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일기] “결국 우리가 잘해야죠” 전희철 감독의 우문현답, 최소경기 우승 결실

원주/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6 17: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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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원주/최창환 기자] 2025년 3월 16일 원주종합체육관/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날씨가 꼭 2위 싸움 보는 것 같네

취재진이 사전 인터뷰를 위해 찾은 SK 라커룸. 전희철 감독은 태블릿의 멀티태스킹 기능으로 오후 2시부터 진행되고 있는 KT-LG, 현대모비스-KCC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정규리그 우승이 결정될 수도 있는 날이었으니 전희철 감독으로선 평소보다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예상과 달리 LG는 외국선수가 1명만 뛴 KT에 완패(62-90)했다. 덕분에 SK는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가 1로 줄어든 상황에서 DB와의 경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원래 보긴 해요”라며 웃은 전희철 감독은 “결국 우리가 잘해야죠”라는 우문현답도 남겼다.

SK는 불과 이틀 전, DB에 일격을 당했다. 강상재에게 국내선수 역대 4위인 22리바운드를 내줬고, 이 여파로 세컨드 찬스 득점에서 7-26으로 밀렸다. 3점슛도 15개나 허용했다. “외국선수에게 내줘도 많은 수치인데 국내선수에게 22리바운드를 허용했다는 건 어떤 핑계도 댈 수 없죠. 집중력 문제입니다. 선수들도 잘 알 거예요.” 전희철 감독의 말이다.

전희철 감독은 이어 선수단을 향한 경고 메시지(?)도 남겼다. 전희철 감독은 “요새 유튜브에 제 ‘극대노 짤’이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잖아요. 오늘도 집중력 떨어진 모습이 보이면….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얘기했습니다”라며 웃었다.

정규리그 우승은 ‘시간문제’였지만, 전희철 감독이 어느 때보다 예민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전희철 감독은 2010-2011시즌에 사무국 업무(운영팀장)를 맡은 바 있다. 사무국이 1경기를 치르는 데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는지 몸소 체험했던 것.

전희철 감독은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2021-2022시즌 점프볼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업무에 대한 재미, 보람이 있었어요. ‘1경기를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움직이는구나’라는 것도 느꼈죠. 그래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이기든 지든, 가비지타임이 나오면 안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SK 사무국은 하루 전인 15일, 원주종합체육관에 총출동했다. 16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살아있는 만큼 현수막을 비롯한 우승 세리머니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만약 패한다면, 오는 19일 수원 KT와의 원정경기에서 또 우승 세리머니를 세팅해야 했다. 현수막에 우승 티셔츠, 모자 운반 등등…. 결코 ‘행복한 고민’만이 아니었다.

홈경기였다면 그나마 번거로운 과정이 덜했겠지만, 원정 2연전이어서 DB에 또 패한다면 사무국의 업무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전희철 감독이 1경기라도 빨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고 싶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실제 전희철 감독은 14일 DB에 패한 후 사무국에 “원주에서도 지면 준비를 또 해야 되는 거네?”라고 되물었다. 이날 우승 세리머니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적어도 내가 봤을 때, 전희철 감독은 평소보다 예민했다. 전반 마지막 작전타임을 평소보다 빨리 요청하며 DB의 흐름을 끊으려 했고, 3쿼터에 최부경이 다 잡은 리바운드를 놓치며 실책을 범하자 벤치 앞에 있는 광고판을 주먹으로 내리치기도 했다.

물론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가장 강한 건 선수들이었고, 6라운드 맞대결만큼은 똑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았다. 1쿼터를 21-9로 마친 후 공격 난조로 3쿼터 막판 동점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자밀 워니의 버저비터에 힘입어 주도권을 되찾으며 3쿼터를 끝냈다. 이어 4쿼터를 10-0 런으로 시작, 두 자리 격차를 되찾았다. SK는 이후 줄곧 주도권을 지켰고, 전희철 감독은 경기종료 1분 여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리바운드가 나오자 비로소 미소와 함께 선수단에 박수를 보냈다. SK의 75-63 승리였다.

DB는 2011-2012시즌에 극강의 수비력을 과시, 당시 팀명을 더해 ‘동부산성’이라 불렸다. 역대 최소경기인 47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고, 2010-2011시즌 부산 KT(현 수원 KT, 41승)를 가뿐히 넘어서며 정규리그 최다승을 경신했다. 44승 10패를 기록했다.

SK는 이후 1년 만에 DB의 정규리그 최다승과 어깨는 나란히 했다. 홈에서 극강(25승 2패)의 경기력을 뽐내며 총 44승을 따냈다. 정규리그 최다승은 타이에 그쳤지만(?), 최소경기만큼은 새롭게 썼다. 종전 기록을 보유했던 DB의 홈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SK 감독이 된 후, 하나씩 금자탑을 쌓아가고 있는 전희철 감독이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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