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의 득점 사냥꾼’ 루키 이민지의 커리어나이트 “나는 보는 재미가 있는 선수”

인천/유석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2 22: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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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인천/유석주 인터넷기자] 우리은행에게 가장 간절했던 경기, 이민지는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팀이 가장 원했던 걸 안겼다. 

아산 우리은행 이민지(19,176cm)는 12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의 2024~2025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16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이날 개인 득점 신기록을 달성한 이민지는 팀의 63–51 승리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민지의 활약으로 미소지은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우승까지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이민지의 득점력이 코트를 수놓은 경기였다. 이날 벤치에서 출격한 이민지는 2쿼터 단 1분도 쉬지 않고 본인의 장기인 득점력을 뽐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가 쉬는 구간, 이민지에게 미스매치를 만들어 넓은 무대를 제공했고, 이민지는 2쿼터에만 13점을 터뜨리며 우리은행에 42-29로 큰 리드를 안겼다. 개인 최다득점(15점)에서 딱 2점 모자란 기록이었다.

이민지의 활약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3쿼터 2분을 남기고 페인트 존에서 앤드 원에 성공한 이민지는 후반전에도 김단비와 함께 우리은행 공격의 원투펀치로 코트를 누볐다. 이민지 덕분에 2쿼터 충분히 휴식한 김단비도 꾸준한 득점력을 선보였고, 우리은행은 두 선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무난히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가 끝난 후 이민지는 “정규리그가 얼마 안 남았는데, 다행히 이겨서 좋았다. 다만, 리바운드에선 뒤진 부분이 아쉽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민지의 하이라이트 필름은 단연 2쿼터였다. 무려 13점을 쓸어 담으며 팀의 리드를 벌렸다. 이민지는 “감독님께서 감독님이 2대2, 1대1을 주로 하라고 주문하셨는데, 미스매치를 계속 활용할 수 있어 잘 풀린 것 같다”며 활약상을 돌아봤다.

이민지의 가장 놀라운 점은 시즌 중에 개인 커리어하이를 꾸준히 갱신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선수 개인에겐 충분히 기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민지는 “오늘도 쉬운 슛 기회와 자유투를 좀 놓쳤다. 1점이라도 더 못 넣은 것이 아쉽다. BNK 전엔 내 경기력이 잘 나오지 않았는데, 감독님이 믿고 해보라고 밀어준 덕분에 공격을 잘할 수 있었다”라며 기쁨보다 더 잘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신인왕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상대한 홍유순을 비롯해 청주 KB스타즈의 송윤하 등, 이번 시즌 WKBL은 치열한 신인왕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민지는 “기록적인 건 분명 떨어진다. 그래도 나는 보는 재미가 있는 선수다”라며 신인왕을 향해 농담 섞인 자신감을 보였다.

김단비에게 많은 걸 의존한다는 우려와 달리, 이민지가 깨어난 현재의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1위와 함께 우승 후보로도 꼽히고 있다. “ 이기는 팀은 이기는 법이 있다는 걸 이곳에서 배운다. 체력 훈련 덕분에 박빙 승부에서도 마지막 한 발을 더 뛸 수 있는 문화가 있다. 압박감은 없다. 동료들과 감독님을 믿는다” 이민지는 우승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팀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이런 이민지의 트레이드마크는 ‘무표정’이다. 개인 기록을 경신해도, 감독님께 혼이 나도 이민지는 변화 없이 늘 묵묵히 코트를 누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역시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민지는) 언제나 표정이 없다. 성격이 차분한 건지 집중을 안 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농담을 건넸지만, 경기 후엔 “온 볼에 대한 숙련도가 확실히 있다. WKBL을 빛낼 수 있는 선수다”라며 이민지를 극찬했다.

“속에는 감정 변화가 있는데, 겉으론 잘 안 드러난다. 눈물이 많아서 울 때도 있다. 나는 F라고 생각하는데, MBTI는 INTP가 나오더라. 이젠 인터뷰하는 곳이 조금 익숙해졌다” 불과 며칠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루키’ 이민지는, 인터뷰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한편, 이민지와 우리은행은 오는 16일 청주 KB스타즈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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