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그린의 성질이 또 경기를 망쳤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 3차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에서 97-102로 패배했다. 이 패배로 골든스테이트는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진 상황이 됐다.
1차전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에이스 스테픈 커리의 공백이 뼈저리게 느껴진 경기였다. 골든스테이트는 2차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경기에도 100점을 넘기지 못했다.
아쉬운 점은 골든스테이트가 충분히 승리할 수 있던 경기였다는 것이다. 이날 골든스테이트는 지미 버틀러가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며 공격을 이끌었다. 버틀러는 33점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전성기 마이애미 히트 시절의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2차전의 영웅, 조나단 쿠밍가의 활약이 3쿼터에도 이어졌다. 쿠밍가는 벤치에서 출격해 30점 6리바운드로 맹활약을 펼쳤다. 쿠밍가와 버틀러가 무려 63점을 합작한 것이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골든스테이트는 3쿼터까지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문제는 4쿼터였다. 4쿼터 초반부터 미네소타는 앤서니 에드워즈를 필두로 맹렬한 기세를 올렸다. 이 과정에서 골든스테이트의 베테랑 선수들이 침착함을 유지하기는 커녕, 찬물을 끼얹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악동 드레이먼드 그린이었다.
그린은 이날 경기 내내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공격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고, 장점인 수비에서도 아쉬운 모습이었다. 특히 줄리어스 랜들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며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여기에 그린의 고질적인 단점인 턴오버까지 저질렀다. 4쿼터 전까지 그린은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근데 4쿼터에는 더욱 심각했다. 골든스테이트가 달아나야 할 때마다 그린의 턴오버가 나오며 흐름이 넘어갔다. 그리고 그린은 대형 사고를 쳤다. 4쿼터 5분을 남기고 공격자 반칙을 범하며 5번째 반칙을 기록한 그린은 곧바로 이어진 미네소타의 공격에서 또 반칙을 저지르며 6번째 반칙으로 퇴장당했다.
그린 퇴장의 나비효과는 엄청났다. 미네소타는 곧바로 나즈 리드를 벤치로 부르고, 루디 고베어를 투입했다. 이날 그린이 코트에 있을 때 미네소타는 고베어를 투입하지 못했었다. 그린이 3점슛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린이 벤치로 물러나고, 케본 루니가 등장하자, 곧바로 고베어를 투입한 것이다.
이 결정은 완벽히 적중했다. 골든스테이트는 고베어가 버틴 골밑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고, 믿었던 버틀러도 고베어에 꽁꽁 묶였다. 결국 홈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며 시리즈에서 불리한 입장이 됐다.
반면 그린은 전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퇴장당한 이후에도 꾸준히 중계 카메라를 향해 비웃음을 보였고, 심판을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야말로 '그린이 그린했다'라는 표현이 적합한 상황이었다.
즉, 그린이라는 시한폭탄이 폭발한 것이다. 그린은 거의 모든 경기에서 심판들과 언쟁하고, 많은 반칙을 범하는 선수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플레이오프였고, 시리즈 전적 1승 1패에서 만난 아주 중요한 경기였다. 거기에 에이스 커리의 부재에도 충분히 골든스테이트가 승리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 경기를 베테랑이라는 그린이 날린 것이다.
그린의 3차전 최종 성적은 29분 출전 2점 4어시스트 2리바운드 턴오버 5개, 반칙 6개라는 끔찍한 기록을 남겼다. 이번 시즌 모든 경기를 포함해도 압도적인 최악의 경기였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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