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이 2시즌 더 창원 LG에서 활약한다. 보수는 3년 전 첫 번째 FA(자유계약 선수) 계약할 때와 같은 1억 2000만원이다. 지난 시즌 7500만원에서 60% 인상되었다.
한상혁은 2005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8순위로 선발되어 지금까지 LG에서만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첫 번째 FA 자격을 얻어 3년 계약을 맺었던 한상혁은 이번 FA에서도 LG와 함께 하기로 했다.
한상혁은 서울 SK와 챔피언결정 7차전에서 양준석의 뒤를 받쳤다. 특히, 한상혁이 7차전에서 기록한 4점은 LG의 창단 첫 챔피언 등극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LG가 지금까지 드래프트에서 선발해 2번 FA 계약을 한 선수는 없다. 물론 기승호와 이지운이 2번 FA 계약을 했지만, 두 선수 모두 두 번째 계약에서 사인앤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참고로 외부에서 영입해 2번 FA 계약을 맺은 선수는 김동언(2005년, 2006년)과 양우섭(2017년, 2018년)이 있다. 양우섭은 총 3회 계약을 맺었는데 3번째인 2020년에는 사인앤트레이드였다.
한상혁은 이번 계약으로 LG에서만 10시즌을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지금까지 LG에서 선발되어 가장 오래 활약한 선수는 9시즌의 기승호다. LG에서만 8시즌을 뛴 한상혁은 계약 기간을 채울 경우 LG에서만 10시즌을 뛰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LG와 계약했다.
구단에서 드래프트에서 뽑아서 2번 (FA) 계약하는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 너무 의미 있다. 우승도 했고, 나도 이번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그동안도 LG와 너무 좋은 감정이었지만, 팀에 대한 마음이 더 커졌다. 진짜 다같이 하나가 되어서 원팀으로 우승을 하고, 이 구성원들과 우승의 기쁨을 누리는 게 너무 행복했다.
FA 시장이 열렸을 때 LG를 첫 번째로 생각했다. 다른 팀에서도 연락이 왔다. 다른 팀에서 ‘나올 생각이 있냐, 우리와도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 ‘관심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일단 LG를 먼저 만나는 게 맞는 거 같다’며 ‘LG와 만난 뒤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다. ‘꼭 사인을 하지 말고 우리에게 연락을 달라’고 한 팀이 있다. LG를 만났는데 서로 대화가 너무 잘 통했다. 나도 최우선으로 LG를 생각하고, LG도 나를 원했다. 조건도 서로 맞춰서 첫 만남에서 계약을 했다.
바로 계약하는 건 이례적이다.
사실 (첫 만남에서) 계약까지 생각하지 않았다. 구단도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고, 나도 이 팀에 애정이 있어서 남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다른 팀과 연락해서 비교하면서 연봉을 조금 더 받는 건 싫었다. 이제 20대도 아니고 30대 중반을 향해 간다. LG라는 좋은 팀에서 계속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딱 말씀을 드렸다. ‘나를 너무 생각해주셔서 감사하고, 나도 생각이 있으니까 오늘 끝내고 싶다’고 했다. 구단도 ‘일사천리로 진행될 거라고 예상 못했다’며 놀라더라. 나도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했고, ‘네 이야기를 다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분좋게 계약하고 같이 점심 먹고 헤어졌다(웃음).
출전 기회를 생각하면 다른 팀 이적도 고민을 했을 거 같다.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내가 부상이 있었다. 조상현 감독님의 스타일을 잘 안다. 본인 눈으로 확인하는 스타일이다. 나는 이번에 오프시즌 내내 부상으로 빠져 있어서 그 믿음을 못 드린 내 탓이다. 내가 끝까지 놓지 않고 잘 준비를 해왔기에 그걸 알아봐 주시고,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중요한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기용을 해주셔서 활약을 할 수 있었다.
계약한 뒤 감독님께서 연락해서 ‘고맙다. 절대 다치면 안 된다. 몸을 잘 만들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감독님께서 항상 ‘본인 가치는 본인이 만든다’고 하시는데 그 말씀에 100% 동의한다. 이번 계약을 통해 전환점으로 삼아 내가 오프 시즌 잘 준비하고 감독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내 가치를 내가 만들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생각은 크게 하지 않았다. 내가 하는 만큼 경기를 뛸 수 있다. 그만큼 또 자신 있다. 계약을 잘 했다.
한 팀에서 이렇게 오래 뛸 수 있다는 자체가 영광이다. 요즘은 그런 선수가 적다. 그런 문화가 줄었다고 하지만, 한 팀에서 원클럽맨으로 뛰는 게 이 나름대로 굉장한 가치가 있다. 내가 엄청 특출하게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늘 열심히 성실하게 훈련하고, 구단에서도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프로 생활을 길게 할 수 있다. 앞으로 몇 년이 될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항상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겠다.
아내와 아이에게 한 마디
인터뷰에서 여러 번 이야기를 했는데 경기 전에 국민의례 등에서 ‘부모님께 자랑스런 아들, 아내에게 자랑스런 남편, 아들에게 자랑스런 아빠가 되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그 마음가짐을 지키기 위해 항상 노력을 할 거다. 내가 없어서 와이프가 티를 내지 않았지만 많이 힘들어했다(웃음). 내가 2~3일 정도 육아를 해보니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정말 많이 도와준다(웃음). 아이와 함께 할 때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와이프와 아들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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