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연맹회장기] 치열했던 남고부, 리매치와 데스매치

조원규 기자 / 기사승인 : 2025-05-03 23: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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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었어요. 마이클”

1993년 3월 19일 시카고 불스와 워싱턴 불리츠의 경기. 워싱턴의 라브래드포드 스미스가 37점을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끈 후 마이클 조던에게 한 말이다.

마이클 조던은 다음 날 불리츠와 경기에서 전반에만 라브래드포드만큼 넣겠다고 했고, 36득점을 넣으며 그 약속을 지켰다.

그런데 사실 스미스는 “재밌었어요. 마이클”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마이클 조던이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지어낸 말이었다. 마이클 조던은 그 사실을 수십 년이 지난 후에 밝혔다.

▲ 두 번 지고 싶지는 않다

“광신방예고를 이기고 싶어요.”

군산고 최유진의 말이다. 군산고는 협회장기 예선에서 큰 점수 차로 패했다. 그런데 ‘2025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 통영대회(이하 연맹회장기)’도 같은 조에 속했다. 최유진의 연맹회장기 목표는 광신방예고전 승리다. 그러나 전력의 차이를 넘지 못했다. 65-90으로 패배.

 


연맹회장기는 이번 시즌 세 번째 맞는 전국대회다. 지난 두 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친 팀들이 예선부터 다시 격돌하는 사례가 많았다. 남고부가 총 30개 팀이니 여러 차례 대결할 확률은 아주 높다.

낙생고와 동아고가 그랬다. 세 대회 연속 같은 조에 편성됐다. 지난 두 대회는 낙생고가 이겼다. 77-44, 81-44의 큰 점수 차였다. 이번 대회도 낙생고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동아고가 91-69로, 큰 점수 차로 이겼다. 박호정이 31득점 10리바운드 14어시스트 7스틸의 놀라운 활약을 펼쳤고 조현우가 27점으로 뒤를 받쳤다. 동아고는 이번 대회 뛸 수 있는 선수가 6명에 불과했다.

B조의 배재고와 천안쌍용고는 악연이다. 춘계연맹전 예선에서 천안쌍용고가 배재고를 87-72로 누르고 3승의 용산고에 이어 조 2위로 결선에 올랐다. 배재고는 1승 2패로 예선 탈락.

이번 대회는 배재고가 67-57로 이겼다. 그러나 같은 2승 1패의 강원사대부고, 천안쌍용고에 골득실 차에 밀려 또다시 3위로 예선 탈락했다. 협회장기 4강에 올랐던 배재고다. 그런데 천안쌍용고만 만나면 예선 탈락의 비운을 겪는다.



전주고와 충주고도 협회장기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예선에서 만났다. 그리고 두 대회 연속 조 1위와 2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1위와 2위의 차이는 크다. 협회장기에서 전주고는 8강에 오른 반면, 충주고는 대회 준우승팀 무룡고를 16강에서 만나야 했다.

 

이번 대회는 협회장기보다 수월하다. 16강 상대가 강원사대부고다. 물론 무룡고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강원사대부고의 이번 시즌 전국대회 성적이 9승 2패다. 춘계 8강 광신방예고와 협회장기 4강 배재고도 제물이 됐다.

무룡고는 휘문고에게 악연이다. 춘계 예선에서 연장 접전 끝에 77-69로 승리하며 조 1위로 결선에 올랐다. 1승 2패의 휘문고는 예선 탈락했다.

이번 대회는 3쿼터를 21-7로 앞서며 11점 차로 승리했다. 다행히 휘문고도 예선 탈락은 아니다. 3승의 무룡고에 이어 2승 1패 조 2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16강전 상대는 올 시즌 2관왕, 최강 용산고다.

양정고는 용산고가 버겁다. 춘계연맹전 결승에서 51-88, 힘 한번 못 써보고 졌다. 그리고 이번 대회 예선도 103-77의 큰 점수 차로 졌다. 양정고가 약팀이 아니다. 춘계연맹전 준우승 팀이다. 그런데 유독 용산고에 약하다.

A조의 홍대부고와 계성고, B조의 강원사대부고와 여수화양고, F조의 휘문고와 김해가야고도 리매치였다. 설욕을 원했던 계성고, 여수화양고, 김해가야고는 전력의 차이를 인정해야 했다.

▲ 결선, 이번에는 어떤 스토리가?

예외 없이 리매치가 나왔다. 용산고는 결선 1라운드에서 휘문고를 만난다. 두 팀은 협회장기 8강에서 겨룬 적이 있다. 용산고가 큰 점수 차로 승리했다. 이번에는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무룡고와 양정고도 춘계 예선에 이어 다시 만났다. 3쿼터까지 양 팀의 점수가 같았다. 무룡고가 4쿼터에 7점을 이겼다.

그런데 2위로 올라간 양정의 대진운이 더 좋았다. 삼일고, 천안쌍용고, 전주고를 차례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무룡고는 8강에서 용산고를 만나 우승을 향한 여정을 멈췄다.



무룡고는 이번 대회도 결선 대진운이 좋지 않다. 양정고를 이겨도 경복고와 광신방예고 승자를 만난다. 경복고는 협회장기 준결승에서 5점 차로 힘들게 이겼다. 광신방예고는 아직 만난 적이 없다.

무룡고는 용산고를 제외한 다른 팀에게 아직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다만 경복고는 쉬지 않은 상대다.

강원사대부고와 충주고, 광주고와 부산중앙고의 16강 경기도 주목하자. 이긴 팀은 이번 시즌 첫 8강 진출이다. 전국대회 8강은 1부리그 모든 대학에 원서를 넣을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것이다. 사활을 걸어야 한다.

기세는 강원사대부고와 광주고가 좋다. 3전 전승으로 조 예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유난히 이변이 많다. 김해가야고가 제물포고를 이겼다. 동아고는 낙생고를 이겼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남고부 예선이 모두 끝난 3일 저녁. 결선 대진 추첨을 위해 통영체육관에 모인 코치들의 얼굴에는 가벼운 긴강감이 맴돌았다. 결선에 쉬운 상대는 없다. 조금 덜 어려운 상대는 있다. 추첨 결과에 따라 코치들의 얼굴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마이클 조던의 사례처럼, 스포츠는 스토리를 통해 더욱 풍성해진다. 감동과 재미를 더하는 2025년 중고농구 스토리는 현재진행형이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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