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는 지난 30일 상명대와 홈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3-71 2점 차 신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은 4승 2패로 건국대, 성균관대, 중앙대와 함께 공동 3위를 형성했다.
그러나 승리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바로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우선 팀 공격의 중심을 지켜주던 배현식(192cm, F)이 발목 부상으로 약 2~3주 간 코트를 떠나야 한다. 상명대전 2쿼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한 배현식은 병원 검진 결과, 전거비 인대 부분 파열로 약 2~3주 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배현식 뿐만 아니라 박창희(180cm,G)마저 허리디스크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뛸 수가 없다. 배현식과 박창희가 부상으로 이탈 함에 따라 당분간 가드진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배현식의 공백. 내·외곽을 넘나들며 경희대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해낸 배현식은 코트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선수다. 이미 1학년 때부터 경희대 에이스 자리를 꿰찬 배현식은 2년 차인 이번 시즌에도 평균 15.4점 5.8리바운드 2.6어시스트로 꾸준히 활약 중이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은 무려 45.5%(10/22)에 달할 정도로 쾌조의 슈팅 감각을 뽐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생각했던 것보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다는 것. 신입생 손현창(188cm,G)은 배현식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 발 더 뛰어야 될 선수다. 군산고 출신 손현창은 파워와 탄력, 스피드 등을 앞세운 1대1 개인기에 강점이 있는 슈팅가드 자원이다.
대학에서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손현창은 이번 시즌 6경기에 나서 평균 24분 9초 동안 7.3점 3.6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평균 출전 시간만 놓고 보면 팀에서 세 번째로 많다.
손현창은 6점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상명대와 경기 연장전에서도 1대1 개인기에 의한 플로터 득점으로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렸고, 또 종료 직전에는 빈틈을 찾아 찔러주는 패스로 임성채(185cm,G)의 결승 득점을 돕는 등 13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로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아직 대학 무대에서 적응기를 거치고 있는 단계지만 경희대 코칭스태프는 이런 손현창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경희대 김현국 감독은 "기본적으로 포텐셜(잠재성)이 좋은 선수다. 힘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1대1 개인기와 미드레인지 게임에 능하다"면서도 "다만, 고등학교 때 공 가지고 하는 농구에 익숙해 있다 보니 공 없을 때 움직임이나 간결하게 농구를 하는 데 있어서는 아직 약한 부분이 있다. 공을 오랫동안 가지고 하는 농구보다 속공, 이지샷 등 간단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농구를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은성 코치는 "가지고 있는 능력이 뛰어나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현재 프로 무대를 봤을 때 2~3번 자원이 귀하지 않나. 그런 면에서 키워볼만한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누군가의 빈자리,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다. 손현창의 현재 상황이 딱 그렇다. 배현식의 빈자리를 메우게 될 손현창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배)현식이 형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지는 못하겠지만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해야한다"며 "현식이 형을 보면서 배우고 느끼는 점이 많다. 공격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힘을 완벽히 사용할 줄 알고, 슈팅 능력도 좋다. 1대1 공격을 자기 리듬 속에서 편하게 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런 점들을 보고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기록이 있다. 손현창은 이번 시즌 6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3점슛 성공 기록이 0개에 머무르고 있다. 10개를 시도했지만 모두 무위에 그쳤다. 더 지켜봐야 하지만, 3점슛 정확도를 높여야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장점들도 더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 김현국 감독은 걱정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슛 성공률이 낮아서 그렇지 슛폼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선수다. 발목을 다친 이후로 슛 밸런스가 흔들리고 있는데 본래 슛 밸런스만 잘 찾는다면 슈팅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다"라고 바라봤다.
손현창은 3점슛에 대한 질문에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대학에서 아직 3점슛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웃음). 야간 훈련에서도 슈팅에 비중을 두고 열심히 훈련하는 데, 실전 경기에서는 주저하는 부분 때문인지 들어가지 않는다. 슈팅에 대해서는 좀 더 노력을 기울여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나아질 모습을 약속했다.
경희대는 7일 한양대 서울캠퍼스 올림픽체육관에서 라이벌 한양대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양대도 한양대지만 경희대에게 이날 경기가 갖는 중요성은 크다. 전반기 휴식기까지 5경기를 남긴 경희대는 3위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양대 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개막전 홈에서 당한 1점 차 패배의 설욕이라는 동기부여도 있다. 또, 전국체전 출전권 향방에도 중요하다. 이는 경기도에 속한 경희대, 성균관대, 중앙대, 명지대 다 마찬가지다.
부상공백을 딛고 한양대전 승리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연승으로 이상백배 휴식기에 돌입할 수 있는 경희대다.
손현창은 "한양대와 경기가 중요하다. 부상자들의 공백이 있지만 형들과 파이팅해서 똘똘 뭉친다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수비 실수를 줄이고 슛 성공률을 높이고 싶다"며 "수비에선 리바운드에 많이 참여하고, 공격에선 속공 마무리와 1대1일 돌파에서 파생되는 옵션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시즌 전체적으로 보면 부상 당하지 않고 시즌을 완주하고 싶고 최대한 팀에 폐를 끼치지 않고 도움이 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_점프볼DB(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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