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은 최근 기세가 좋다.
지난 13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24-2025 KCC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부산 KCC 상대로 일방적인 리드 끝에 81-69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2020년 12월 이후 무려 4년 17일 만의 4연승이었다.
경기 후 중계진과 인터뷰에 나선 김효범 감독은 승리 요인 중 하나로 연세대 스포츠 분석 동아리를 언급했다. 스포츠분석 동아리? 그간 프로농구 감독의 인터뷰에서 좀처럼 듣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대체 이 동아리는 김효범 감독에게 어떤 자료를 제공했고, 그 대상이 하필 삼성이었을까?
정체가 궁금해 삼성 구단을 통해 연세대 스포츠분석 학회의 최민성 군과 연락이 닿았다. 정확한 명칭은 YONSEI SPORTS ANALYTICS LAP(이하 YSAL)이다. 연세대 통계학과 학생들과 스포츠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여서 만든 모임으로 3년 전부터 활동했고 30여 명의 회원들이 야구, 축구, 농구, e스포츠를 각기 그룹이 결성되어 분석을 하고 있다.
YSAL이 삼성과 연락이 닿은 것은 최민성 군과 김태경 코치의 인연 때문이다. 평소 농구를 좋아했던 최민성 군은 미국 듀크 여자농구팀 전력분석 담당을 하고 있던 김태경 코치에게 메일을 보내 평소에도 농구 관련 자료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김태경 코치가 이에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면서 연락을 해왔다.
데이터 전문가인 김태경 코치가 지난해 여름 삼성이 코치로 부임하면서 YSAL에서는 삼성의 2024-2025시즌 분석하기로 했고 김태경 코치를 통해 김효범 감독이 이 뜻을 받아들였다. 최민성 군은 “평소 조언을 구했던 김태경 코치가 삼성에 부임하면서 코치님과 협업해 삼성에 대한 분석을 하면 좋은 경험이 되고 학회 발전에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YSAL은 삼성의 라인업별 득실 마진에 대해 분석을 했다. 최민성 군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한정적이어서 분석한 부분을 김태경 코치와 상의했고 그때마다 피드백을 해주신 것을 토대로 방향성을 잡아주시면 우리는 그에 맞춰 분석을 다시 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라인업별 득실 마진 데이터를 구체화 할 수 있었고 김효범 감독님이 이를 경기 중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최근 들어 코피 코번+최현민과 이원석+마커스 데릭슨으로 라인업을 나눈 것도 이 분석을 반영한 결과다.
한국농구 특유의 막무가내식 운영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라인업을 꾸리고 있는 삼성은 15일 창원 LG를 상대로 2016년 12월 이후 약 97개월 만의 5연승에 도전한다.
사진제공=YS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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