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부산에 왔다.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의 홈 개막 날이어서 사직 종합운동장 부근은 교통체증이 어마어마했다. 4시 반쯤 이미 종합운동장에 들어가려는 차들이 줄을 지어 늘어섰다. 별도로 마련된 프로농구 관계자 주차장이 아니었으면 진입도 못할 뻔했다.
프로야구 경기 시간(오후 6시 30분)이 다가올수록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향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반면 부산 KCC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경기가 열린 농구장은 썰렁했다. KCC 관계자와 만났을 때 “이러다 1000명도 안오는 것 아니냐”고 물어봤을 정도였다. 이날 경기에는 1368명의 관중이 농구장을 찾았다. 다행이 1000명은 넘겼지만 농구장은 허전했다.
KCC는 KBL을 대표하는 인기구단이다. 대전(현대), 전주 시대를 거치면서 명문 구단 입지를 다져오면서 전통적으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여기에 연고 이전 첫 시즌(2023-2024)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하며 부산 팬들을 대폭 끌어모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부산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17승 31패로 8위다. KCC의 전창진 감독은 “KT 감독 시절에 부산 팬들을 경험해봤다. 성적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기본적으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아서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그래도 홈경기에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경기는 전창진 감독의 뜻처럼 풀리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가스공사의 기세에 밀린 KCC는 무기력한 경기 끝에 96–67로 대패했다. 17승 32패가 된 KCC는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됐다.
야구 점수를 확인해보니 롯데는 또 졌다(0-2). 매년 하위권 한자리를 맡아놓고 있는데도 부산 팬들의 사랑이 어마어마하다.
KCC도 롯데만큼 사랑받는 팀이 되길.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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