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배재고 체육관에서 열린 제12회 배재·양정 농구 정기전. 본 행사가 다소 뜻깊게 다가왔을 주인공들이 있었다. 올해를 끝으로 졸업하는 배재고 주장 이진혁(178cm, G)과 양정고 주장 박지원(198cm, C)이 그 주인공.
배재·양정 농구 정기전은 양교의 중등부, 고등부 경기 뿐만 아니라 졸업생들로 구성된 OB간의 치열한 승부도 펼쳐진다. 이날 역시 양교를 빛낸 졸업생들이 OB 경기에 참여, 모교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OB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곧 학교를 떠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졸업을 앞둔 이진혁과 박지원에게는 학생 신분으로 치르는 마지막 정기전이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진혁과 박지원은 정기전 시작 전,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계속하여 모교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드러냈다.
이어 “재미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신 코치님들,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라는 말로 배재고 관계자들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이진혁은 “1학년때부터 정기전을 계속해서 해왔는데 고등부는 작년까지 3연패를 기록 중인 상황이라 조금 아쉽다”라고 웃으며 “꼭 승리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어 박지원은 “3학년인 나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정기전이다. 후회 없이 할 것이다”라며 “정기전에서 최근 계속하여 연승중인데 졸업하고도 후배들이 이 역사를 이어가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라며 정기전에 대한 남다른 애정까지 드러냈다.
각오를 다지고 시작한 학생으로서의 마지막 정기전. 양정고의 일방적인 승리(89-69)로 끝났지만, 두 주장의 경기력은 경기 결과와는 180도 달랐다.
고교 농구 최고 슈터로 평가 받는 이진혁은 이날 역시 기회마다 주저하지 않고 3점슛을 시도, 양정고 수비진을 흔들었다. 빠른 슛 릴리즈를 활용한 3점슛과 틈날 때 마다 시도하는 풀업 점프슛은 KBL 최고 슈터 전성현(창원 LG)과 김낙현(대구 한국가스공사)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강렬했다.
박지원은 궂은 일에서 빛났다. 30분 이상 출전, 큰 신장(198cm)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리바운드 싸움으로 양정고 골밑의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외곽으로 날카롭게 빼주는 패스는 동료 엄지후(188cm, G,F)의 3점슛 행진으로 이어졌다. 박지원의 헌신에 김창모 양정고 코치는 경기 중 연신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양교 주장들의 강렬했던 ‘라스트 댄스’. 향후 대학 무대와 프로 무대에서 활약할 이진혁, 박지원의 이름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사진_이상준 인터넷기자, 점프볼 DB(서호민, 배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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