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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백배 남자농구대표팀 가드 강성욱(좌)-이주영(우) |
이상백배 남자농구대표팀에 나란히 발탁된 이주영과 강성욱은 16일부터 18일까지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리는 제48회 이상백배 한일대학대표 농구대회에서 백코트를 이룬다.
1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이어온 둘의 우정은 특별하다.
벌말초 시절부터 둘의 인연은 시작됐다. 유년기에는 어린아이답게 공을 튀기며 뛰어다니는 게 그저 즐거웠던 둘이다. 중, 고등학교 이후에는 각자의 길을 걷던 둘은 지난 고교 3학년 때이던 지난 2022년, U18 청소년대표팀에서 재회했고,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2년 만의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후 각각 연세대와 성균관대로 진학한 둘은 어느 덧 고학년이 되어 각 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2학년이었던 지난 해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성장통을 겪었던 둘이지만 3학년이 된 올해 각성한 듯 나란히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3년 전, U18 아시아선수권대회 그 쾌거의 순간을 기억하는 농구 팬이라면 기대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조합이다.
이주영은 "앞선에서 케미만 보면 (강)성욱이만한 선수가 없다. 이번에 세 번째로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U18 아시아대회 때도 그렇고 작년에도 앞선에서 성욱이와 호흡을 맞출 때 시너지가 잘 나왔다. 성욱이가 내가 있는 위치를 잘 찾아서 패스를 뿌려준다. 이번에도 우리 둘의 조합에 대해선 의심하지 않는다. 성욱이를 믿고 플레이 하려고 한다”고 강성욱을 향한 강한 믿음을 보였다.
강성욱도 "청소년 대표 때도 그렇고 작년에 이상백배 때고 같이 호흡을 맞춰봤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한팀에서 호흡을 맞춰서 그런지 둘이 뛸 때 잘 맞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성욱은 "벌말초 시절에 안양 KGC(현 정관장) 보조 구장에 가서 유소년 클럽 팀과 픽업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픽업 게임을 마치고 주영이와 KGC 홈 경기를 관람했었다.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르다는 걸 느끼고 감회가 새롭다"고 유년기 시절을 돌아봤다.
농구 외적으로 바뀐 점을 묻자 이주영은 "크게 바뀐 점은 없다. 성욱이는 여전히 말수가 적고 나는 말수가 많다. 똑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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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말초-삼일중-삼일상고를 거쳐 연세대로 진학한 이주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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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말초-호계중-제물포고를 거쳐 성균관대로 진학한 강성욱 |
이주영과 강성욱 모두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지난 해 대회에 이어 다시 나서는 무대이지만 고학년 주축이 된 만큼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터다.
이주영은 "사실 이전 대회에선 크게 부담감이 없었다. U18 대표팀 때는 우승이 목표가 아닌 도전하는 입장이지 않았나. 또, 작년 이상백배 대회는 막내로 참가했기 때문에 크게 부담 갖지 않고 경기에 나섰다"면서도 "올해는 다르다. 고학년으로서 책임감이 크다. 앞으로 대학에서 농구했던 날보다 할 날이 더 적게 남아 있다. 이제 고참 축에 속하니까 이전 대회와는 다르게 책임감을 느낀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서로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둘은 서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주영은 "성욱이는 원래 잘했던 선수다. 성욱이 경기를 보면 초반에 득점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마음만 먹으면 중앙대 전처럼 충분히 30점 이상 폭발할 수 있는 선수다.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다"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문)유현이까지 셋이 으쌰으쌰하며 잘 뭉치는데 유현이가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강성욱은 "주영이는 중, 고등학교 때도 그랬고 지금도 기복이 없는 게 장점이다. 또, 클러치 상황에서 대담함까지 갖추고 있지 않나. 배울 점이 많다"고 이주영을 치켜세웠다.
이에 이주영은 손사래를 치며 "아니다. 나는 기복이 많은 선수인데 성욱이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웃음). 작년에도 올해만큼 퍼포먼스를 내지 못했고 기복이 있었다"면서 "올해 마음가짐을 달리 했고 동계 훈련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 소화했던 게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던 원동력 같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더 꾸준한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줘야 한다. 그 포인트가 이상백배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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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FIBA U18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이었던 이주영과 강성욱 |
3년 전, 이란에서 환상의 콤비를 이뤄내며 일본을 격파했듯이 이번 대회 역시 둘은 그 때 그 시절 콤비를 재현하며 반드시 일본을 꺾겠다는 각오다.
이주영은 "사실 홈에서 하니까 살짝 부담도 된다. 그 부담감을 떨쳐내고 즐기려고 한다. 소집기간이 짧아 손발을 맞추는 데 어설픈 부분도 많지만 모두가 잘 소통하며 원팀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김현국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압박 수비도 잘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성욱이가 1번(포인트가드)으로서 중심을 잘 잡아줄 거라 믿고 있다"고 했다.
강성욱도 "김현국 감독님께서 수비를 중시하신다. 감독님께서 추구하시는 농구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비, 패스, 경기운영적인 면에서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아 물론 포인트가드로서 주영이 찬스도 잘 봐줄 거다(웃음). 실제 경기에 투입된다면 하던대로 하자는 마인드로 뛸 거다. 그런 마인드를 유지해 3연승으로 대회를 마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세월은 흐르고 현재 속해 있는 팀은 다르지만 이주영과 강성욱의 우정은 영원했다. 눈빛만 봐도 통한다는 상투적인 표현이 절로 나왔다. 두 사람은 그렇게 또 하나의 콤비를 만드려고 한다.
#사진_서호민 기자, FIBA 제공, 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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