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미운오리였던 랜들이 백조로 부활했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 LA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 116-113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미네소타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 2라운드 진출에 단 1승을 남겼다.
에이스 앤서니 에드워즈가 폭발한 경기였다. 에드워즈는 무려 43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미친 활약을 펼쳤다. 심지어 야투 성공률도 50%를 넘으며 효율까지 챙겼다. 특히 클러치 타임에서 압도적인 활약으로 레이커스를 제압했다. 에드워즈의 NBA 커리어에 오랫동안 기억될 경기였다.
이런 에드워즈를 든든하게 보좌한 선수가 있다. 바로 골칫덩이로 팀의 고민이었던 줄리어스 랜들이다. 랜들은 이날 25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무엇보다 랜들이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수비였다. 수비에서 주로 르브론 제임스를 수비했고, 스위치가 되면 루카 돈치치까지 원활하게 수비했다. 사실상 미네소타 수비 시스템의 핵심이었다.
랜들은 203cm의 신장과 213cm의 윙스팬을 지녔고, 여기에 힘이 매우 좋다. 즉, 속도와 순발력을 활용하는 선수들 수비에는 약점이 있으나, 반대로 힘과 높이를 활용하는 선수들 수비에는 일가견이 있다. 그리고 제임스와 돈치치는 딱 그런 선수들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랜들의 수비력은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여기에 공격에서 활약도 너무나 좋다. 플레이오프 무대는 심판들의 콜이 빡빡해지고, 몸싸움이 강요되는 무대다. 따라서 상대 압박 수비를 견딜 힘과 기술을 갖춘 선수들이 활약한다. 랜들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공격에서 일명 '불리 볼'이라고 하는 자신의 몸과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농구를 펼치고 있다.
말썽이던 3점슛도 플레이오프에서 말을 듣고 있다. 4경기에서 평균 45%의 3점슛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랜들은 정규시즌에 34%의 3점슛 성공률에 그쳤던 선수다. 기대도 안 했던 뜻밖의 수확이다.
즉,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랜들은 공수 양면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상수인 에드워즈를 제외하면 미네소타 승리의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재밌는 점은 랜들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골칫덩이이자, 플레이오프 무대에 약해지는 새가슴으로 평가받았다는 것이다.
랜들은 2019-2020시즌부터 뉴욕 닉스에서 활약했다. 만년 유망주였던 랜들은 뉴욕에서 기량이 만개했고, 올스타급 선수가 됐다. 뉴욕도 탐 티보도 감독과 함께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떠오르며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랜들은 뉴욕에서 2번의 플레이오프 시즌을 경험했다. 하지만 그 2번의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최악의 활약을 펼쳤다. 2020-2021시즌에는 5경기 평균 18점 11.6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29.8%라는 끔찍한 활약을 펼쳤고, 2022-2023시즌에는 10경기 평균 16.6점 8.3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37.4%로 역시 부진했다.
결국 뉴욕은 플레이오프만 되면 작아지는 랜들에 한계를 느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칼 앤서니-타운스와 트레이드한 것이다.
미네소타도 랜들을 원해서 트레이드한 것은 아니었다. 타운스의 높은 연봉으로 어쩔 수 없이 그나마 최선의 카드였던 랜들을 영입한 것이다. 랜들의 이번 시즌 연봉은 3300만 달러로 타운스에 비해 절반 가까이 저렴하다.
타운스-랜들 트레이드가 일어난 이후 미네소타의 전력은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랜들의 기량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재 플레이오프에서 활약을 보면 미네소타의 랜들 트레이드는 신의 한 수로 보인다.
과연 랜들이 남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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