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는 25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정관장과 맞대결에서 94-68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최준용(발바닥)과 허웅(팔꿈치)이 정상 몸 상태가 아님에도 코트에 나서 팀의 주축 선수답게 팀 분위기를 이끌었고, 디온테 버튼도 18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로 활약하며 팀 승리에 힘을 실었다.
버튼은 이번 시즌 기복의 끝판왕 같은 플레이를 펼친다. 어느 때는 막을 수 없는 선수처럼 코트를 누비지만, 어느 때는 이렇게 못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부진하다.
이번 시즌 40점 이상 두 번 기록한 유일한 선수인데 3점 이하 득점 경기도 4번이나 된다.
버튼은 지난 12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맞대결에서 46점을 올렸다.
가스공사에게 승리한 뒤 전창진 KCC 감독은 “버튼이 상당히 말을 잘 들어준 경기였다”고 칭찬했다.
버튼은 “감독님께서 로우 포스트에서 공격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지시하셔서 로우 포스트 공략을 하려고 했다”며 “경기를 치르면서 감독님께서 계획이 있으시다고 믿는다. 감독님의 말씀을 최대한 따르려고 한다. 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신뢰가 무조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와도 신뢰가 점점 쌓여간다”고 했다.
전창진 감독이 바라는 대로 플레이를 해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기에 버튼이 이날 경기를 계기로 달라질 거라고 기대되었지만, 그대로다.
정관장과 경기를 앞두고 전창진 감독은 가스공사와 경기 후 변할 거 같았던 버튼이 여전하다고 하자 “KT와 개막전(버튼 40점)에서 한 번 그렇게 하고, 가스공사와 경기까지 두 번 그렇게 했다”며 “어쨌든 선수는 한 번 길들여져 있으면 그걸 고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버튼은 정관장과 경기에서 골밑 공략을 적극적으로 하면서도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 덕분에 KCC는 크리스마스에 4연패 탈출이란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전창진 감독은 버튼이 2점슛 중심으로 경기를 했다는 질문이 나오자 “그걸 이야기를 해달라(웃음). 평균치가 나와야 하는데 들쭉날쭉하다. 오늘 경기 내용은 상당히 좋았다”고 버튼의 플레이에 만족했다.
허웅은 “오늘 경기가 사실상 일방적이었다. 제가 이렇다저렇다 할 건 아니다. 강팀과 경기를 할 때 우리가 치고박고, 부딪히고, 경쟁할 수 있어야 우리가 강팀이라고 할 수 있어서 미팅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버튼의 플레이 평가에 말을 아꼈다.
하지만 뒤이어 “1대1 기량이나 농구 할 때 보면 막을 수 없는 그런 게 확실히 있다. NBA에서도 자기 기량을 발휘했던 선수다. 이야기를 해보면 맞춰봐야 한다. 버튼이 잘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하고, 우리가 버튼과 뛸 때 시너지가 나는 걸 연구해야 한다. 버튼이 뛸 때 편하게 공격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런 게 계속 안 맞는다”며 “버튼이 뛰면 단신이고, 단점이 부각되니까 주위 사람들도 단점만 보는 거 같다. 선수의 장점을 보여야 단점이 가려진다. 이 부분을 빨리 바꿔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창진 감독은 버튼이 골밑 공략을 해주길 바란다. 뛰어난 개인기로 골밑을 파고들면 외곽에서도 슛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는 기록에서도 증명된다. 이긴 9경기와 진 10경기에서 버튼의 2점슛 시도는 각각 14.1개와 6.8개로 큰 차이를 보인다.
더불어 버튼이 2점슛 12개 이상 시도한 8경기에서 KCC는 7승 1패, 승률 87.5%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패한 경기는 안양 정관장과 2라운드 맞대결이다. 당시 버튼은 2점슛 13개 중 2개만 성공하는 야투 난조에 빠졌다. 대신 15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답은 나왔다. 버튼이 골밑을 공략하면 KCC가 이길 가능성은 대폭 올라간다. 반대라면 높이 열세가 더더욱 두드러지며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사진_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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