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용인/유석주 인터넷기자] 김단비가 지난 맞대결의 부진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아산 우리은행은 31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2024~2025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73-61로 승리했다. 리그 우승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미소지은 우리은행은 삼성생명의 추격을 뿌리치고 부산 BNK 썸과 리그 공동 1위 자리에 올랐다. 김단비가 29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한 가운데, 루키 이민지도 벤치에서 15점 4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반면 삼성생명은 후반전부터 잦은 실책으로 미끄러지며 상대와 공동 2위에 자리할 기회를 놓쳤다.
김단비의 독기가 지배한 전반전이었다. 지난 4일 맞대결에서의 부진을 분풀이하듯, 컨디션을 되찾은 김단비는 전반전에만 21점 6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이명관의 보이지 않는 공헌도 눈부셨다. 수비와 스크린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이명관은 2쿼터까지 단 1분도 쉬지 않으며 김단비의 든든한 보디가드가 되어주었다. 삼성생명은 강유림이 3점 슛 세 방을 터뜨렸고, 배혜윤이 6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지만, 김단비의 맹폭에 제압당했다. 전반전은 51-37로 우리은행의 리드였다.
3쿼터 삼성생명에게 악재가 닥쳤다. 무릎이 좋지 않음에도 출전한 키아나 스미스가 수비 과정에서 팔에 통증을 호소하며 코트를 빠져나간 것. 공격의 핵심을 잃은 삼성생명은 득점에 활로를 뚫지 못하며 잦은 실책으로 무너졌다. 반면 우리은행은 벤치에서 출전한 이민지가 3쿼터에만 8점을 몰아치며 상대와 격차를 벌려 나갔다.
4쿼터 삼성생명이 최후의 승부수를 던졌다. 스미스가 없는 상황 풀코트 프레스를 가동한 삼성생명은 정교한 공격 대신 속공과 스틸을 노리며 빠르게 점수 차를 좁혔다. 이해란의 골 밑 득점으로 55-63까지 따라온 상황, 김단비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속도를 살린 레이업으로 다시 격차를 벌린 김단비는, 종료 2분 전 얻어낸 결정적인 자유투도 모두 집어넣으며 코트를 물러났다. 반면 키아나가 돌아오지 못한 삼성생명은 끝까지 실책이 발목을 잡았고, 경기는 그대로 우리은행의 승리와 함께 마무리되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리그 레이스에서, 우리은행이 한 뼘 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경기 총평
쉽지 않았다. 전반전에만 50점을 넣길래 평균 점수가 올라가는 듯했는데 결국엔 그대로더라. 키아나 (스미스)의 경기 컨디션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마지막까지 와서 경기력을 논하기보단, 매 경기 죽을힘을 다해 나가야 한다. 다행히 이민지가 득점에서 김단비의 부담도 잘 줄여주고 있다. 그래서 공격에서의 역할보다 수비를 강조하려고 한다. 고등학교에서 처음 왔을 때보다 좋아지고 있다. 이건 결국 연차가 쌓여야 한다. 나머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김단비 선수가 철저히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나머지 선수들이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열심히 해줘서 이겼다고 생각한다. 일정, 경기력, 모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그냥 물 흐르는 듯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기 중간중간 이민지를 혼냈는데, 어떤 점에 대한 지적이었는지?
어리다 보니 자꾸 집중력이 떨어지더라. 그때는 단호하게 혼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세 경기를 (공격에서 잘하다 보니) 수비를 잘 안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 전에도 다른 신경 쓰지 말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이야기해줬다. (이민지의 수비 때문에) 상대가 수비 없는 상황에서 슛을 던지는 상황이 많았다. 그런 수비 부담의 구멍은 결국 언니들에게 간다. 내가 생각하는 팀 경기력의 플러스, 마이너스 요인에 어긋나는 거다. 그래도 멘탈이 좋다. 어린 선수들을 혼내면 그 다음에 뭘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묵묵히 죄송합니다 외치고 할 걸 한다. 그 점이 아주 마음에 든다. 우리에게 또 다른 하나의 카드가 생겼다. 이민지도 그렇지만,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선수들이 제 역할을 다 잘해줬다.
김단비의 2000어시스트 달성
사실 김단비에게 어시스트까지 바라는 건 무리수다. 많은 걸 바라면 선수에게 피로도가 쌓인다. 내가 바라는 건 사실 자기 공격을 충실히 보는 것, 인사이드의 리바운드에 치중하는 것이다. 사실 김단비에게 뭘 더 바라진 않는다. 너무 잘해주고 있다. 다재다능하고 대단한 선수다. 이 리그에서 모든 걸 다 잘하는 선수를 찾기 쉽지 않다. 얼마나 더 뛸지는 모르겠지만, 몸 관리를 잘하면 훨씬 좋은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
용인 삼성생명 하상윤 감독
경기 총평
전반전 김단비 수비에서 실수가 많았다. 몸싸움에서 밀려다니다 보니 진 것 같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전반전에 우리가 못했던 부분이 경기 끝까지 이어졌다.
키아나 스미스의 부상 정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팔꿈치 쪽이 좋지 않은 것 같다. 내일 즉시 병원을 갈 것 같다. 제일 염려스러운 게 선수들의 부상이었는데,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안 아프기만을 기도해야 한다.
잦은 실책에 대한 의견 (20개)
보완하기 쉽지 않다. 선수들이 (실책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다. 팀 차원에서 주는 전술은 있지만, 선수들이 극복해내야 한다. 팀은 제시할 뿐이다. 이기는 건 선수들이다.
다소 단조로웠던 경기 패턴
예전에는 우리은행이 스위치 수비를 자주 했는데, 이명관 덕분에 오늘은 스위치를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이명관이 힘도 좋고, 발도 빠르다 보니 수비에서 위력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우리은행의 터프한 수비에 선수들 전체가 버거워하는 듯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압박을 열심히 해 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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