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오클라호마시티 팬들은 돌아온 웨스트브룩을 환영했다.
덴버 너겟츠는 6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 페이컴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 1차전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의 경기에서 121-119로 승리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던 경기였다. 덴버는 불과 2일 전에 LA 클리퍼스와 7차전 승부를 펼쳤고, 반면 오클라호마시티는 1라운드에서 4승 0패로 가볍게 진출하며 미리 휴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1차전도 오클라호마시티의 홈에서 펼쳐졌다.
하지만 니콜라 요키치가 마법 같은 활약으로 반전을 만들었다. 요키치는 무려 42점 22리바운드 6어시스트라는 역대급 원맨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또 애런 고든도 118-119로 1점 뒤진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 기회를 3점슛으로 연결하며 극적인 역전승에 주인공이 됐다.
또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친정팀을 상대한 러셀 웨스트브룩이었다. 웨스트브룩은 이날 18점 2리바운드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공격도 좋았지만, 수비에서 활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에이스인 샤이 길저스-알렉산더를 상대로 훌륭한 수비력을 뽐낸 것이다. 여기에 고든의 역전 3점슛을 어시스트한 선수도 웨스트브룩이었다. 웨스트브룩은 긴박한 상황에서 정확한 판단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런 웨스트브룩의 활약에 오클라호마시티 팬들은 쓴웃음을 지었을 것이다. 웨스트브룩은 2008년 NBA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오클라호마시티에 지명을 받았다. 2008년은 오클라호마시티가 연고지를 시애틀에서 옮긴 첫 시즌이었다. 즉, 웨스트브룩은 오클라호마시티의 원년 멤버였다.
웨스트브룩은 곧바로 잠재력을 만개했고, 케빈 듀란트와 함께 원투펀치를 결성하며 NBA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듀란트가 팀을 떠나고 나서도 오클라호마시티에 남으며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 후 폴 조지라는 또 하나의 슈퍼스타가 오클라호마시티를 떠났고, 리빌딩을 선언한 오클라호마시티와 협의 후 휴스턴 로켓츠로 트레이드됐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웨스트브룩의 이적 과정은 매우 깔끔했다. 선수도, 팀도 트레이드를 원했고, 적절한 대가로 이별했다. 오클라호마시티 팬들도 듀란트와 조지는 몰라도, 웨스트브룩에는 감사 인사와 응원을 전했다.
오클라호마시티를 떠난 웨스트브룩은 저니맨 신세가 됐다. 휴스턴, 워싱턴 위저즈, LA 레이커스, 클리퍼스를 거쳐 이번 시즌부터 덴버로 합류한 것이다. 덴버에서 웨스트브룩은 식스맨 역할을 수행하며 요키치를 보좌했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깜짝 활약으로 덴버의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웨스트브룩이 운명의 장난처럼 2라운드에서 친정팀을 만난 것이다. 당연히 감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웨스트브룩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클라호마시티는 나의 시작점이었고, 지금도 나에게 집과 같은 곳이다. 오클라호마시티 팬들도 아직 나를 응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나를 아직 사랑하는 이유는 매번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나도 오클라호마시티를 사랑하지만,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클라호마시티 도시와 팬들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 인터뷰였다.
이런 웨스트브룩에 오클라호마시티 팬들도 환영 인사를 건넸다. 웨스트브룩이 등장하자, 일제히 기립 박수와 환호를 보낸 것이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요키치와 길저스-알렉산더, 두 MVP 후보의 맞대결, 여기에 웨스트브룩의 친정팀 상대 등 볼거리가 너무나 많은 시리즈다. 과연 이 시리즈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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