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46회 서울시장배 남녀농구대회 겸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서울시 대표 선발전 남고부 결승전에서 경복고와 용산고의 라이벌 전이 펼쳐졌다. 고교농구 대표 라이벌인 두 팀의 승부는 67-64 경복고의 승리로 끝이 났다.
2주 전, 경남 통영에서 열린 연맹회장기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던 두 팀은 이번 대회서도 나란히 결승에 올랐다. 연맹회장기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친 용산고 입장에서는 리벤치 매치가 성사된 셈.
평소에도 치열한 경기를 펼치는 두 팀의 대결은 기대를 모았다. 기대했던 대로 이날 경기도 시작부터 끝까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 승부가 펼쳐졌고, 승리는 집중력에서 앞선 경복고의 몫이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 용산고 선수들이 모인 곳에서 눈물바다가 벌어졌다. 패배를 당한 용산고 에이스 에디 다니엘(192cm,F.C)이 자책의 눈물을 쏟은 것.
그도 그럴 것이 용산고는 이날 패배로 전국체전 5연속 출전 및 5연패 달성이 좌절됐다. 다니엘은 앞서 본지와 인터뷰에서도 "전국체전은 1년 중 가장 중요한 대회다. 이번에도 서울시 선발전에서 우승해서 5연속 전국체전 무대를 밟고 싶다"는 간절함을 드러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단 한번도 빠짐없이 전국체전 무대를 밟은 데다 5연패라는 전무후무한 진기록이 걸려있었기에 다니엘에게 이 패배가 주는 좌절감과 상실감은 더욱 컸다. 한편, 프로 직행과 대학 진학을 두고 고민했던 다니엘은 프로 직행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KBL 연고선수제도가 시행된 이래 프로에 직행한 첫 사례가 탄생하게 된 순간이다.
연맹회장기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라이벌 용산고를 무너뜨린 경복고는 2016년 이후 9년 만에 서울시 대표로 전국체전 무대를 밟게 됐다. 최우수선수상은 주장 이학현(182cm,G)에게로 돌아갔다. 경복고가 승리한 원동력에는 동문들의 열띤 응원전이 있었다. 이날 경복고는 경기장에 OB동문은 물론 일반학생들까지 총동원해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이날 경기장에선 SK 장지탁 단장과 전희철 감독, 김기만 코치 등 SK 구단 수뇌부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전희철 감독은 SK 연고선수 다니엘은 물론 여러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이 가운데 경복고 윤지원(192cm,G)의 재능을 높이 평가한 전희철 감독은 "기본적으로 BQ가 좋다. 다방면에서 플레이를 할 줄 알고 무엇보다 모든 상황을 다 읽고 플레이를 하더라. 공격적인 능력도 뛰어났다. 좋은 선수라는 걸 느꼈다"고 칭찬했다.
#사진_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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