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창단 첫 우승 달성, LG의 V1 스토리

조영두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2 0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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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우승이 이렇게 어렵다. 28년이 걸렸다. 2024-2025 KCC 프로농구의 주인공은 창원 LG였다. 시즌 초반 부상 악재가 닥치며 8연패에 빠질 때만 해도 LG가 이 자리에 설 것이라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었다. 정규리그에서는 2위 싸움하느라 진땀 흘렸고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까지 처절한 레이스였다. 끝장 승부까지 간 끝에 LG는 창단 28년 만에 그토록 원하던 V1을 달성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

7276일 만에 8연패, 흔들렸던 시즌 초반
지난 두 시즌 동안 4강 플레이오프에서 좌절했던 LG는 2023-2024시즌이 끝난 뒤 변화를 줬다. 베테랑 이재도(소노), 이관희(DB)를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하며 전성현, 두경민을 영입했다. 또한 저스틴 구탕(삼성)과 이별하고 필리핀 국가대표 포워드 칼 타마요를 영입했다. 여기에 허일영, 장민국, 최진수 등을 영입하며 판을 새롭게 짰다. 정상 등극을 위한 승부수. 그만큼 시즌 전부터 창단 첫 우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LG의 계획은 개막도 하기 전에 꼬였다. 두경민과 전성현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 그럼에도 개막 3연승을 달렸으나 또 다른 대형 악재가 닥쳤다. 1옵션 외국선수 아셈 마레이가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 골밑의 중심이자 수비의 핵심 마레이의 이탈로 LG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2024년 10월 26일 고양 소노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1월 27일 서울 SK전까지 8연패를 당했다. LG가 8연패를 기록한 건 2004-2005시즌 이후 처음이다. 당시 2004년 12월 5일 SK전부터 12월 25일 전주 KCC(현 부산 KCC)와의 경기까지 모두 패하며 8연패에 빠진 바 있다. 날짜로 계산하면 무려 7276일 만이었다. 그만큼 8연패는 LG에게 충격이었다. 순위 역시 9위까지 떨어졌다. 이때 LG가 우승할 거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2라운드 중반 마레이가 돌아오자 LG는 안정감을 찾았다. 1라운드에서 3승(6패)에 그쳤지만 2라운드 5승 4패, 3라운드 6승 3패로 승수를 쌓았다. 전성현은 조금씩 폼을 끌어올리며 외곽에서 존재감을 뽐냈고, 타마요는 KBL에 적응하자 자신의 진가를 뽐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정규리그 2위를 했던 LG의 경기력은 아니었다. 두경민은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며 시즌 전 구상했던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무서운 뒷심, 3년 연속 정규리그 2위 확정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LG의 저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주축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은 양준석과 유기상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마레이와 타마요는 찰떡 호흡을 보여줬고, 정인덕은 3&D 플레이어로서 제 몫을 충분히 했다. 조상현 감독 부임 후 장점이 된 수비는 더욱 단단해졌다. 4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71.9점만 내줬고, 무려 8승 (1패)을 수확했다.

LG에 부상 악령은 끊이질 않았다. 마레이(종아리)와 유기상(무릎)이 이탈했고, 전성현(무릎)도 다시 엔트리에서 빠졌다. 두경민 또한 돌아오지 못했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조직력을 앞세워 안정적으로 승수를 쌓았다. 물론,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실감하며 잡아야 될 경기를 놓친 적도 있지만 패배보다는 승리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순위도 상승 곡선을 그리며 4라운드 들어서는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시즌 막판 LG의 힘은 더욱 빛났다. 6라운드에서 2위 경쟁을 펼치던 수원 KT,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SK에 패했지만 까다로운 상대였던 대구 한국가스공사, 안양 정관장, 울산 현대모비스를 모두 꺾었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2025년 4월 5일 현대모비스전에서 83-76으로 웃으며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지었다. 3시즌 연속 정규리그 2위를 차지, 강팀으로 발돋움했다는 걸 다시 한번 증명했다. 정규리그 내내 여러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값진 2위였다.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베스트5(마레이, 타마요), 이성구 페어플레이상(정인덕), 플레이 오브 더 시즌(마레이), 기량발전상(양준석)을 휩쓸며 활짝 웃었다.

3연승 뒤 3연패, 그토록 염원했던 V1 달성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LG의 4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현대모비스였다. 현대모비스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안양 정관장을 3연승으로 가볍게 꺾고 4강 플레이오프에 올라왔다. LG는 정규리그에서 현대모비스와 3승 3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1, 2, 3라운드를 내리 졌지만 4, 5, 6라운드 맞대결을 잡았다. 사실상 완전체 전력이었던 5, 6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 긍정적이었다.

LG와 현대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는 조상현, 조동현 쌍둥이 형제 사령탑의 만남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승부는 싱거웠다. LG는 1차전에서 접전 끝에 67-64로 승리한 뒤 2차전을 84-75로 이겼다. 3차전 또한 76-74로 승리, 3연승으로 가볍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마레이(평균 22.3점 16.0리바운드 5.3어시스트)와 타마요(평균 15.0점 4.7리바운드 2.0어시스트)가 팀을 이끌었다.

LG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SK를 만났다. 객관적인 전력을 고려했을 때 SK의 우세가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졌다. LG가 1, 2, 3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시리즈 전적 3승 0패를 만든 것. 타마요 3경기 평균 23.0점 7.7리바운드, 마레이는 평균 17.0점 14.7리바운드 4.0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팀을 이끌었다. 양준석은 포인트가드로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였고, 허일영은 필요할 때 외곽에서 한 방을 터트려줬다. 공격과 더불어 수비도 빛났다. SK의 핵심 멤버 자밀 워니, 김선형, 안영준의 득점을 꽁꽁 묶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신은 쉽게 우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LG는 4, 5, 6차전을 내리 내주며 우승의 문턱에서 3번이나 좌절했다. 가용 인원이 많지 않았던 탓인지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술술 풀리던 공격은 4차전부터 말을 듣지 않았다. 3차전까지 평균 77.0점을 올렸으나 4, 5, 6차전 3경기에서는 평균 51.7점에 그쳤다. 4차전 25점차(48-73), 5차전 30점차(56-86) 패배를 당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SK에 넘겨줬다. 창단 첫 우승에 대한 기대감은 KBL 최초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로 바뀌었다.

7차전에서 LG는 우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경기 내내 접전을 펼쳤지만 베테랑 허일영이 고비 때마다 3점슛을 터트렸다. 마레이는 5점에 그쳤으나 14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수비와 동료들을 살려주는데 집중했다. 결국, LG는 62-58로 승리를 거두며 1997년 창단 이후 그토록 염원하던 V1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후 조상현 감독은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LG 선수단은 코트로 뛰어나와 환호였다. 플레이오프 MVP는 7차전에서 3점슛 4개 포함 14점 5리바운드로 활약한 허일영에게 돌아갔다.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라는 소설의 구성 단계를 모두 충족하며 소설 같은 우승 스토리를 완성했다.

#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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