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인천/유석주 인터넷기자] 우리은행의 철저한 준비가 빛을 보았다.
아산 우리은행은 12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63-51로 승리했다.
지난달 18일, 신한은행에게 68-61로 무릎을 꿇은 뒤 우리은행은 이날 포함 신한은행과 두 번을 더 만났고, 모두 승리를 거뒀다. 과연 신한은행을 괴롭힌 우리은행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컨트롤타워 제어 – 감독이 실책의 내용을 따지는 이유
이날 경기 우리은행은 무려 21개의 실책을 범했다. 리그 평균 실책 4위(10.4개)와는 다소 거리가 먼 기록이었다. 반면 평균 실책 3위(12.4개)의 신한은행은 15개를 기록했다. 평균보다 조금 높은 정도였지만, 이는 신한은행에게 치명적이었다. 이유는 실책의 내용에 있었다.
신한은행 볼 흐름의 핵심은 타니무라 리카다. 센터임에도 내 외곽에서 전부 득점이 가능한 리카는 이번 시즌 리그 어시스트 1위(평균 17.8개)팀인 신한은행의 컨트롤타워다. 개인 어시스트가 많진 않지만, 45도 윙 구간이나 엘보우 지역에서 진행하는 투맨 게임과 핸드오프 액션이 팀의 주요 전술이다. 해당 전술에서 신한은행은 리카의 팝 아웃 후 3점 슛&인사이드 진입 후 아이솔레이션, 핸들러에게 엑스트라 패스, 컷인 패스 등 수많은 득점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이를 인지했던 우리은행 역시 리카 방면의 모든 패스 경로를 막기 위해 달려들었고, 이는 기록으로도 증명되었다. 이날 신한은행이 범한 실책 15개 중 리카 개인이 범한 실책이 2개였고, 속공과 하프코트 오펜스에서 리카에게 연결하려다 나온 실책이 5개였으며, 리카가 다른 선수(신이슬)에게 무리하게 전달한 뒤 발생한 실책이 1개였다. 팀 실책의 절반 이상(8개)을 상대 에이스 중심으로 유도해 냈다면, 우리은행의 수비는 분명 성공이라고 봐야 한다.
미스매치 독무대 – ‘루키’ 이민지의 커리어나이트
지난달 18일, 우리은행이 패배한 또 다른 이유는 김단비의 이른 방전과 컨디션 난조였다. 당시 김단비는 4쿼터 4점과 야투율 25%에 그쳤고, 설상가상 리카를 막다가 파울이 누적된 탓에 일찍 코트를 떠나야 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2쿼터 일찍 김단비에게 휴식을 부여한 위성우 감독은 2 옵션이자 신인 이민지를 투입해 공격의 전권을 부여했다. 방식은 간단했다. ‘김단비의 역할을 그대로 수행하되, 최대한 미스매치를 만들 것’. 오른쪽 45도에서 3점 슛으로 첫 득점을 터뜨린 이민지는, 이후 우리은행의 스크린을 받아 수비수를 바꿔가며 득점을 창출했다. 주요 타깃은 리카였다. 이민지보다 크지만 발이 느린 리카는 혼자서 상대 아이솔레이션을 제어할 수 없었고, 이민지는 그런 리카 앞에서 3점 슛 두 방을 연속으로 터뜨리며 득점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후 신한은행이 리카를 내주지 않자, 이민지는 이번엔 자신보다 작은 강계리를 앞에 두고 페인트 존까지 진입, 손쉽게 플로터를 집어넣으며 영리한 공격 전개를 선보였다. 이날 이민지는 2쿼터에만 13점 2어시스트를 쓸어 담으며 우리은행의 전반전 공격을 주도했고, 경기가 끝난 뒤엔 개인 득점 커리어하이(16점)를 달성하며 이날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민지의 화려한 퍼포먼스 뒤엔,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려는 우리은행의 철저한 준비가 숨어있었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치열했던 정규리그 우승까지 매직 넘버를 2로 줄였다. 상승세를 원하는 우리은행은 오는 16일, 청주 KB스타즈를 상대로 연승 행진에 나선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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