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실직고하며 쓰는 일기. 제목을 정해놓고 원주로 왔다. 원주 DB와 안양 정관장. 어느 팀이 이기든 드라마틱한 플레이오프 진출이 되는 건 마찬가지였으니까. 이기는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6위 결정전, ‘KBL 판 플레이 인 토너먼트’였다.
경기 전 트레이드 후 처음 원주를 방문한 김종규와 김영현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시간이 있었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양 팀 모두 웃을 수 없다는 걸.
“그냥 꼴찌도 아니고 (9위와)2~3경기 차까지 벌어졌었는데 팀에서 도와준 덕분에 외국선수 교체, 정비가 빠르게 됐다.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꿈만 같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는데 플레이오프에 못 오르면 너무 아까울 것 같다.” 김상식 감독의 말이다.
‘라떼’ 얘기까지 더하면, 원주로 오는 길이 이렇게 기대되긴 오랜만이었다.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6차전이 열렸던 2012년 4월 6일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KGC라는 팀명을 썼던 정관장은 양희종의 빅샷을 앞세워 66-64로 승,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만들며 첫 우승을 차지했다.
체육관이 치악체육관에서 원주종합체육관으로 바뀌었고 양 팀 모두 코칭스태프와 선수 구성에 변화를 거듭했지만, 양 팀의 응원 열기는 그때와 다를 바 없었다. 거친 수비, 판정 하나에 야유가 쏟아졌고 멋진 득점이 나오면 홈 또는 원정 가릴 것 없이 육성 응원이 울려 퍼졌다. 심지어 스웨덴 그룹 Smile.dk의 ‘Butterfly’를 샘플링한 DB 응원가도 그대로였다.
#사진_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