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큰 무대의 사나이, 버틀러가 이번에는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 5차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에서 110-121로 패배했다. 이 패배로 골든스테이트의 이번 시즌도 막을 내렸다.
에이스 스테픈 커리가 1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였다. 커리는 골든스테이트의 공격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커리가 빠진다면 강팀을 상대로 승산이 없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리고 그 얘기는 현실이 됐다. 골든스테이트는 미네소타에 저항도 하지 못하며, 내리 4연패로 탈락했다. 냉정히 수준 차이가 명백히 드러났던 시리즈였다. 미네소타는 앤서니 에드워즈와 줄리어스 랜들이라는 이번 플레이오프 최고의 원투펀치를 앞세워 골든스테이트를 공략했고, 반면 골든스테이트는 공격도, 수비도,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재능의 차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시리즈였다. 골든스테이트가 자랑하는 유망주인 브랜딘 포지엠스키, 모제스 무디, 퀸튼 포스트는 모두 심각한 부진에 빠졌고, 그나마 조나단 쿠밍가가 맹활약하는 정도였다. 반면 미네소타는 제이든 맥다니엘스, 나즈 리드, 니켈 알렉산더-워커가 모두 맹활약했고, 베테랑인 루디 고베어와 마이크 콘리까지 제 몫을 해냈다.
그래도 골든스테이트 팬들이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큰 경기에 강한 남자, 지미 버틀러였다. 버틀러는 직전 소속팀이었던 마이애미 히트에서 역사적인 활약을 펼쳤던 선수다. 마이애미에서 2번이나 NBA 파이널 무대로 진출시켰고, 그 과정도 매우 드라마틱했다. 특히 2022-2023시즌에 파이널에 진출한 것은 NBA 역사에 남을 이변이었다. 그 중심에는 확고한 에이스 버틀러가 있었다.
나머지 경기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20점을 기록하며 승리한 1차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에는 모두 20점 이하의 득점을 기록했다. 심지어 야투 효율도 최악이었다. 야투 성공률 50%가 넘은 경기가 4차전 한 경기뿐이었다. 나머지 경기에는 모두 50% 이하의 야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버틀러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성적은 20.2점 7.4리바운드 5.6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43%로 끝났다. 커리가 없는 상황에서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으나, 택도 없는 성적이었다. 에이스 맞대결에서 미네소타 에드워즈에게 완패를 당했다. 에드워즈는 버틀러와 달리, 클러치 상황에서 결정적인 득점을 꾸준히 해냈다.
그렇다고 1라운드 휴스턴 로켓츠와의 시리즈에서 맹활약을 펼친 것도 아니었다. 1라운드 6경기 평균 18.3점 6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아쉬운 활약을 펼쳤다. 물론 휴스턴과의 2차전에서 당한 꼬리뼈 부상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래도 버틀러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주 아쉬운 플레이오프였다.
냉정히 이번 골든스테이트의 플레이오프 탈락에 버틀러도 적지 않은 지분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도 아직 기회는 있다. 원래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가 될 예정이었던 버틀러는 골든스테이트로 트레이드된 직후 2년 1억 1200만 달러 규모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즉, 앞으로 2년의 세월이 더 남은 셈이다.
버틀러가 합류한 골든스테이트는 명백한 강팀이었다. 정규리그 후반기, 압도적인 수비 1위 팀이었고, 버틀러와 드레이먼드 그린, 커리의 빅3는 조화로우면서 강력했다. 다음 시즌에도 세 선수는 그대로 팀에 남는다. 더 호흡이 좋아질 기대도 있는 것이다.
걱정되는 점은 버틀러의 나이가 1989년생으로 30대 중반의 베테랑이라는 점이다. 이번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부진이 단순히 부상 여파가 아닌 노쇄화의 징조라면,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 큰 고민거리가 생기는 셈이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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