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뜨거웠던 한 남자의 눈물, 조상현 감독은 그렇게 송골매 비상을 이끌었다

홍성한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2 06: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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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홍성한 기자] 우승이 확정되자 LG 조상현 감독은 어린아이가 되어 코트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그만큼 힘들었고 간절했다. 선수, 코치 시절에 이어 감독으로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본 역대 3번째 사령탑. 조상현 감독은 그렇게 송골매 군단 비상을 만들어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 



2022-2023시즌부터 올해까지 3시즌 연속 정규리그 2위였다. 지겹도록 우승에 한 걸음만을 남겨뒀었다. 올 시즌 역시 쉽지 않았다. 7276일 만에 8연패에 빠지는 등 9위라는 아쉬운 순위에도 있어 봤다. 지금 생각하면 이 모든 과정이 우승을 향해 필요한 단계 중 하나였다.

조상현 감독은 "최근 2시즌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여러 트레이드를 시도했었다. 솔직히 힘들었다. 시즌 시작이 좋지 않았다. 내가 계획했던 것과 달랐다. 그만큼 고민했다. 코치들이 나와 함께하며 도와줬다. 결국 결과로 말하는 것 아닌가. 다들 너무 잘해줬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감정이 참…"이라고 말끝을 흐린 조상현 감독은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5월이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조동현, 전희철 감독님을 만나 농구라는 걸 다시 배웠다.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LG에서 선수 생활을 해 애사심도 있었다. 리더로서 팀을 챔피언으로 이끌 수 있어서 좋다. 노란 물결을 만들어 준 '세바라기(LG 팬 애칭)'분들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1~3차전을 모두 잡으며 창단 첫 우승을 눈앞에 둔 것도 잠시였다. 3연패를 당하며 KBL 최초 리버스 스윕 희생양이 될 위기에도 놓였었다.

조상현 감독은 "0% 기적을 조상현이 만들어주는 건가 했다. 코치들이 조금 심플하게 가자 했다. 또 베테랑 (허)일영이를 축으로 선수들이 오늘의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선수, 코치에 이어 감독 자리에서도 우승을 맛본 역대 3번째 사령탑도 됐다. 조상현 감독은 "욕심 있었다. 전희철 감독님도 해보시지 않았나. 나도 꼭 해보고 싶었다. 선수들이 만들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중요한 건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주축 선수로 활약 중인 양준석, 유기상, 칼 타마요 등은 아직 2001년생에 불과하다.

조상현 감독은 "이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제 2년 차 선수들이다. 미래를 이끌어 갈 자원들. 이번 오프시즌 훈련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만드는데 도와줄 생각이다. 분명 더 성장할 수 있다. 내가 추구하는 농구는 올해보다 더 빨랐으면 한다. 이 부분도 주문을 해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허물선' 허일영, KBL 역사상 3팀에서 우승한 선수+생애 첫 MVP
챔피언결정전 MVP가 발표되자 모두가 놀랐다. 당사자였던 허일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자단 투표 80표 중 32표를 얻어 동료였던 칼 타마요(23표)와 아셈 마레이(22표)를 제쳤다. 운명의 7차전에서 3점슛 4개 포함 14점 5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챔피언결정전 최종 기록은 7경기 평균 17분 38초 출전 평균 8.0점 3점슛 1.9개(성공률 38.2%) 3.6리바운드. 동시에 KBL 최초로 오리온(2016년), SK(2022년), LG(2025년) 등 3개 팀에서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됐다. 1985년생, 선수 생활 황혼기에 맞이한 큰 기쁨이었다.

허일영은 "매번 조연이었는데 상 처음 받아 본다(웃음). 신인왕도 나 때는 공동 수상이었다. 상금도 반반이었다. 상이랑 관련 없구나? 생각했다. 이기고 싶었고 유독 감이 좋았다. 몇 번 더 찬스가 있었는데 사실 참았다. 더 자신있게 던지자 했다. 이게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2차전 수훈 선수로 선정 후 "시리즈가 끝나면 얘기하겠다. 괜히 상대를 자극할 필요는 없어서"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긴 바 있는 허일영. 그간 쌓였던 마음고생도 털어놨다. "SK에 있을 때 노인즈 이야기를 듣지 않았나. 그 선수들이 전부 팀을 떠났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SK를 나갈 생각이 없었다. 여러모로 팀이 좋았다. 여기서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들어서 심란했다. 우승, 준우승을 함께한 팀이었다. 아쉬웠다. 하지만 비즈니스니까."

모든 시련이 챔피언결정전 MVP를 위해서였다 보다. "지금이 내 농구 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인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물 건너간 KBL 최초 '리버스 스윕', SK는 아름다운 패자였다.
스포츠에 당연한 건 없었다. 최소 경기 우승(46경기)이라는 새 역사를 쓰며 정규리그를 지배했지만, 마지막 승자가 되진 못했다. 그럼에도 기적처럼 시리즈를 이어갔다. 1~3차전을 연거푸 내줬을 땐 모두가 이대로 그냥 끝날 거라 생각했다. SK는 아니었다. 4, 5, 6차전을 연이어 잡는 데 성공했다. KBL, 국내 프로스포츠는 물론이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NBA에서도 없었던 '리버스 스윕'까지 남은 승수는 단 1승. 단 한걸음이 부족했다. 하지만 0% 기적을 향해서 나아갔던 SK도 충분히 박수받아야 하는 팀이었다.

전희철 감독은 감정이 많이 올라온 듯했다. "LG 우승을 먼저 축하하고 싶다. 조상현 감독이 후배지만 경기를 잘 만들었다"라고 밝힌 그는 곧바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면서 "아쉽긴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너무 열심히 해줬다. 여기까지 끌고 온 선수들, 정말 잘해줬다. 내가 부족했다. 다음 시즌에도 SK가 강팀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모두가 인정한 아름다운 패자였다.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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