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가 9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챔피언결정 3차전 4쿼터 2분 52초를 남기고 75-57로 앞설 때 휘슬이 울렸다. 심판이 코트의 땀을 닦기 위해 경기를 멈춘 것이다.
이 때 LG 벤치에서 양준석을 불러들이고, 한상혁을 투입했다. 한상혁이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코트를 밟는 순간이었다. 이 때 LG 팬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한상혁을 맞이했다. 이후 SK도 주축 선수들을 교체하자 LG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상혁은 2015~2016시즌 LG에서 데뷔한 뒤 줄곧 LG에서만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LG 소속 선수 중 LG에서 가장 오래 뛴 선수다. 그렇기에 이날 출전이 의미 있다.
한상혁은 10일 오후 훈련을 마친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처음으로 뛰었다고 하자 “하프 타임부터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준비를 하라고 하셨다. 후반 내내 몸을 풀고 있었다. 너무 중요한 경기라서 들어갈 타이밍을 놓쳤다. 그래도 마지막에 뛰던 선수들이 점수 차이를 많이 벌려줘서 출전선수 명단에 있던 선수들이 다같이 들어갔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LG라는 팀에서 함성 소리를 들으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게 기분 좋고, 행복했다. 결과도 너무 좋게 나온다. 1승이 남았다. 절대 방심하지 않고 일요일(11일)에 끝내자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LG의 최고 암흑기를 경험한 뒤 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한상혁은 “챔프전에 진출하고, 우승 기회가 온다는 건 쉽지 않다. 우승 한 번 못 해보고 은퇴하는 선수가 태반이다. 너무 좋은 기회가 왔다”며 “데뷔한 팀에서 10년 동안 있으면서 꾸준하게 열심히 하며 자리를 지켜와서 이런 좋은 기회에 놓인 게 기분이 좋다. 아직 1승이 남았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LG가 SK보다 뒤떨어지지만, 시리즈 흐름은 일방적이다.
한상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끼리 자신은 있었다. 현대모비스가 강팀인데 좋은 기세로 챔프전에 올라왔다”며 “팀이 하나가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들 서로 위해주고, 싫은 소리를 하지 않고 격려를 해준다. 1명이 감독님께 혼이 나면 11명이 가서 괜찮다고, 잘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들 느끼실 건데, 팬들의 목소리가 4강 플레이오프 때보다 더 커졌다. 그것도 너무 큰 힘이 된다. 제가 상대였다면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을 거 같다”고 했다.
한상혁은 “너무 간절하다. 팬들께서도 너무 원하실 거다. 팬들과 같이 홈에서 끝내고, 주말이니까 늦게까지 세리머리를 하고 싶다. 항상 TV로 보기만 했는데 우리가 직접 할 수 있어서 설렌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접었다”며 “선수들끼리 2차전도, 3차전도, 4차전도 1차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뛰자고 한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더 똘똘 뭉치고, 서로를 격려하는 분위기로 승리를 가져왔다고 여긴다. 일영이 형을 필두로 막내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4차전도 1차전과 똑같이 준비해서 꼭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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