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PO] '이게 우승자의 품격?' GSW의 비밀병기... '에펠탑'을 완벽히 봉쇄

이규빈 기자 / 기사승인 : 2025-05-09 00: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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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루니가 골든스테이트의 히든카드로 떠올랐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7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 1차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에서 99-88로 승리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승리였다. 골든스테이트는 불과 2일 전에 휴스턴 로켓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7차전을 치르고 왔다. 반면 미네소타는 1라운드에서 LA 레이커스를 4승 1패로 손쉽게 제압했기 때문에 휴식에 대한 여유가 있었다. 심지어 1차전은 미네소타의 홈에서 열린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미네소타 선수들의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고, 노장들이 주축인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쌩쌩했다.

무엇보다 수비가 압도적이었다. 드레이먼드 그린을 중심으로 활동량 넘치는 수비에 미네소타 선수들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미네소타는 어쩔 수 없이 어려운 상황에서 3점슛만 시도했고, 최악의 3점슛 감이 겹치며 전반에 무려 1개의 3점슛도 성공하지 못하는 참사가 나왔다.

골든스테이트도 위기는 있었다. 에이스 스테픈 커리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2쿼터 이른 시간에 경기에서 이탈한 것이다. 남은 시간을 절대적인 에이스 커리가 없이 경기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하지만 이날 골든스테이트의 경기력은 차원이 달랐다. 근간은 역시 앞서 말했듯 수비였다. 이날 골든스테이트의 수비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미네소타 에이스인 앤서니 에드워즈를 향한 일대일 수비나, 조직적인 팀 수비, 여기에 가끔 지역방어도 섞으며 완벽한 수비 전술을 보였다.

결국 경기 끝까지 점수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고, 골든스테이트가 적지 미네소타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이날 MVP는 단연 그린이었다. 그린은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무려 18점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또 언급해야 할 선수가 있다. 바로 벤치에서 출격해 14분 출전한 케본 루니다. 루니의 기록은 2점 6리바운드에 그쳤다. 기록만 보면, 루니의 진가를 파악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날 루니는 그야말로 골든스테이트 비장의 무기였다.

1라운드에서 미네소타가 레이커스를 압도한 가장 큰 이유는 골밑에서 우위였다. 루디 고베어를 중심으로 나즈 리드와 줄리어스 랜들 등 장신 포워드를 활용해 골밑을 박살을 낸 것이다. 이날 미네소타도 비슷한 경기 양상을 유도했다. 3점슛이 아예 들어가지 않으니, 대놓고 골밑을 공략한 것이다. 그리고 이 방법은 통하는 것처럼 보였다. 퀸튼 포스트가 출전할 때 골든스테이트의 골밑은 허허벌판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루니가 단번에 분위기를 바꿨다. 루니가 투입되자, 고베어의 공격이 막히기 시작했고, 미네소타의 가장 큰 장점인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미네소타는 3점슛이 경기 내내 말을 듣지 않았고, 유일한 방법이 골밑 공략이었다. 이게 통하기 시작하는 순간, 루니의 투입으로 다시 막힌 것이다.

베테랑의 면모와 루니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한 경기였다. 루니는 2015년 NBA 드래프트 1라운드 30순위에서 골든스테이트의 지명을 받은 이후 줄곧 골든스테이트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다. 루니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궂은일에 매우 능하고, BQ가 좋기 때문에 동료들을 편하게 해주는 선수다.

지난 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전에 비해 출전 시간이 많이 감소하며 어느덧 벤치에서도 모습을 보기 힘든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에는 트레이시 잭슨-데이비스에 밀렸고, 이번 시즌에는 3점슛에 능한 포스트에 밀렸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루니는 다시 자리를 되찾았다. 빡빡한 몸싸움이 일어난 휴스턴과의 시리즈에서도 진가를 뽐냈고, 이날 미네소타와의 1차전에서도 여전히 가치를 증명했다.

루니가 괜히 골든스테이트에서 오래 살아남았고, 괜히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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