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개최되는 이상백배 한일 대학선발농구대회가 올해는 한국에서 열린다. 올해 남자 대표팀은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감독을 맡은 김현국 경희대 감독이 팀을 이끈다. 김현국 감독은 지난 2019년에 이어 6년 만에 이상백배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윤호진 연세대 감독과 김기정 동국대 코치가 김현국 감독을 보좌한다.
이번 대회는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다. 한국대학농구연맹은 이를 위해 5월 9일부터 22일까지 대학농구리그 휴식 기간으로 잡아놓았다. 참고로 일본 도쿄에서 열린 지난 해 제47회 이상백배 한일대학대표 농구대회에선 한국이 일본에 2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우승했다.
대표팀은 지난 10일부터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 많지 않은 시간이 주어졌지만 대표팀은 총 세 차례의 연습경기를 통해 보완해야 할 점은 보완하면서 방향을 잡아나가고 있다. 경희대와 동국대가 대표팀을 돕기 위해 나섰다. 14일부터는 훈련 베이스캠프인 경희대 체육관에서 대회가 열리는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로 장소를 옮겨 코트 적응 훈련에 나섰다.
김현국 감독은 "지난 주부터 훈련을 시작했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에 임한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니까 기대하는 바가 크다"며 "1대1 농구보다는 다같이 움직이는 농구를 준비하고 있다. 많지 않은 시간이지만 손발이 맞아가고 있다. 잘 따라와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 핵심은 빅 라인업
이번 대표팀 선수 면면을 보면 6명의 가드와 5명의 포워드, 1명의 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주장은 단국대 4학년 최강민(188cm,G)이다. 이번 대표팀의 키워드는 '포워드 농구'다. 김현국 감독은 2미터에 육박하는 포워드들을 두루 기용하는 빅 라인업을 구상하고 있다.
김명진(200cm,F.C)과 유민수(201cm, F), 이유진(200cm,G,F), 윤기찬(194cm,F) 등은 높고 빠르면서 수비 범용성도 넓다. 포워드 4명이 코트에 나서는 것도 구상한다. 이 경우 높이는 물론 앞선 수비가 강화된다고 김현국 감독은 얘기한다. 실제 훈련에서도 가드 1명-포워드 4명이 코트에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김현국 감독은 "포워드 선수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려고 한다. 선수 면면을 보면 사이즈도 크면서 잘 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비에서도 올 스위치가 가능하다. 2미터 세명을 동시에 투입하고 3-2지역방어를 서는 연습도 하고 있다. 장신자들을 앞선에 배치해 상대 가드들이 쉽게 골밑에 볼 투입을 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한다"며 "가드 라인에서는 이주영을 중심으로 2대2 파생되는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계획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전력이 예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도 들린다. 하지만 한일전 특성상 뚜껑을 열어봐야 온전한 전력을 가늠할 수 있다. 김현국 감독은 "일본농구에 정통한 관계자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유튜브를 통해 영상도 봤는데 전체적인 움직임이 좋아 보였다. 기본적으로 2대2에서 파생되는 농구를 많이 펼치더라. 수비 역시 타이트해보였다. 2미터대 장신자들이 내외곽 가리지 않고 하는 농구도 인상적이었다. 또, 같은 팀에 소속된 선수들이 많아서 조직력이 뛰어나다"며 "상대 전력과 관계없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량, 조직력을 얼마만큼 발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MZ세대'들로 뭉친 대표팀, 새로운 문화 심는다
이상백배 대회는 매년 열리지만 이번 대표팀은 분명 과거 대표팀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라는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선후배가 아닌 형, 동생 사이라는 것이 눈에 보였고 자유분방한 듯하면서도 각자가 가진 책임감이 남달랐다. 실제 훈련에서도 12명이 서로 친근하게 소통하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과거 대표팀의 문화나 분위기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세월은 흘렀고 그 속에서 분명 변화가 필요했다. 김현국 감독은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대표팀을 만들고자 했다. 내년, 내후년 대표팀에 소집될 후배 선수들을 위한 생각도 있었다.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코칭스태프 이하 선수들이 마음을 모았고 이에 대표팀의 모든 구성원들이 동참했다.
김현국 감독은 "선수들에게 두 가지를 강조했다. 일본은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하지 않나(웃음). 친선 교류 목적으로 매년 열리는 대회지만 홈에서 열리는 만큼 조금 더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고 했다.
김현국 감독은 이에 대해 더 길게 얘기했다.
말을 이어간 김 감독은 "두 번째로 대표팀 만의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잠깐 소집한 뒤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 누가 오건 간에 대표팀만의 ‘원팀 문화’를 잘 만들어 앞으로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선수단 소집하고 나서 선수 소개할 때, 각자 포부를 전하는 시간도 가졌다. 선수들의 포부 한마디 한마디에서 책임감이 느껴지더라. 대표팀 구호도 ‘팀 케이’라고 정했다. 그런 부분은 정말 보기 좋았다"며 "내년, 내후년에도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 중에서 누군가는 대표팀에 또 뽑히게 될 거다. 그 선수들이 새로 들어올 후배들에게도 이런 문화를 전파해준다면 더 나은 내일이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일본 선수들도 한국을 만만하게 보지 않고 한국 하면 뭔가 상대하기 까다롭다, 힘들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너희들이 곧 한국농구의 미래
현재 대학농구는 2, 3학년 전성시대다. 특히, 3학년 선수들 중에서 재능이 특출난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들은 미래 한국 농구 10년 이상을 책임질 주자들이다. 일부 선수는 프로 팀에서도 관심 깊게 주시하고 있다.(*물론 3학년 선수들 중에서 부상자가 속출, 완전한 전력이 갖춰지지 못한 건 옥에 티다.)
과거 U18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주역 이주영(189cm,G)과 강성욱(184cm,G)도 이번 대표팀에 당당히 승선했다. 지난 해에 이어 다시 나서는 무대이지만 고학년 주축이 된 만큼 임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이주영 역시 주축으로 임하는 만큼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이들을 뒤따르는 후배들도 많다. 이번 대표팀을 통해 한국농구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차세대 황금세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든든한 한국농구의 미래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제48회 이상백배 한일대학대표 농구대회 남자부 경기는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16일(금) 오후 6시, 17일(토)과 18일(일)은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제48회 한일 대학선발 농구대회 남자대표팀 명단*
감독 : 김현국(경희대)
코치 : 윤호진(연세대), 김기정(동국대)
선수 : 이주영, 김승우, 이유진(이상 연세대), 윤기찬, 유민수(이상 고려대), 김준영(건국대), 최강민(단국대), 김명진(동국대), 우상현(경희대), 강성욱, 구민교(성균관대), 서지우(중앙대)
트레이너 : 정성진, 정승진(이상 강남본정형외과)
#사진_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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