까지 받을 수 있었다. MVP로 허일영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그를 축하해주는 선수단과 세바라기(LG 팬 애칭)의 박수소리와 그의 응원가인 슈프림팀의 ‘땡땡땡’이 잠실학생체육관에 울려 퍼졌다.

“저는 매번 조연에 불과했어요. 신인상도 공동 수상이었고, 단독으로 상 처음 받아봐요. 상이랑 인연은 없나 보다고 생각했는데…” 허일영뿐 아니라 모두가 허일영이 프로 데뷔 16년 만에 받은 단독 상이 챔피언결정전 MVP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승을 알리는 종료 버저가 울리자 허일영은 조상현 감독과 눈물의 포옹을 했다. 2015-2016시즌 고양 오리온(현 소노)에서 코치와 선수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던 두 사람은 시간이 흘러 감독과 선수로 또 하나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장면이 9년이 지나 나올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나이 먹었다고 놀리던데 그러면 왜 데리고 왔는지(웃음). 41살 먹고 욕은 농구 인생 중에서 제일 많이 먹은 것 같아요. 감독님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봤는데 바뀌는 것은 없었어요. 아시다시피 저분(조상현 감독)도 한 고집 하잖아요? 제가 바뀌어야 했고, 더 열심히 쫓아다녔어요.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은 농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 생각해요.”

“고마운 아내, 사랑해!” - 정인덕
정인덕의 헌신을 빼놓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는 LG의 우승이었다. 4차전을 기점으로 체력 저하로 주춤하긴 했지만, 정인덕의 플레이오프 존재감은 굉장히 대단했다. 고비 때마다 터지는 3점슛과 이우석, 안영준의 득점 저하를 이끈 ‘미친’ 수비 집중력까지. LG를 논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된 정인덕이야말로 숨은 영웅으로 칭호 될 가치 있는 선수다.

“우승은 그저 상상만 하고 꿈 같은 일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네요. 팀의 창단 첫 우승이라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묵묵히 궂은 일을 수행하는 코트에서의 역할처럼 우승 소감도 담담하게 전달한 정인덕이었다.

반지 수확의 꿈을 이룬 남자 정인덕은 또 하나의 경사를 앞두고 있다. 다가오는 6월, 아빠가 되는 것이다. 자랑스러운 예비 아빠이자 남편 정인덕은 든든하게 내조를 해준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아내는 정말 고마운 존재입니다. 시즌을 치르면서 응원도 정말 많이 해줬고, 팀 동료들까지 챙겨주려 했습니다.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네요.” 다가오는 시즌, 분유 버프를 받아 더 멋진 활약을 펼칠 정인덕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찡찡거리는 날 도와준 모든 사람에게 고맙네요” - 조상현 감독
창원의 1옵션은 조상현 감독이라는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밤을 새워가며 행하는 철저한 전력분석, 디테일한 전술 지시와 선수 기용까지. 조상현 감독의 노력은 부임 3시즌 만에 결실을 맺었다. 지난 두 시즌, 무기력하게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것을 교훈 삼아 3연승 이후 3연패라는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했다.

“LG에 애사심이 컸어요. 선수 생활도 여기서 했으니까… 리더가 되어 챔피언을 만들었다는 게 너무 좋아요.” 선수와 감독으로 오랜 시간 보낸 팀의 첫 우승. 그 대업을 본인 손으로 만든 조상현 감독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세바라기 역시 그물 커팅식의 마지막 주자로 오른 조상현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고, 조상현 감독도 인사와 박수로 화답했다. 조상현 감독은 연신 자신을 도와준 자와 세바라기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저는 손도 많이 가고 소위 말하는 ‘찡찡’거리는 사람입니다. 프런트와 코치들, 스태프들이 도와줬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어요. 세바라기에게는 어떻게 감사함을 전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감사하네요. 하루에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면서 열심히 했는데… 당분간은 강아지(조던)과 함께 쉬고 싶어요.”

 

창원 1옵션은 다가오는 시즌에도 또 하나의 별을 가져올 준비를 시작했다.
 

“세컨드 홈 LG, 행복하다” - 아셈 마레이
독감과 체력 저하. 이 모든 악재를 뚫어낸 철강왕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아셈 마레이. 챔피언결정전 평균 11.9점 13.1리바운드의 괴력을 발휘한 마레이는 LG의 기둥이었다. 리그 최고 외국 선수라 불리는 자밀 워니를 16.1점, 야투 성공률 36.4%로 봉쇄한 것도 마레이였다.

“몸 상태가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근데 나만 아픈 것도 아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픈 것을 잊고 뛸 수 있게 해줬다. 몸도 많이 좋아졌다.”

리바운드 최강자이지만, 단조로운 공격 옵션을 가진 빅맨이라는 수식어. 처음으로 한국과 창원 땅을 밟은 2021년, 마레이가 LG의 첫 우승을 안겨다 줄 것이라 예측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을 것이다. 마레이는 이 같은 편견 가득한 시선을 결과로 지워냈다.

“조상현 감독님 부임 이후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것이 동기부여가 됐다. 부상도 있었고, 아쉬운 순간도 많았다. 처절하게 준비한 후 만든 우승이라 더 기쁘다. LG는 나의 ‘세컨드 홈’이다. 여기서 우승해서 행복하다.”

“우리보고 다이소 군단이라고…” - 유기상 & 양준석
“(유)기상이와 서로 그래요… 우리는 ‘다이소 군단’이라고… 연봉이 낮으니까요…” 구 독수리 현 송골매 군단의 영건들의 유쾌한 농담이었다.

도합 2억 3000만원의 연봉. 타팀에 비하면 적은 연봉의 앞선 듀오이지만, 양준석과 유기상만큼의 가성비 갑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있는 팀은 많지 않다. 조상현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 LG의 어엿한 주전으로 성장했고, 스스로 부딪히고 깨지며 완성형 가드로 올라섰다.

이재도와 이관희의 이적, 두경민과 전성현의 부상 이탈 속 늘어난 출전시간. 양준석과 유기상은 단순히 출전시간만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았고, LG의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 되었다.

“우승 한 번 하기 참 힘드네요. LG에서 뛰는 동안 첫 우승, 역사를 만들어보자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달성했네요. 앞으로도 역사를 만들어야죠. 오프시즌 준비 잘해서 다음 시즌은 더 강한 LG를 보여 드릴게요.”

두말할 필요가 없는 영건들의 존재감, 20학번 연세대 동기가 뭉친 송골매 군단의 앞선은 강력하다.

“회식까지만 즐기고 어서 집 가야죠!” - 한상혁
정인덕이 예비 아빠라면, 아빠가 된 후 플레이오프를 치른 자도 있었다. 원클럽맨 한상혁의 이야기다. 지난 3월 25일 복덩이 아들을 얻은 한상혁은 보고 싶은 아들과 아내를 뒤로하고,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 집중했다.

원클럽맨의 가치는 크게 빛났다. 밝은 에너지로 벤치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했고, 7차전에서는 과감한 돌파 득점으로 흐름 사수의 역할까지 해냈다. 코트 안팎에서 한상혁의 활력 넘치는 활약이 없었다면, LG의 우승은 섣불리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벤치에 있을 때도 제가 뛴다는 마음가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려 했어요. 늘 준비하고 있었는데 코트에서 모든 걸 쏟아붓자는 마음가짐뿐이었네요.”

2015년 LG 입단 후 10년 만에 얻은 우승 트로피. 작지만 큰 힘을 보탠 한상혁은 이제 보고 싶었던 가족을 향해 돌아간다.

“코트에 들어갈 때마다 되새기는 마음이 있어요. ‘자랑스러운 아들, 남편, 아빠가 되자’는 것이에요. 챔피언결정전에 집중하느라 아내가 혼자 아이를 돌봤는데 미안하고 고맙기만 하네요. 회식까지만 즐기고 빨리 집으로 가겠습니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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