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과 11일 이틀 간 충북 제천시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8회 제천시 청풍호배 전국생활체육 농구대회에 특이한 이력을 소유한 한 선수가 코트에 등장했다. 누가 봐도 상대 팀 선수들의 삼촌뻘은 되어 보이는 선수가 코트에 등장한 것.
청풍호배 전국생활체육농구대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2, 30대로 구성돼 5, 60대 연륜 있는 선수들의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선 제천시농구협회 강중식 회장이 예상치 못하게 코트에 등장하며 이목을 끌었다.
시, 도 농구협회 관계자도 아니고 그것도 한 단체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 선수로 직접 대회에 참가한다? 타 지역 대회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제천 위브 소속으로 대회에 참가해 조카뻘 되는 20대 선수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펼치며 대회를 마친 강중식 회장은 “이렇게 빡셀 줄은 몰랐다”라고 허허 웃으며 “젊은 친구들에 밀려 스피드를 못 따라가겠더라. 아쉽게도 4강에서 탈락했지만 그래도 입상해서 만족스럽다"라며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본인도 평소에는 5대5 농구를 많이 하지만 확실히 연습과 실전은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는 강 회장은 "확실히 요즘 젊은 친구들이 농구를 잘 한다. 다들 전문 선수 못지 않게 몸 관리도 잘하고 수비, 몸 싸움 강도도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올라왔다"라며 터프한 몸싸움 속에 동호회농구의 참맛을 봤다고 설명했다.
강중식 회장은 현직 신경외과 의사로 매 순간을 치열하게 살고 있다. 의사로서 바쁜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도 그는 농구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보였고 지난 2020년에는 제천시농구협회장에 부임해 지역 농구 발전을 위해서도 발로 뛰고 있다.
제천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제천시농구협회, 충청북도농구협회가 삼위일체를 이뤄 제천은 전국생활체육농구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로 8회 째를 맞은 청풍호배 전국생활체육농구대회 역시 명실상부 전국 단위 생활체육농구대회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말을 이어간 강 회장은 “청풍호배도 어느 덧 8회 째를 맞고 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대회 운영적인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다는 걸 몸소 느낀다”라며 “이번 대회에도 전국 각지에서 많은 팀들이 참가해 대회를 빛내줬다. 무엇보다 제천시에서 생활체육농구 쪽에서 강세를 드러낼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시고, 제천시농구협회 구성원들도 정말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헌신하고 있다. 또, 제천이 접근성도 좋고 맛있는 음식도 많다. 곧 있으면 농구 전용체육관도 완공돼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농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명실상부 생활체육농구 메카로 이미지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바라봤다.
이어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청풍호배가 후보 선수들이 더 많이 뛸 수 있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 주전, 비주전 할 거 없이 모든 선수들이 고르게 뛸 수 있다면 청풍호배도 더욱 빛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내년부터는 3개 종별에서 똑같은 클럽이 2팀 이상 참가하는 팀에 한해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을 갖고 있고, 부산이나 광주 등 먼 지역에서 오는 팀들에게도 혜택을 부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듯 청풍호배가 전국의 많은 동호인 농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제천시농구협회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이야기했다.
강중식 회장의 도전은 승패를 떠나 대회장이 직접 대회에 참가해 선수들의 고충을 체험하고, 온 몸으로 대회를 체험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사진_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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