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유석주 인터넷 기자] 2024-2025시즌 개막 후, 지난 일주일을 가장 화려하게 보낸 NBA 선수는 누구였을까. 점프볼은 한 주 동안 가장 뜨거웠던 선수를 동/서부 컨퍼런스에서 각각 한 명씩 선정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1월 6일 기준)
동부 컨퍼런스
디트로이트, 반격의 서막 by 케이드 커닝햄
모터 시티의 엔진 : 케이드 커닝햄의 최근 7경기
평균 33.9분 출전 25.0점 9.1 어시스트 4.4 리바운드
야투율 43.0%, 3점 슛 성공률 34.7%
성장 중입니다. 봐주시죠? : 케이드 커닝햄의 2024-2025시즌
득점 커리어하이 (평균 24.1점)
어시스트 커리어 하이 (평균 9.5개)
리바운드 커리어 하이 (평균 6.7개)
실책 데뷔 후 최다 (평균 4.3개)
자유투 성공률 커리어 로우 (79.7%)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 동부 컨퍼런스 9위
최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최근 7경기 기준 6승 1패. 그 원동력은 단연 케이드 커닝햄이다. 종아리 부상으로 신음했던 2년 차 시즌 제외, 커닝햄은 데뷔 후 정체기 없이 계속 성장해왔다. 지난 시즌 윈나우 선언 후 강제 탱킹 당했던 불명예를 딛고, 커닝햄은 디트로이트와 함께 플레이오프 레이스 참가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 페이스라면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 커닝햄은 디트로이트의 새로운 희망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우선, 현대 농구가 그토록 원하는 ‘다재다능한 득점형 볼 핸들러’의 자격 요건을 갖췄다. 201cm와 100kg의 훌륭한 신체조건, 경기당 20점 이상은 거뜬히 집어넣는 득점력과 더불어 뛰어난 전술 이해도에 기반한 어시스트 능력과 농구 지능까지 보유했다. 특히 코트 어디서든 동료에게 공을 넘겨받은 이후의 선택지가 매우 탁월하다. 커닝햄의 조율 덕분에, 팀 하더웨이 주니어, 제일런 듀렌, 토바이어스 해리스 등 자기 역할과 한계가 뚜렷한 동료들 역시 100%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물론 코트 위에서의 영향력이 커지며 실책도 늘어났고, 체력적인 문제로 자유투 성공률 역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언제든지 납부 가능한 세금이다. 지금은 성장 중이라는 게 훨씬 중요하다. 커닝햄처럼 전술과 경기 속도 등의 영향을 무시하고 평균 25점/10어시스트 가까이 찍어내는 엘리트 핸들러는 매우 귀하다. 심지어 부지런함까지 갖췄다. 이번 시즌 커닝햄은 경기당 4.39km를 뛰고 있는데, 이는 전체 NBA 선수 가운데 9등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커닝햄과 비슷한 활동량을 보여준 선수는 뉴욕 닉스에서 열심히 혹사당하고 있는 조쉬 하트다.(평균 4.47km)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의 별명 ‘모터 시티’의 새로운 엔진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퍼포먼스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2024-2025시즌 : 단단함이 필요해!
오펜시브 레이팅 18위 (111.3점)
디펜시브 레이팅 17위 (113.2점)
리바운드 점유율 : 리그 4위 (51.5%)
스크린 어시스트 : 리그 3위 (평균 10.3개)
디트로이트는 지난 3일, 제이든 아이비가 올래도 매직과의 경기에서 비골 골절로 시즌을 마감하는 불행이 닥쳤다. 주전 슈팅가드의 공백이라는 악재 속에, 공수 효율 모두 리그 중위권에 위치한 디트로이트는 플레이오프 참전을 현실적인 목표로 달려야 한다. 커닝햄, 하더웨이 주니어, 말릭 비즐리 등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팀’ 디트로이트의 이번 시즌 가장 큰 무기중 하나는 스크린이다. 듀렌, 아이재아 스튜어트 등이 제공하는 단단한 벽을 바탕으로 핸들러&슈터들이 파생 효과를 노린다. 특히 커닝햄부터 시작되는 공격 패턴이 절대적으로 많은 팀 사정상 좋은 스크린은 필수다. 실제로 리그에서 네 번째로 리바운드 점유율이 높은 디트로이트의 성벽은 다른 팀에게도 큰 부담이다. 비록 아이비의 부재는 커닝햄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하겠지만, 동료들이 잘만 도와준다면 반대로 커닝햄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지휘봉을 잡은 JB 비커스태프 감독의 지휘 아래, 디트로이트는 6시즌 만의 플레이오프 복귀를 노린다. 아직 시즌 중반에 불과하고, 또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모르지만, 커닝햄은 이제 더 이상 탱킹을 원하지 않는다. 이제야 느지막하게 시동이 걸린 모터 시티의 엔진은,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는 4월 이후까지 달릴 수 있어야 한다.
서부 컨퍼런스
도만타스 사보니스 : 지옥을 버텨낸 남자
새크라멘토의 킹스의 기둥 : 도만타스 사보니스의 최근 7경기
평균 34.4분 출전 17.0점 15.9 리바운드 6.4 어시스트
야투율 49.1%, 3점 슛 성공률 41.2%
새크라멘토 킹스 : 서부 컨퍼런스 11위 (6연패 뒤 4연승)
도만타스 사보니스의 12월은 끔찍했다. 6연패에 빠진 뒤 감독 마이크 브라운이 경질됐다. 동료이자 팀의 핵심 디애런 팍스는 감독과의 불화설 뒤에 트레이드 루머까지 퍼졌다. 2년 전 16시즌 만에 팀의 플레이오프 무대를 열었던 영광은 온데간데없었다. 자칫하면 팀이 다시 리빌딩 체제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팀의 기둥 도만타스 사보니스는 묵묵히 제 역할에 충실했다. 디애런 팍스, 더마 드로잔과 함께 공격에서 빅 3를 구성하는 사보니스는, 탁월한 보드 장악력과 더불어 페인트 존에서 동료들에게 좋은 패스를 건네는 컨트롤타워이기도 하다. 가장 빛나는 역할은 아닐지라도,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중의 핵심이다.
새크라멘토 역시 최근 다섯 경기 4승 1패로 다시 상승세를 탔다. 직전 경기에선 디애런 팍스가 결장했음에도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무려 129-99로 잡아냈다. 사보니스는 22점 13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특히 인사이드가 취약한 골든 스테이트에게 사보니스는 너무나 무서운 포식자였다. 덕분에 아직 서부 컨퍼런스 11위지만, 새크라멘토는 여전히 플레이오프 참전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감독 경질이라는 최악의 수까지 둔 새크라멘토는, 사보니스의 헌신과 함께 짧지만 험했던 지옥을 버텨냈다. 다 팔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이젠 정말 뒤 없이 앞으로만 달려야 한다.
HOT ISSUE : 덕 크리스티 감독 대행, 무엇이 달라졌는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3점 구간에서의 생산성이다. 새크라멘토의 4연승 기간 기준, 새크라멘토의 3점 슛 성공개수는 평균 14.8개로 리그 7위였다. 성공률 역시 38.6%로 준수했다. 그전까지는 리그 21위로 내려 앉아있었다(평균 12.3개).
미드레인지 구역을 선호하는 팍스, 드로잔, 사보니스에게 치중된 득점 경로가 발목을 잡았다. 브라운 전임감독은 언제나 빅 3의 화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팍스와 드로잔이 3점 슛에 큰 강점이 없기 때문이다. (각각 시즌 3점 슛 성공률 32.1%, 31.0%). 사보니스의 경우 정교함은 갖췄지만, 포지션의 특성상 페인트 존에 오래 머물러야 했다.
반면 최근 4경기에선 3점 슛 시도를 38.3회, 리그 13위까지 크게 늘렸다(12월 3점 슛 시도 개수 35.2회, 리그 25위). 외곽 라인의 다른 선수들을 활용, 강제로 상대 수비 범위를 넓히다 보니 다른 선수들이 안쪽을 공략하기 더욱 쉬워졌다. 키온 엘리스, 말릭 몽크 등 주요 로테이션 멤버들의 경기력마저 살아났다. 공격에서 제 모습을 되찾은 새크라멘토는 시즌 전 구상한 대로 상대와의 화력전에서 승부를 보는 경기가 가능해졌다. 직전 경기 압승을 거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전이 대표적이다.
짧지만 확실한 반등에 성공한 새크라멘토. 아직 ‘감독 선임&트레이드를 통한 팀 재정비’라는 두 가지 카드가 남아있지만, 손에 있는 패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구단조차 예측할 수 없다. 이미 시즌 초반부터 숱한 위기를 넘겨왔다. 아직 여파가 남아있는 가운데 더 부정적인 변수를 맞이한다면, 이젠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새해가 찾아와 추위가 한창인 지금, 여전히 살얼음판을 걸어가고 있는 새크라멘토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