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였다” KT가 김선형을 택한 이유, ‘플래시썬’의 화답

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9 13:28:2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최창환 기자] 전격 이적이다. SK의 상징과도 같았던 ‘플래시썬’ 김선형(37, 187cm)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김선형은 28일 수원 KT와 계약기간 3년 첫 시즌 보수 총액 8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2011-2012시즌 데뷔 후 줄곧 서울 SK를 대표하는 스타로 활약했지만, 이제는 KT의 첫 우승을 목표로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등번호 5번도 함께한다. 지난 시즌까지 KT에서 5번을 사용한 선수는 최진광(KCC)이었다.

김선형이 SK에서 쌓은 업적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정규리그 MVP에 두 차례 선정됐고, 2021-2022시즌에는 플레이오프 MVP까지 차지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데다 많은 팬을 보유해 영구결번 가능성까지 점쳐졌던 김선형의 이적이었던 만큼, SK와의 협상 과정에 대해 수많은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최전성기를 보낸 데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팀이었지만, 김선형은 SK에 대한 언급을 아꼈다. 그게 전 소속팀 그리고 자신을 선택한 KT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했다. 또한 자신의 이적에 속상할 팬들을 위한 배려라는 양해도 구했다. 다만, ‘공주님’이란 별명을 직접 만들 정도로 각별하게 여겼던 팬들에 대해선 한마디를 남겼다.

“FA 협상 기간에 정말 힘들었다. 떠날 거란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SK에)남아달라는 팬들도, 어느 팀을 가더라도 응원하겠다는 팬들도 있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가고 싶었다. 내가 팀을 선택하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친 요소 가운데 하나였다.” 김선형의 말이다.

그렇다면 김선형이 KT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선형은 “나에 대해 잘 알고 계시고 제일 잘 활용하시는 문경은 감독님이 직접 연락을 주셨다. 거기서 마음이 움직였다. KT 사장님을 비롯한 단장님, 국장님 등 사무국과 코칭스태프를 만나 보니 인품이 좋은 분들이라는 게 느껴졌다. 좋은 분들과 함께하게 돼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계약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원주 DB 역시 매력적인 조건과 함께 러브콜을 보낸 팀이었다. 김선형은 “금전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향후 지도자 자리까지 고려해 주셨다. 김주성 감독님, DB 사무국장님과 함께 만났는데 젠틀한 분들이라는 게 느껴졌다. 협상하는 자세가 너무 좋았고, 나를 높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했다. 나는 협상할 때 예의와 존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KT에 김선형은 악몽과도 같은 존재였다. 이른바 ‘밀어주기’를 제외한 국내선수 1경기 최다득점을 보유한 이가 김선형이며, 당시 상대가 바로 KT였다. 2019년 1월 5일 KT를 상대로 49점을 퍼부은 바 있다. 또한 2011년 10월 20일 문경은 감독에게 데뷔 첫 승을 안길 당시 상대도 KT였다. 모두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치른 경기였다.

“첫 승할 때 결정적인 득점 후 세리머니를 했는데 그게 데뷔 첫 세리머니였다”라며 운을 뗀 김선형은 “어제(28일) KT 관계자들도 ‘너 우리 상대로 49점 올리지 않았니? 우리에겐 저승사자였어’라고 말씀하시더라. ‘죄송합니다. KT에 오려고 그렇게 했었나 봐요’라고 말씀드렸다”라며 웃었다.

김선형이 데뷔한 2011-2012시즌은 문경은 감독에게도 감독 데뷔 시즌이었다. 감독대행을 맡아 SK를 이끌었고, 2020-2021시즌까지 김선형과 한솥밥을 먹었다. 롤러코스터 구간을 겪기도 했지만, 정규리그 최다승(2012-2013시즌 44승)과 V2(2017-2018시즌)를 달성하는 등 좋았던 기억이 훨씬 많았던 사이다.

“감히 평가할 순 없겠지만, 4년 만에 다시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니 철학이 더 깊고 멋있어지셨다는 느낌이 들었다. 계약 직후 감독님이 너무 든든하다고 하셔서 ‘제가 더 든든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김선형의 말이다.

문경은 감독은 이적생 김선형에게 주장 역할까지 맡기기로 잠정 결정했다. 이 역시 김선형에 대한 신뢰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김선형은 “감독님과 함께 끈끈한 팀워크를 만드는 게 제일 큰 목표다. 감독님이 잘하시는 부분이고 시스템도 잘 구축하신다. 끈끈한 팀워크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좋은 성적도 거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선형은 또한 “SK에 입단할 당시에도 ‘모래알 조직력’이라는 오명이 있었지만, 감독님이 팀을 바꾸셨다. 만드는 과정을 함께했기 때문에 KT에서도 기대가 된다. SK 시절 주장을 맡았을 때도 문 감독님과 함께였다. KT에서도 선수단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신 부분 역시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KT, 대구 한국가스공사 그리고 인수가 아닌 재창단 형식으로 출발한 고양 소노. 아직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는 팀들이다. 이는 김선형, 문경은 감독에게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되는 요소다.

김선형은 “감독님과 생각이 같고 동기 부여가 크게 된다. (허)훈이의 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다. 나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고, 오로지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며 가교 역할까지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김선형과 문경은 감독은 오는 30일 KT 위즈 야구단의 홈경기에 초대돼 시구, 시타를 맡는다. 이들은 SK를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직후인 2018년 6월 3일에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시구와 시타를 진행한 바 있다. 시구에 나섰던 김선형은 문경은 감독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글러브를 패대기치며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했다.

김선형은 “단장님이 계약하자마자 시구 일정을 잡아주셨다. 그런 부분도 선수단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감사드린다. 감독님이 이번에도 칠 거라고 말씀하셔서 ‘이번에는 제가 헛스윙 유도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라며 웃었다.

#사진_점프볼DB(문복주, 유용우, 박상혁 기자), KBL PHOTOS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

JUMPBALL MAGAZINE

공지사항

더보기

JUMPBALL SNS

 
 
바카라사이트 도라에몽카지노 바카라사이트
  • 친절한 링크:

  •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서울

    실시간카지노

    카지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