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쿠밍가가 골든스테이트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7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 2차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에서 93-117로 패배했다.
그야말로 완패였다. 에이스 스테픈 커리의 부상 공백을 전혀 메우지 못하며, 경기 초반부터 미네소타에 압도적으로 밀렸다. 커리가 없으니, 공격에서 아무런 희망도 없는 모습이었다. 미네소타도 이를 정확히 파악했고, 경기 초반부터 전면 압박 수비로 골든스테이트를 괴롭혔다.
2옵션 지미 버틀러도 미네소타 수비에 고전했다. 미네소타는 버틀러의 외곽슛을 유도했고, 철저히 골밑을 막았다. 다른 선수들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모제스 무디, 브랜든 포지엠스키, 퀸튼 포스트 등 젊은 선수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베테랑 드레이먼드 그린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가 이른 시간에 승부가 결정될 위기였다. 그때 스티브 커 감독이 도박수를 던졌다. 바로 그동안 전력 외 자원으로 평가됐던 조나단 쿠밍가를 투입한 것이다. 투입과 동시에 쿠밍가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미드레인지 슛과 골밑 돌파로 미네소타 수비를 유린하기 시작한 것이다. 쿠밍가의 활약으로 코트 분위기는 곧바로 바뀌었다.
하프타임 이후에도 쿠밍가의 활약은 계속됐다. 약점이던 3점슛까지 성공하며 쿠밍가는 그야말로 골든스테이트의 공격을 홀로 이끌었다. 20점 차이까지 나던 경기는 쿠밍가의 활약으로 7점 차이까지 줄었다. 하지만 이후 재정비에 성공한 미네소타가 다시 점수 차이를 벌리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비록 패배했으나,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 수확이 있는 경기였다. 에이스 커리가 빠진 상황에서 공격 부담을 덜어줄 쿠밍가라는 자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물론 쿠밍가가 공격 재능이 있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통할지 미지수였다. 그게 바로 커 감독이 쿠밍가를 투입하지 않은 이유였다.
1라운드 휴스턴 로켓츠와의 시리즈에서 쿠밍가는 아예 배제됐다. 커 감독도 인터뷰에서 쿠밍가를 활용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쿠밍가가 유일하게 출전했을 때는 버틀러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였다.
2라운드 미네소타와의 시리즈에서도 쿠밍가를 활용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커리의 부상이라는 엄청난 변수가 발생했다. 결국 골든스테이트는 커리를 대체할 공격 자원이 필요했고, 그나마 남은 선수 중 공격 재능이 있는 쿠밍가를 실험한 것이다. 그리고 이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이 도박수가 계속 통할지는 미지수다. 만약 쿠밍가가 2차전과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커리가 빠진 골든스테이트에도 희망이 생긴다. 만약 쿠밍가의 2차전 활약이 우연이었고, 다시 좋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미네소타가 손쉽게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즉, 쿠밍가가 이번 미네소타 시리즈에서 최대 변수가 된 것이다.
커 감독도 2차전 종료 후 인터뷰를 통해 남은 시리즈에서 쿠밍가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버틀러도 "쿠밍가와 공존이 어렵지 않다"며 쿠밍가 기용에 긍정적인 의견을 표출했다. 이제 쿠밍가 본인에게 모든 것이 달렸다.
이번 플레이오프가 끝나면 쿠밍가는 FA가 된다.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과연 쿠밍가가 남은 시리즈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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