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관계라는 게 있다. 서울 SK는 올 시즌 독주 중이지만, 유독 부산 KCC에게만큼은 약했다. 시즌 첫 맞대결에서 ‘쇼타임(4각 속공은 올 시즌 한정 최고의 하이라이트 필름이었다)’을 만들며 93-57 완승을 거뒀지만, 올 시즌 상대전적은 2승 2패다.
SK가 맞대결에서 2패 이상을 당한 유일한 팀이 KCC다. 2라운드 맞대결에서 최준용에게 커리어하이(42점)를 허용하며 9연승에 마침표를 찍었고, 4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송교창과 최준용이 결장했는데도 72-89로 졌다. 심지어 당시 KCC는 리온 윌리엄스가 부상을 당해 캐디 라렌 홀로 뛰었는데도 패하며 10연승이 중단됐다.
전희철 감독은 “KCC와는 꼭 이런 타이밍에 맞붙는다. 우리는 9연승, 10연승이 끊겼는데 이번에는 KCC가 9연패 중이다. 오늘(2일) 경기는 집중력 같은 외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할 것이다. 우리가 잘하는 농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풀렸을 때 방심하지 않는 게 특히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두 말할 나위 없는 속공의 팀이지만, KCC와의 맞대결에서는 유독 기복을 보였다.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속공 득점에서 37-11 우위를 점했지만, 2라운드는 22-21이었다. 3라운드 맞대결에서 다시 압도적인 기록(30-17)을 남겼지만, 4라운드 맞대결에서는 18-19로 밀렸다.
전희철 감독 역시 “속공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 선수들의 정신무장도 중요하겠지만, 방향성을 갖고 가야 한다. KCC는 3점슛 성공률 1위(34.7%)라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맞대결에서 연승도, 연패도 없는 양 팀의 행보는 이번에도 이어졌다. KCC가 체력이 고갈된 4쿼터에도 3점슛(0/8)에 의존한 반면, SK는 워니와 안영준의 골밑공격으로 확률을 높였다. 경기 종료 1분여 전에는 침묵하던 김선형까지 돌파 득점을 만들며 격차를 8점으로 벌렸다. 승기를 잡은 SK는 이후 줄곧 흐름을 유지, 85-77로 승리했다.
SK는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6으로 줄였다. KCC에 팀 최다 타이인 10연패까지 안겼다. 4라운드 맞대결에서 당했던 패배를 되갚은 일전이었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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