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잠실학생/홍성한 기자] "솔직히 이야기하면 SK를 나갈 생각이 없었다. 여기서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들어서 심란했다."
창원 LG는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62-58로 승리, 28년 만에 창단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승리를 이끈 이는 단연 베테랑 허일영(40, 196cm)이었다. 25분 32초만 뛰고 3점슛 4개 포함 14점 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 소중한 3점슛 2개를 터트렸다. 이는 곧 LG 승리의 발판이 됐다. 기자단 투표 80표 중 32표로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MVP도 수상했다.
경기 종료 후 허일영은 "매번 조연이었는데 상 처음 받아 본다(웃음). 신인왕도 나 때는 공동 수상이었다. 상금도 반반이었다. 상이랑 관련 없구나? 생각했다. 이기고 싶었고 유독 감이 좋았다. 몇 번 더 찬스가 있었는데 사실 참았다. 더 자신있게 던지자 했다. 이게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감정도 털어놨다. 참고로 그는 지난 2차전 수훈 선수로 선정 후 "시리즈가 끝나면 얘기하겠다. 괜히 상대를 자극할 필요는 없어서"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긴 바 있다. 그 대답을 이번에 들을 수 있었다.
허일영은 "사실 지난 시즌 SK에 있으면서 노인즈 이야기를 듣지 않았나. 그 선수들이 전부 팀을 떠났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SK를 나갈 생각이 없었다. 여러모로 팀이 좋았다. 여기서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들어서 심란했다. 우승, 준우승을 함께한 팀이었다. 아쉬웠다. 결국 비즈니스라는 걸 알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조상현 감독과 나눈 여러 이야기도 언급했다. 허일영은 "LG 왔을 때 나이 먹었다고 놀리더라. 그러면 왜 데리고 왔는지(웃음). 그리고 40살에 수비 때문에 욕을 많이 먹었다. 그래서 찾아가기도 했다. 출전 시간에 대한 불만보다는 내 역할 때문이었다. 그런데 고집이 있으시지 않나. 바뀌지 않으시더라(웃음). 그래서 더 열심히 쫓아다녔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스트레스가 심했다. 또 처음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지냈다. 도저히 풀 때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 받은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MVP. 허일영은 "지금이 내 농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라고 웃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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