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구 코치가 이끄는 경기도 대표 수원삼일중은 26일 삼천포체육관에서 계속된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남중부 4강전에서 서울 대표 용산중을 77-65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대이변이었다. 용산중은 3월 춘계연맹전부터 단 한번의 패배도 없이 전승 우승을 달성한 현 남중부 최강 보스다. 심지어 전력만 보면 웬만한 고등학교 팀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존재했다. 그만큼 올 시즌 용산중의 기세를 당해낼 적수는 없었다. 이에 따라 이번 소년체전에서도 당연히 우승이 점쳐졌다.
반대로 삼일중은 시즌 전부터 남중부 4강권으로 분류됐지만 지난 두 대회에서 8강 이상을 밟아보지 못했다. 허나, 소년체전에서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중고농구연맹 주관 대회와는 달리 선수들이 16강 첫 경기에서 대구 대표 침산중을 상대로 23점 차 승리를 거두더니 8강에서 강호 팔룡중을 격파하며 자신감을 장착했다. 눈빛도 예사롭지 않았다.
확실한 에이스로 내세울 선수는 없지만, 로스터 전원이 함께 뛰며 소나기 3점슛(3점슛 10개 성공)을 퍼부은 게 주효했다. 삼일중의 공세는 경기 초반부터 거셌다. 전반을 38-24로 앞선 채 마친 삼일중은 용산중의 맹추격이 시작된 3쿼터에도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리바운드 싸움(42-26)에서도 상대를 압도한 삼일중은 유상진의 신들린 슈팅과 김태준, 윤성민의 활약에 힘입어 점수 차를 유지했다. 삼일중의 진짜 ‘힘’은 따로 있었다. 용산중이 자랑하는 1-2-2, 2-1-2 지역방어 수비를 완벽하게 공략한 것. 능수능란한 템포 조절에 이은 공격 조립, 적재적소에 터지는 외곽슛으로 용산중 수비를 인수분해했다.
모든 흐름이 삼일중의 편이었다. 야투, 제공권 싸움, 에너지레벨, 투지, 그리고 상대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모두 삼일중의 승운으로 연결됐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삼일중이 결승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5연승 행진을 질주했던 용산중은 이날 패배로 올 시즌 첫 패를 기록하게 됐다. 남현우가 종료 직전까지 매섭게 몰아쳤지만, 삼일중의 기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유상진(29점 3리바운드 7어시스트 3P 7/10)이 3점슛 7개를 터트리는 신들린 슈팅감각을 자랑하며 용산중 격파에 앞장섰고, 김태준(21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과 윤성민(17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등이 고르게 활약했다. 주장 한재찬(10점 9리바운드 11어시스트)은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치며 완벽에 가까운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반면, 용산중은 전체적으로 야투율(33%)이 부정확했다. 야투율 54%를 기록한 삼일중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남현우(29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4스틸 2블록슛)와 이승민(19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6스틸)이 분전했다.
은메달을 확보한 삼일중은 27일 오후 12시 30분 열리는 남중부 결승전에서 경북 대표 상주중을 상대로 우승에 도전한다. 승리 시, 지난 2017년 이후 8년 만에 소년체전 금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사진_서호민 기자, 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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