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챔피언결정전 MVP로 우뚝 선 안혜지 “열심히 하다 보면 끝에 무언가 있더라고요”

홍성한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1 07:30:16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홍성한 기자] 슛 없는 선수. 안혜지(27, 164cm) 뒤에 늘 붙었던 수식어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또 연습했다. 그리고 증명했다. 압박감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챔피언결정전에서 말이다. 3경기에서 그녀가 적중시킨 3점슛은 경기당 2.5개. 성공률은 통산 기록(25.8%)을 훌쩍 뛰어넘는 36.8%였다. 이제 챔피언결정전 MVP라는 새로운 칭호도 얻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5월호에 게재됐으며, 인터뷰는 4월 8일 진행됐습니다. 



우승 후 많은 축하를 받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여러 곳 돌면서 감사한 분들에게 인사드리고 다녔어요. 얼마 전에는 후배들 보러 모교도 갔다 왔답니다(웃음). 후배들한테 밥 한 번 사줄까 하고요! 이렇게 열심히 지내고 있었습니다.

챔피언결정전 MVP에 이름이 불린 직후 전혀 예상하지 못한 표정이 기억에 있는데요?
보신 그대로예요. 제가 받을 줄 몰랐어요. 전 라운드 MVP도 받아본 적 없는 선수인데…. 놀란 감정이 더 컸어요. 헐 내가? 이런 느낌? 솔직히 말하면 어떤 선수든 상은 다 받고 싶잖아요. 그런데 전 상과 거리가 먼 선수였죠. 그냥 받고 싶다?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선발로 나가는 5명이 또 전부 다 잘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언니들은 무슨 이야기를 해줬나요?
당연히 축하해줬습니다(웃음). 너무 축하한다는 말만 반복해서 하던데요? 회식하는 자리에서도 계속 들었어요.

약점인 3점슛을 극복하고 수상한 챔피언결정전 MVP라 더 뜻깊을 것 같은데?
연습한 노력이 결과로 나와서 보상받은 느낌이에요. 진짜 연습한 대로만 쏘자고 했어요. 저도 저지만 일단 언니들이 다 공격력 있는 선수들이잖아요. 그래서 상대 수비가 저를 놓아주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서 슛이 들어가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였나요?

그냥 시간 날 때마다 슛을 던졌던 것 같아요. 진짜 시간 되는 만큼요. 경기 한 다음날도 마찬가지였죠. 마음가짐도 다르게 했어요. 팀을 위해서라면 내가 뭘 더 잘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가졌어요. 이렇게 말하고 보니까 생각보다 특별한 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결국 연습이 답이었죠.

‘슛이 없는 선수’라는 수식어, 힘들지 않았나요?
사실 저는 제가 슛이 이렇게 없다고는 생각은 안 했어요(웃음).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연습 때는 잘 들어가는데, 경기 때는 안 들어가는 이유가 뭘까 등 여러 고민을 다 해봤는데 그냥 생각의 차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그냥 해보자고 다짐했죠. 농담으로 이런 생각까지 하고 던졌어요. ‘이거 못 넣으면 경기 뛸 자격 없다.’

어 갑자기 잘 들어가네? 하고 느낀 순간이 있었을까요?
제가 1라운드 때 3점슛이 잘 들어가다가 2라운드부터 다시 안 좋아졌어요. 그 원인이 많은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슛을 성공시키니까 이제 수비수가 나를 막으러 나오겠지?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그러니까 잘 안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찬스 나면 아무 생각 없이 던져야 하는구나 다시 한번 느꼈어요. 이게 좋은 결과로 계속 이어진 것 같아요.

어시스트상 vs 3점슛상
전 무조건 3점슛상이요. 저로서 생각해 보면 어시스트보다는 3점슛을 성공시켜야 팀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어시스트상을 받아봐서 3점슛을 선택한 건 절대 아닙니다(웃음).



박정은 감독님은 항상 큰 신뢰를 드러내 왔습니다.
너무 감사하죠. 믿음이 정말 중요하잖아요(웃음). 아무리 선수가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해도 믿음을 받지 못하면 힘들다고 생각해요.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죠.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만큼 저도 증명하고 싶었어요.

박혜진, 김소니아 등 여러 언니의 합류도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요?
운동 분위기 자체가 많이 달라졌어요. 또 언니들끼리 서로 잘 아는 사이죠. 무엇보다 (박)혜진 언니는 늘 우승 하던 팀에서 왔잖아요. 어떻게 해야 우승을 할 수 있는지 옆에서 많이 보고 배웠던 것 같아요. 괜히 저 자리까지 올라간 게 아니구나! 몸소 느꼈어요.

어떤 순간에 가장 크게 와닿았나요?
그냥 무슨 일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아요.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를 먼저 강조했죠. 말하는 게 혜진 언니다 보니까 말의 힘이 달라요. 많이 와닿았죠. 언제든지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편안함이 느껴졌어요. 저도 여기까지 오는데 큰 도움을 받았죠.

3점슛은 이제 떠나보낼게요. 올 시즌은 그동안 해왔던 센터 농구가 아니었습니다. 어렵지 않았나요?
늘 해오던 농구가 아니니까 오히려 더 좋았어요. 진안(하나은행)이랑 해봤으면 어땠을까? 뭐 이런 생각도 하겠지만, 새로운 농구를 배울 기회였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픽게임을 주로 했다면 올 시즌에는 잘라 들어가는 플레이를 가져가는 등의 움직임을 가져갔죠. 새로운 매력을 느꼈어요. 어쩌면 슛이 더 잘 들어가게 된 계기가 됐을 수도 있어요.



이번 챔피언결정전 MVP 수상이 어쩌면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은데?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죠(웃음). 그래도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그냥 제가 할 거를 더 빨리 생각하려고 해요. 3점슛이라는 옵션도 계속해서 가져가야 하고요.

느낀 점이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는 시즌이었겠죠?

정말 농구가 재밌었어요. 새로운 농구를 해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단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니까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새롭게 배워서 다음 시즌도 이렇게 준비하면 될 것 같다는 확신을 얻은 것 같아요.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요?
회식 때 많은 후배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MVP 받은 걸 떠나 언니 보면서 느꼈다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할 거라고 말하는데 아! 내가 진짜 상을 받았구나? 깨달았어요. 색다른 감정이었어요. 재능도 있겠지만, 열심히 하면 끝에 뭐가 있긴 하구나 생각이 문뜩 들었죠. 처음으로 감동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이랬어요. “너네도 노력하면 다 되니까 포기하지 마, 알겠지?”


#사진_문복주 기자, WKBL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

JUMPBALL MAGAZINE

공지사항

더보기

JUMPBALL SNS

 
 
바카라사이트 도라에몽카지노 바카라사이트
  • 친절한 링크:

  •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서울

    실시간카지노

    카지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