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커리가 자신이 뱉은 말을 지켰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7차전 휴스턴 로켓츠와의 경기에서 103-89로 승리했다.
그야말로 벼랑 끝 승부였고, 이번 시즌의 모든 것이 걸린 한판이었다. 불리한 쪽은 골든스테이트로 평가됐다. 4차전을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들었으나, 5차전과 6차전을 모두 패하며 벼랑 끝으로 몰린 것이다. 심지어 7차전은 휴스턴의 홈에서 열렸고, 5차전과 6차전의 경기력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휴스턴의 우위가 예상됐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의 의지가 타올랐다. 5차전과 6차전에 당했던 휴스턴의 골밑 공략을 케본 루니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방어한 것이다. 특히 휴스턴이 주로 사용했던 스티브 아담스와 알페렌 센군의 빅 라인업을 완벽히 봉쇄했다.
여기에 공격에서는 뜻밖의 선수가 폭발했다. 바로 버디 힐드였다. 힐드는 전반에만 22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이런 힐드의 활약으로 51-39로 골든스테이트가 앞서며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휴스턴의 저력은 역시 대단했다. 3쿼터부터 수비 에너지를 급격하게 끌어올리며, 골든스테이트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아멘 탐슨을 중심으로 팀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휴스턴은 곧바로 점수 차이를 좁혔고, 승부는 접전이 됐다.
위기의 순간, 영웅이 등장했다. 역시 스테픈 커리였다. 커리는 최악의 전반을 보냈다. 무려 3점에 그친 것이다. 휴스턴의 터프한 수비에 아무런 역할도 해내지 못했다. 그런 커리가 승부처에서 폭발했다. 압박 수비를 역으로 이용해 손쉽게 골밑 득점을 올렸고, 장기인 3점슛까지 성공하며 흐름을 끊었다.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커리의 활약은 매우 컸다. 이에 따라 골든스테이트가 다시 안정을 찾았고, 점수 차이가 다시 벌어졌다.
4쿼터에도 커리는 빛났다. 놀라운 점은 젊은 선수가 주축인 휴스턴 선수들이 커리보다 먼저 체력적으로 지쳤다는 것이다. 커리는 경기 내내 끊임없이 오프더볼 움직임을 가져갔고, 이를 따라다니던 휴스턴 선수들이 4쿼터에는 커리를 더 이상 끈적하게 수비하지 못한 것이다.
이 장면이 이날 7차전을 요약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모든 것을 쏟아낸 두 팀이었으나, 커리는 4쿼터에도 쌩쌩했고, 휴스턴 선수들은 방전됐다.
그야말로 커리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전반 3점에 그쳤던 커리는 후반에 19점을 추가하며 22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역시 7차전의 사나이라는 명성이 무색하지 않은 경기였다.
커리는 7차전을 앞두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바로 "우리는 1주일 치 짐을 싸고 휴스턴으로 떠날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 이유는 만약 7차전에서 승리한다면, 곧바로 미네소타로 날아가 2경기를 치러야 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커리는 멋진 활약으로 자신의 말을 지켰다. 커리가 왜 역대급 선수인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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