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의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흔치 않지만 없었던 일은 아니다. 1997년 KBL 출범 후 4차례 있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통합우승 후 2차례나 플레이오프에 못 올랐다. 양동근, 함지훈이 군 입대로 자리를 비운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서울 삼성과 서울 SK는 각각 부상, 외국선수 부진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부산 KCC 사전에는 없었던 얘기다. 지난 시즌 이전까지 5차례 우승을 경험했는데 차기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은 기본이었다. 6강에서 시즌을 마친 2011-2012시즌을 제외하면 우승 이후 맞이한 시즌에 모두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다. KBL 최초 2연패를 달성한 팀도 KCC(당시 현대)였다.
KCC는 28일 수원 KT와의 홈경기에서도 웃지 못했다. 1쿼터를 23-19로 시작하며 연패 탈출을 노렸지만, 이후 벤치 전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67-80으로 역전패했다. 9연패. KCC 역사상 공동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점점 봄이 오고 있다. 27일 사무실 근처에서도, 28일 부산역에서도 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봤다(젊음이 부럽다). SK는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가 카운트다운에 돌입했지만, KCC의 1~2월은 유독 시립기만 하다. A매치 브레이크로 인해 8경기만 치르긴 했지만, 어쨌든 KCC는 2025년 2월에 승리를 따내지 못한 유일한 팀으로 남았다.
KCC는 정규리그 종료까지 남은 13경기에서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송교창과 최준용의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걸 감안하면, 5위 최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보다 어려운 미션인 것은 분명하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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