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은 2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부산 BNK와 시즌 첫 연장전을 펼친 끝에 68-66으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5승 2패를 기록하며 6승 1패인 BNK와 1경기 차이의 2위 자리를 지켰다.
우리은행은 3쿼터 한 때 10점 차이(33-43)로 뒤졌고, 연장전에서도 64-66로 열세였지만, 김단비의 활약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박정은 BNK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단비 수비는 1대1로 막는다. 초반에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게 만들 거다. 능력이 좋아서 득점을 만들어내지만, 다른 선수들이 공을 못 만지는 단점도 있다”고 했다.
박혜진과 주로 매치업을 이룬 김단비(30점 12리바운드 2어시스트)는 10점 차이로 뒤질 때부터 득점에 적극 가세했고, 연장전 마지막 4점을 책임지며 팀 승리의 중심에 섰다.
다음은 기자회견에서 나온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의 일문일답이다.
역대급 경기였다.
재미있었나요? 힘들어 죽겠다. 못살겠다. 김예진이 가장 컸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수비가 안정되어야 불안하지 않다. 예진이가 그걸 채워줬다. 확실히 무시하지 못한다. 예진이가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 도움수비를 해줬다. 저는 어쩔 수 없이 수비수를 좋아한다. 공격에 치중하는 것보다 수비로 어떻게 막는 게 중요하다고 여긴다.
줄 점수는 다 줬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중요할 때 잘 잠갔다. 우리가 어렵게 주는 건 괜찮다. 너무 쉽게 주는 게 많은데 그것만 좀 더 신경을 쓴다면 좋을 거다. 예진이를 좀 더 조절해줘야 한다. 사실 오늘(21일) 10분(실제로 29분 22초 출전)만 뛴다고 생각했는데(웃음) 감독의 욕심은… 개인적으로 힘들다. 각자 역할을 해줬다. 이명관이 그동안 페이스가 떨어졌는데, 오늘 잘 했다고 올라가는 건 아니지만, 명관이가 자기 역할을 해줬다. 이렇게 자기 역할을 해주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나 싶다.
4쿼터 마지막 작전시간 이후 공격이 어긋나지 않았나?
다 어긋난다. 입에 맞게 되지 않는다. 그래도 생각보다 잘 따라준다. 선수들이 이 정도 해주면 감독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 그런 것보다 김단비가 중심을 잡아주고, 30점을 넣었는지 몰랐다. BNK에서는 다른 쪽에서 (득점을) 내주는 걸 겁내서 단비에게 점수를 줘서 30점을 넣었다고 생각한다. BNK는 골밑이 약하다, 우리는 단비의 골밑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단비가 (골밑으로) 끌고 들어가서 넣거나 도움수비가 오면 내준다.
단비를 1대1로 막으려고 했는데 BNK에는 단비를 1대1로 막을 선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박지수에게 트랩을 안 가면 50점, 60점을 주고, 트랩을 가면 외곽을 내주는 것과 똑같다. 우리는 시즌 준비를 어느 정도 그렇게 했다. 오늘 졌다면 여파가 컸을 거다. 하루 쉬고 신한은행, 하루 쉬고 KB, 이틀 쉬고 삼성생명과 경기를 한다. 힘든 일정인데 이렇게 잡았으니 좋은 경기를 하겠다.
앞선 경기처럼 또 나온 컷인은 준비된 건가?
준비를 잘 안 한다. 준비된 걸 하면 선수들이 딴생각을 한다. 저는 그렇더라. 중요할 때 기회가 나면 받아서 들어가는 거다. 연습을 어느 정도 하지만, 세밀하고 복잡하게 안 하려고 한다. 알고도 당한다고 하지 않나? 모르고도 당하지만, 알고도 당하니까 너무 복잡하면 딴생각을 한다.
사실 (4쿼터 막판) 골밑 득점을 한 한엄지를 기용하지 않아야 하는데 한엄지가 여기 오면 주눅든다. BNK 선수들이 2년 동안 같이 있었던 한엄지를 너무 잘 안다. 한엄지에게 자신이 있으니까 안 들어갈 슛도 다 들어간다. 한엄지를 모레 경기를 위해 체력 안배를 하려고 예진이로 바꿨는데 예진이가 생각 외로 잘 해줬다. 혜진이에게 줄 점수를 줬지만, 힘들게 넣었다. 예진이가 2~3주 훈련을 했는데 역할을 잘 해줬다. 명관이도 중요할 때 레이업을 해줬다.
이렇게 시즌을 치른다. 이기고 나가도 1~2번 지면 분위기가 떨어진다. 어쨌든 이번 시즌 재미있게 하고 있다. 이렇게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이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버거울 수 있지만, 이런 경기를 이기면서 자신감도 올라온다. 또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러면서 우승하는 거 아닌가?
그건 말이 안된다. 그 정도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다. 멀리 보는 건 아니다. 이렇게 했다고 모레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1~2년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얘들은 두 얼굴의 선수들이다. 자고 일어나면 또 다르다.
오늘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 저도 일방적이지 않고 짜릿찌릿했다. 남자농구가 없을 때 여자농구가 어제(20일) 경기도 그렇고, 재미있는 경기를 한다. 이렇게 하면서 관중이 유입되고 여자농구가 좀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 요즘 홈 경기를 가면 우리 팀 경기뿐 아니라 (다른 팀 경기도) 관중이 많이 늘었다는 게 느껴진다. 정규리그가 플레이오프 경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이럴수록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는다.
4쿼터 실점이 적다.
매일 하는 이야기지만, 운동량이다. 항상 그렇게 생각을 해왔고, 우리은행이 지금까지 오면서 4쿼터에서 이길 수 있는 건 운동을 대충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건 지키려고 한다. 그 힘 외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보다 많이 (훈련)하는 팀이 나와서 지면 우리가 더 많이 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서 서로 여자농구가 더 발전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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