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는 창원 LG와 챔피언결정전에서 NBA에서도 없었던 3연패 뒤 4연승이란 새로운 역사를 쓴 기회를 잡았다. 1~3차전을 모두 졌던 SK는 4~6차전을 모두 승리해 7차전을 앞두고 있다.
허리 부상으로 3~5차전을 결장했던 오재현은 창원에서 열린 6차전부터 팀에 합류했다. 최원혁과 김태훈이 오재현의 공백을 잘 메워 오재현은 6차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오재현은 16일 전화통화에서 6차전을 위해 창원으로 내려갈 때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 묻자 “솔직히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가 느끼기에는 뛸 수 있는 몸 상태였다. 몸은 그렇지만, 심적으로 안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4,5차전을 형들과 후배들이 잘 이끌었다. 내가 100%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팀에 합류해 잘 하던 선수들의 출전시간이 줄어서, 너무 중요한 경기에서 큰 실수를 해버리면 모두가 지금까지 이뤄낸 게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심적인 부담이 컸다”고 했다.
이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많았다. 뛸 수 있다면 내려가야 선수로서 부끄럽지 않을 거 같아서 합류했다”며 “감독님께서도 잘 판단을 해주셨다. 기존 선수들이 잘 이끌어줬기 때문에 6차전도 정말 잘 하고, 나도 벤치에서 응원을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원혁과 김태훈이 제몫을 해줘 6차전을 벤치에서 지켜본 오재현은 “심적 부담을 안고 내려왔는데, 내가 들어간다고 결과가 바뀔 거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김태훈, 김형빈 등 후배들도 그렇고, 형들이 위기를 잘 극복했다. 7차전을 꼭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내가 들어가서 변화가 일어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재현은 김태훈에게 조언을 해주는 게 있냐고 하자 “원혁이 형과 태훈이가 같은 방을 써서 원혁이 형이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거 같다. 나는 특별하게 해준 이야기는 없고, 경기 중간중간 이야기를 해준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나보다 원혁이 형과 태훈이가 더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세 명이 수비를 잘 한다는 장점이 있는데 또 선수마다 색깔이 다르다. 지금 우리 팀의 시스템과 상황에서는 원혁이 형이나 태훈이가 적합하다. 무조건 팀이 우승해야 좋기 때문에 내가 경기를 더 뛰고 싶다는 욕심을 버리고 팀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맞다. 7차전에서도 힘을 다해서 응원을 할 거고, 태훈이가 잘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흐름에 따라서는 7차전에서 출전할 수도 있는 오재현은 “내가 자신있는 농구도 있고, 하고 싶은 농구도 있지만, 마지막 한 경기다. 내가 하는 농구보다 태훈이나 원혁이 형이 하는 걸 보고 배운다. 두 선수가 안 좋을 때 들어갈 건데 두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두 선수처럼 뛸 거다”며 “궂은일부터 하면서 리바운드에 들어가고, 수비를 해서 두 선수가 쉬는 시간을 벌어주는 게 7차전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다. 출전기회가 주어지면 무조건 승리하는 길을 만들 수 있도록 뛰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