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고양/이상준 인터넷 기자] 이재도가 소노의 3연승을 이끌며 웃었다.
고양 소노 이재도(33, 180cm)는 25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프로농구 원주 DB와의 시즌 3번째 맞대결에서 17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 소노의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 승리를 이끌었다.
이재도의 활약 덕분에 소노는 87-81로 DB를 제압, 김태술 감독 체제에서 첫 3연승을 기록하며 시즌 전적 8승 13패의 8위를 유지했다.
경기 후 만난 이재도는 “크리스마스에 많은 팬분들이 와주신 덕분이다. 11연패를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특히 오늘(25일) 경기를 이겨야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봤기에 더욱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3연승이 분위기 반전의 시발점이 되리라 생각한다”라며 3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정현이도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 호흡도 차츰 더 맞아가고 있다. 더불어 알파 카바까지 새로 합류했기에 서서히 맞춰가는 것이 앞으로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3연승 과정이 마냥 매끄럽지는 않았다. 3쿼터 한때 25점 차(61-36)로 앞섰지만 경기 종료 2분 58초 전, 치나누 오누아쿠에게 연달아 득점을 허용, 77-70까지 추격당했다. 4쿼터에 경기력 저하가 이어지는 것은 분명히 숙제로 남을 터.
이에 대해 이재도는 “감독님과 나, 정현이 모두 생각이 같다. 정현이와 나의 책임이 가장 크다”라고 원인을 밝히며 “책임의 비중은 내가 6, 정현이가 4라고 본다. 무엇보다 정현이가 공격에서 많은 부분을 책임져주고 있다. 그렇기에 내가 최대한 리드를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25일)은 내 스스로 답답한 4쿼터 운영을 펼쳤다. 반성해야 한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아무리 생각해도 농구는 늘 어렵고 새롭다. 10년 넘게 프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지만…마지막에는 (이)근준이에게도 부끄러운 경기력을 보였다”라며 자책하기도 했다.
소노의 3연승 기간 수확은 이재도와 이정현, 두 에이스들의 안정적인 공존이다.
경기 전 김태술 감독은 “두 선수가 함께 뛰는 시간은 최대한 반대 위치에 있게 할 것이다”라고 밝혔는데 이 전략은 적중했다. 실제로 이날 이재도와 이정현은 함께 뛰는 동안 반대편에 머물렀는데 이는 소노의 스페이싱 창출에 큰 도움을 줬다.
이재도 역시 “나와 정현이는 수비들이 압박을 강하게 하기에 서로 반대편에 있으니까 더 효율적으로 공격이 이루어진다”라고 사령탑과 같은 생각을 드러냈다.
이어 “공간 창출이 확실하게 된다. 감독님이 가장 강조하시는 게 스페이싱 농구다. 스페이싱을 위해 둘을 찢는 전략이 지금까지 잘 되고 있다. 그전에는 항상 붙어 다녔다. 정현이와는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인 것 같다. 멀어질수록 좋은 효과가 나온다”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나아가 이재도는 자신을 위해 희생해주는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항상 외국선수들, (최)승욱이, (정)희재형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나와 정현이가 공격을 잘 할 수 있게 세팅을 알아서 해준다. 찬스에서도 자신 있게 공격할 수 있게 힘을 불어준다. 그렇기에 정현이나 내가 더 큰 책임을 가지고 경기한다.“
소노가 김태술 감독 부임 이후 가장 달라진 것은 어시스트다.
전임 김승기 감독 체제에서는 팀 평균 17.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리그 최하위였다. 하지만 이날 포함 3연승 기간 팀 평균 어시스트 20.7개로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현역 시절 놀라운 패스 센스를 자랑하던 김태술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
달라진 팀 색깔에 대해 이재도는 “확실히 김태술 감독님 박찬희 코치님 모두 KBL의 한 획을 그은 가드이시다 보니 패턴, 팀 시스템 모두 가드 위주로 구성하신다. 두 분 모두 가드의 입장에서 이해를 많이 해주시고 더불어 그에 상응하는 요구도 많이 하신다. 앞으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큰 기대가 된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가끔은 부담이 되는 것도 있다. 때로는 감독님의 전성기 시절 패스 센스에서 나올 법한 능력을 정현이와 나에게 요구하실 때가 있다. 그것은 조금 부담이 된다. 나는 그 정도까지의 선수는 아니다”라며 숨겨진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이재도는 1991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다. 그렇지만 시즌 평균 32분 42초를 소화하며 소노의 앞선을 책임지고 있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을까?
“내가 정현이 나이에는 날아다녔는데…”라며 크게 웃은 이재도는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일이다. 확실히 20대와 30대 중반의 체력과 활동량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회복도 느리다”라며 차이를 전했다.
하지만 이재도는 “이 과정을 겪는 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선배님들도 겪고 극복하는데 내가 못할 이유는 없다. 스스로 노하우나 루틴도 잘 정립했다”라며 베테랑의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이어 “지금은 정현이가 있으니까 힘든 느낌은 없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공과 탓 모두 정현이에게 돌리게 된다”라며 이정현을 바라보고 웃었다.
그러자 이정현이 “(이)재도 형이 스스로 벤치에서 출전하니까 너무 좋다고 한다”라며 농담을 던져 인터뷰실은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끝으로 이재도는 올해 6월, 백년가약을 맺은 아내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연패기간 아내가 큰 힘이 됐다. 아내에게 마사지, 피부관리를 받을 때 경기가 잘 풀린다. 승리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서로의 일 때문에 연애 할 때처럼 2~3주에 한 번 보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고맙고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꼭 이 내용을 전해주셨으면 한다.”
#사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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