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토킹 체크!] – “세탁기를 들고 다녀야 하나봐요” VS “6-7차전은 없다는 생각”

이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2 00:50:5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이상준 인터넷기자] 말은 늘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감독의 좋은 한마디가 경기를 반전시킬 때도 있다. ‘주간 토킹 체크!’에서는 KBL과 WKBL의 타임아웃과 매체 인터뷰 등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코멘트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나아가 본 회차에서는 서울 SK와 창원 LG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까지 나온 코멘트들을 집중적으로 다뤄보았다.

“징크스 안 만들고 싶지만…” - 조상현 감독 (창원 LG)
5월 7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
“1차전 복장 그대로 나왔어요. 넥타이, 양말, 속옷, 구두, 정장 모두요. 그만큼 간절해요. 징크스를 안 만드려고 해도 이게 참…” 조상현 감독은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스스로 ‘복장 징크스’를 만들었다. 승리의 기운이 담긴 옷을 연속해서 착용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이 같은 조상현 감독의 복장 징크스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이어졌다. 승리한 1차전과 같은 정장과 넥타이를 입고 2차전을 나선 것이다. 이 복장은 정규리그에서 SK에 1승을 올렸을 때와의 복장과도 같았다. 어쩌면 SK 맞춤 승리 토템이었던 셈이다.

“SK에게 유일한 1승을 한 5라운드와 같은 복장이에요. 계속 승리하니까 그대로 입을 것 같아요. 와이셔츠는 호텔에서 세탁을 해주기에 (호텔에)맡겼지만, 양말과 속옷은 제가 직접 빨래를 했어요. 다음 시즌부터는 휴대할 수 있는 작은 세탁기를 들고 다녀야 하나 봅니다(웃음).”

빨래를 더한 복장 징크스는 현재까지는 크게 효과를 봤다. 4차전 승리를 내주긴 했지만, LG는 12일 기준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상태다. 사령탑 데뷔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는 조상현 감독은 그만큼 간절하다.

“속상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 허일영 (창원 LG)
5월 7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
‘반지 헌터’의 우승 반지 사냥 본능은 둥지를 바꾸고도 이어졌다. 허일영은 2차전 12분 16초 동안 12점을 올리며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3쿼터, 특유의 큰 포물선을 그리며 림을 가른 3점슛 2개로 잠실학생체육관을 가득 메운 세바라기(LG 팬 애칭)의 함성을 드높였고, SK의 추격 의지도 완전히 꺾었다.

LG 이적 첫해인 올 시즌, 데뷔 후 가장 적은 평균 14분 46초를 소화하는데 그친 허일영이지만, 큰 무대에서 왜 베테랑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유기상과 양준석, 정인덕까지 챔피언결정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대다수인 LG의 주축 라인업에 큰 힘을 불어놓고 있는 셈이다.

“솔직히 출전시간이 적어서 속상했다. 젊은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는 감독님의 명분도 이해는 갔지만, 트러블이 없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럴때 마다 토라져 있지 않고 (감독님과)대화로 풀어갔다. 언제든 15~2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놓았다.”

담담하게 밝힌 속내. 응어리를 푼 3차전, 허일영은 더 날아올랐다. 기록은 단 7점 5리바운드에 불과했지만, 2쿼터와 3쿼터 분위기를 다잡는 3점슛 2개로 대승(80-63)에 일조했다. 베테랑의 가치는 큰 무대일수록 빛을 낸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다. 허일영은 자신의 3번째 반지 수확을 꿈꾼다.

“혈 뚫리는 기분, SK의 모습은 이것이죠” - 전희철 감독 (서울 SK)
5월 11일, 챔피언결정전 4차전
예기치 못한 3연패. 세 시즌만에 찾아온 챔피언결정전 우승 기회를 0-4 스윕으로 내줄 수 있는 위기 속 전희철 감독은 희망을 언급했다. “KBL 챔피언결정전 역사상 리버스 스윕 우승은 없다.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날이 될 수도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전한 것이다.

희망 섞인 말은 곧 현실이 되었다. 벼랑 끝에 몰렸던 SK는 시종일관 LG를 압박, 단 한 차례의 리드로 허용하지 않으며 대승(73-48)을 기록했다. 3승을 더 올려야 하지만, 침울했던 분위기를 끌어올린 채 홈으로 갈 수 있게 된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1승이었다.

풀리지 않던 흐름 속 시리즈 내내 어두웠던 전희철 감독도 간만에 미소를 띠었다. “혈이 뚫리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이게 SK의 본 모습이다. 원래의 팀으로 돌아왔으니 잘 유지한다면 5차전도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 6-7차전은 없다는 각오로 5차전에 임할 것이다.”

KBL 챔피언결정전 역사상 리버스 스윕은 단 한 번도 없는 사례다. 기사단은 새 역사를 쓰겠다는 전희철 감독의 말처럼 5월의 반전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내가 제일 간절하다” - 오세근 (서울 SK)
5월 11일, 챔피언결정전 4차전
5차전으로 시리즈를 이끈 ‘라이온 킹’ 오세근의 퍼포먼스는 강렬했다. 전반전 기선을 제압하는 3점슛과 앤드원 플레이로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고, 3쿼터에는 격차를 20점 이상(56-33)으로 벌리는 3점슛을 터트렸다. 3차전까지 한자릿수(3점-4점-4점)에 그친 한 때문이었을까. 오세근은 3쿼터 3점슛을 터트릴 때 이례적으로 격하게 포효하기도 했다.

안양 KGC(현 정관장) 시절 4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낸 오세근이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여러모로 낯설다. 유니폼이 달라진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지만, 지독하게 경기가 풀리지 않고 몸 상태도 엉망진창인 것이 낯섦의 주된 이유이다. 파열된 오른쪽 약지 손가락에 매 경기 부분 마취를 하고 뛸 정도로 그의 몸 상태는 정말 좋지 못하다. 그럼에도 오세근은 경기에 나선다. 벼랑 끝에 몰린 SK에 자그마한 힘을 보태고 싶은 강력한 의지가 만든 결과였다.

“그야말로 최악의 몸 상태로 뛰는 것이다. 성공한 3점슛 2개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야기한 것이지만, 챔피언결정전은 간절한 팀, 선수가 이긴다. 내가 제일 간절하다. 안 하던 슬라이딩까지 했다.”

베테랑의 간절함이 만든 홈 복귀. SK가 계속하여 시리즈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만들 것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5차전은 오는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박상혁, 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

JUMPBALL MAGAZINE

공지사항

더보기

JUMPBALL SNS

 
 
바카라사이트 도라에몽카지노 바카라사이트
  • 친절한 링크:

  •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서울

    실시간카지노

    카지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