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아산/유석주 인터넷기자] ‘복덩이’ 나가타의 버저비터와 함께, KB가 원정에서 반전의 서막을 열었다.
청주 KB스타즈는 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8-57로 승리했다. 나가타 모에가 버저비터 포함 13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한 가운데, 허예은도 14점 5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특히 나가타는 지난달 10일 부산 BNK썸 전에서 선보인 연장전 행 3점 슛에 이어, 다시 한번 버저비터를 터뜨리며 KB스타즈를 두 번이나 지옥에서 구했다. 당시 승리로 KB스타즈는 인천 신한은행과의 4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균형을 맞춘 KB스타즈는 청주로 한결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더욱이 플레이오프 상대 전적에서 밀렸던 우리은행을 상대로 반격에 나서며 홈 3차전을 앞두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날 포함 총 2승 3패, KB스타즈 열세)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접전이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의 득점력을 앞세워 전반전을 36-27로 앞서갔으나, KB스타즈는 3쿼터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3점 슛으로 매섭게 따라붙으며 후반전 우리은행을 압도했다. 45-46로 시작한 4쿼터. KB스타즈는 강이슬의 자유투 득점으로 56-52까지 역전했으나, 결정적인 순간 루키 이민지가 연속 5점을 몰아치며 우리은행이 37초를 남기고 56-57로 다시 승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종료 3초 전 상대 압박으로 점프볼을 의식한 김단비가 치명적인 패스 실책을 범했고, 나가타는 이 기회를 백보드 플로터로 마무리하며 경기의 주인공이 되었다.
청주 KB스타즈 김완수 감독
경기총평
선수들이 다 열심히 해줬다. 우리가 준비한 수비대로 안된 것도 많았지만, 선수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했다. 전반전엔 (강)이슬이 좋지 않아도 (허)예은이 잘 해줬고, 후반전엔 이슬이와 나가타가 잘 해줬다. 이윤미, 이채은, 양지수도 염윤아, 나윤정을 비롯해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의 빈자리를 잘 채워줘서 고맙다. 나가타 덕분에 1승을 잘 챙겼으니, 청주에서, 팬분들 앞에서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엔딩 버저비터를 지켜본 소감
보통 샷 클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할 때는 발이 빠른 나가타에게 픽 게임 후의 공격을 맡긴다. 그 연습들로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이번 시즌 나가타가 두 번의 인생 경기를 해줬는데, 너무 기특하고 고맙다. 복덩이 같은 선수다.
수비적인 변화는 잘 먹힌 것 같은지?
올 스위치 뒤에 도움 수비를 잘 나가자 했는데, (허)예은이나 다른 선수들 방면에서 수비가 좀 버거운 것 같아 줄 건 주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선수 구성상 수비를 완벽하게 하기 어렵기에, 트랩을 포함한 다부진 수비를 하자고 강조했다. 물론 김단비에게 많이 얻어맞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경기가 잘 풀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허예은 방면 수비
우리은행이 항상 강한 파이트 수비를 하는데, (허)예은이에게 미들 라인 공략을 잘하자고 했다. 볼 소유 시간을 줄이고, 패스로 잘 풀던가 미드레인지 게임을 가져가자고 했는데, 공 소유 시간이 길긴 했지만, 예은이가 잘 따라준 것 같다.
강이슬의 활약
슈터들은 슛이 들어가야 분위기가 살고, 슛을 던져야 활동량이 나온다. 공을 받지 못하면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슛이 들어가지 않아도, (강)이슬이는 리바운드에서 14개, 13개씩 잡아주며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어차피 들어가면 무서운 선수다. 이번 경기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강이슬의 이른 4반칙은 어땠는지?
이윤미, 양지수, 이채은에게 고맙다고 했던 것도 강이슬이 빠졌던 자리를 잘 채워줬기 때문이다. (강)이슬이도 나름대로 쉰 뒤에 좋은 경기력을 할 수 있었다. 수비와 리바운드, 공격에서 나머지 선수들이 너무나 잘 해줬다.
앞으로의 시리즈에 대한 각오
공격만 해선 이길 수 없다. 수비가 선행되어야 속공이든 얼리 오펜스든 가능하다. 수비는 더 연구해서 경기에 임할 것이고, 청주에선 팬분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실 거다. 잘한다, 못한다를 지금 섣불리 판단할 수 없겠지만, 안방에서 하는 경기인만큼 더 열심히, 즐기면서 경기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경기총평
이렇게 져 보긴 처음이다. KB(스타즈)가 생각보다 더 죽기 살기로 했다. 내가 느낄 때, 단비가 혼자 하기엔 나머지 선수들이 큰 경기를 많이 접한 적 없다 보니, 다 같이 위기 관리 능력이 떨어졌다. 사실 거기서(마지막 상황) 들고만 있어도 끝나는 경기였는데, 본인(김단비)이 더 잘 알 거다. 잊는 수밖에 없다. 기억해봤자 괴로울 뿐이다. 청주는 또 다른 곳일 거다. 괜찮다. 시리즈를 압도할 거란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빨리 잊고, 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
1차전은 이명관, 2차전은 이민지가 공격을 잘 받춰줬는데?
(공격보다)리바운드 싸움에서 진 게 크다. 공격 리바운드 허용 뒤 3점을 얻어맞은 게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다른 선수들이 조금만 더 리바운드에서 해줬으면 좋았겠지만, 앞서 말했듯 큰 무대에서 경험이 적은 부분이 좀 치명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이민지의 공격력은? (14점, 4쿼터 5점)
두말할 것 없다. 오늘 이겼다면 이민지 덕분에 이긴거다. 잘 준비해서 청주로 넘어가겠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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