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는 1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102-76으로 제압해 기나긴 12연패를 끊었다.
KCC는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와 맞대결에서 1승 3패로 열세였다. 더구나 패한 3경기에서는 모두 16점 차 이상으로 크게 졌다.
KCC가 긴 연패 중인 걸 감안할 때 이날 역시 힘든 승부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KCC는 1쿼터부터 똘똘 뭉쳐서 수비부터 경기를 풀어나갔다. 공격에서는 캐디 라렌과 이승현이 중심에 섰다. 2쿼터에도, 3쿼터에도 쫓기기도 했지만, 4쿼터부터 20점 차이로 달아난 뒤 사실상 승리에 다가섰다.
승부가 결정된 4쿼터 2분 44초를 남기고 전태영이 코트를 밟았다. 전태영이 출전을 준비할 때 KCC 벤치 뒤의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1분 47초를 남기고 속공으로 득점을 올리고 공격 리바운드도 1개 잡은 전태영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저도 까먹고 있었다. 코트에 있어야 재미있고, 살아있음을 느낀다”며 웃은 뒤 “형들도, 팬들도 제가 나올 때나 득점했을 때 환호를 해주시는 게 들렸다. 사랑받고 응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뿌듯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2015년 대학농구리그 득점왕 출신인 전태영은 의미있는 득점까지 올렸다고 하자 “예전에는 이정도 득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웃음). 오랜만에 코트를 밟았는데 득점까지 해서 좋았다. 동료들이 도와주려고 하는 게 느껴져서 보답하려고 했다”며 “D리그에 있는 선수들도 응원하는 걸 안다. 제가 잘 해서 감독님께 D리그 선수들의 신뢰도 보여드려야 한다. 그래서 조금 더 악착같이 뛰었다”고 답했다.
지난 2023년 6월 KCC로 이적한 전태영은 지난달 26일 고양 소노와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날 2020년 10월 17일 원주 DB와 경기 이후 1,611일(4년 4개월 27일) 만에 정규리그 코트를 밟았다.
전태영은 “KCC에서는 출전선수 명단에 처음 들어왔는데 연패 중이라서 오늘(16일) 첫 승을 거뒀다(웃음). 연패도 끊고, 경기도 뛰고, 득점도 해서 여러 가지로 더 기분좋은 하루다(웃음)”며 “예전에 경기를 뛸 때는 신인 시절이었다면 지금은 나이가 있는 중간 상태였다. 형들도, 후배들도 다 응원을 해줘서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신인 시절에는 많이 긴장하고, 아무 것도 몰랐다. 오늘은 의미있는 하루다”고 했다.
KCC는 18일 현대모비스와 재대결로 6라운드를 시작한다.
전태영은 “부상 선수도 많고, 순위도 많이 떨어져서 분위기가 처질 수 있지만, 오늘 승리를 발판 삼아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팬들을 위해 승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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