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체육부대(상무)는 최근 20년 동안에는 매년 8명에서 10명의 농구 선수를 선발했다. 하지만, 그 전에는 들쭉날쭉했다.
당시에는 군 복무 기간이 2년 이상이었기에 한 해는 많이 뽑으면 다음 해에는 적은 인원만 뽑아도 무방했다. 상무 입대 인원을 매년 정리하는데 1997년에는 1명, 1998년에는 13명이 상무에서 군 복무를 했다.
2002년 4월(8명)과 11월(4명) 두 차례 선수를 선발한 영향으로 상무는 2003년에는 4명, 2004년에는 12명, 2005년에는 6명을 뽑았다. 2006년 10명 이후 8~10명으로 고정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군 복무 기간이 단축되었다. 상무는 KBL D리그에 참가하는데 D리그 초반 일부 선수들이 제대한다. 이 때문에 매년 일정 수준의 인원을 뽑아야 D리그를 안정적으로 소화 가능하다.
상무는 올해 입대하는 합격자를 지난 10일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5명만 합격했다. 그 중 한 명은 안세영이다.
안세영은 2022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8순위로 대구 한국가스공사에 뽑혀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안세영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며 출전 기회를 기다렸고, 강혁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2023~2024시즌에는 24경기를 뛰었다. 이 덕분에 상무에 합격할 수 있었던 걸로 예상된다.
합격 소식을 어떻게 받았나?
이메일로 입영통지서가 왔다. 발표 이틀 전(8일)에도 잠을 못 자고, 시상식(9일)에서도 잠을 못 자고 (서울로) 갔다. 긴장을 너무 하고 있어서 그랬다. 왜냐하면 기록이 좋고 국가대표도 다녀온 선수들은 상무에 (무조건) 간다고 생각하며 (입대)시기만 정하는 편이다. 저 같은 선수들은 기록이 비슷비슷했기에 긴장을 하고 있었다.
시상식에 참가하려고 서울 가는 버스에서도 안 잤다. 피곤하면 편안하게 쭉 잘 수 있으니까 그랬는데 (합격자 발표하는 10일) 아침 6시에 딱 깼다. 새벽운동을 하러 나가는 시간보다 더 빨리 눈이 떠졌다.
그때부터 잠이 다시 안 오고 가슴이 막 두근거리고 핸드폰으로 새로고침을 계속했다. 체육관에 나와서 컴퓨터로 합격 소식을 봤는데 ‘아, 다행이다. 너무 다행이다’고 했다. 엄청 무거운 짐을 가지고 있다가 한 번에 내려놓는 느낌이었다.
올해 계약 만료인데 자동적으로 계약이 연장된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선수들은 내년에 또 (상무에) 지원하면 되지만, 저는 완전 불확실성에 놓인다. 그러다 보니까 더 그랬다. 불합격이었다면 미래에 대한 정리를 다시 해야 되는 상황이 돼 버리기 때문에 더 간절했다.
이번에 상무에 가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월등히 기록이 좋은 선수는 이우석 형 밖에 없었고, 나머지 선수들은 비슷비슷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승부를 걸어 볼 만 하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해서 실기를 봤다.
지난 시즌 많이 출전한 덕분에 합격이 가능했다.
형식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운도 운인데 확실한 건, 작년에 인터뷰를 할 때도 말씀드린 건데, ‘열심히 하면 된다. 할 수 있다’고 말을 하는 사람은 많은데 진짜로 그 노력을 봐주고, 노력 자체를 인정하고, 그에 맞게 기회를 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제가 지도자 입장이어도 솔직히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어려운 거를 (강혁) 감독님께서 해주셨다. 또 감독님께서 인정하기까지 옆에서 하는 과정들 자체를 코치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혼자 나와서 운동하고 있으면 이찬영 코치님이나 김상영 코치님께서 나오시면 운동도 시켜 주셨다. 저 혼자만 해서 된 게 아니라 그런 모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상무에 합격한 거라고 생각한다.
항상 마음에 담고 있는 말이 ‘원수는 잊어도 은혜는 절대 잊지 말자’고 이 생각을 항상 하고 살려고 한다. 어쨌든 감독님, 코치님, 공두현 형, 임준수 형, 트레이너 형 등 모두 저에게는 은인이다. 지난 시즌 제가 발전을 할 수 있는 과정까지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주변 사람에서 너무 감사하다.
미래를 걱정하느라 마음이 아팠다. 제 마음도 편하게 응원이 더 잘 될 거 같다. 무엇보다 프로 와서 첫 플레이오프다. 선수라서 뛰지 못 하는 아쉬움은 당연히 있지만 어쩔 수 없다. 그건 접어두고 우리 팀이 잘 하고 있으니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높이 올라 갔으면 좋겠다. 저는 보면서 계속 응원을 할 거다.
강혁 감독과 나눈 이야기
고생했다고, 축하한다고 열심히 노력해서 합격한 거라고 하셨다. 감독님께 기회를 주셔서 상무에 갈 수 있었던 거라고 말씀을 드렸다. 제가 실기를 열심히 했어도 경기를 못 뛰었으면 못 가는 거다. 감독님께서 지난 시즌 저에게 많이 할애를 해 주셨기 때문에 저한테 큰 도움이 됐고, 합격하는데 큰 요인이 되었다.
상무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 건가?
솔직히 미래를 생각할 때 긍정적인 편이다. 지원한 뒤 긴장은 했지만 (합격이) 되면 어떻게 살아가야겠다라는 큰 틀을 어느 정도 잡아 놨다. 허송세월로 보내고 나오지만 않는다면, 선수로서 안세영도, 사람으로서 안세영도, 남자들은 군대 갔다 오면 사람이 된다고 하는데, 인격적으로 선수로 성장하고 오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