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전승 이런 얘기 안 하는데…” 연세대 윤호진 감독

조원규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8 06: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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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는 가장 먼저 전지훈련을 떠났다. 장소는 스페인이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조직적인 농구를 선호한다. 스페인은 유망주 육성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진 나라 중 하나다. 그곳에서 경험 많은 현지 지도자가 가르쳤다. 코칭의 노하우도 교환했다.

최근 3년, 연세대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년 연속 라이벌 고려대가 대학농구리그와 MBC배 정상에 오르는 걸 지켜봐야 했다. 다행이라면 2024년 정기전 승리다. 고려대 공략의 해법을 찾은 것일까?

윤호진 연세대 감독은 “선수들이 하고 싶은 농구를 하게 만들고 싶다.” 때로 그것은 팀 농구에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하고 싶은 농구가 팀으로 녹아드는 건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은 특히 그렇다.

▲ 만족스러운 25학번 리쿠르팅

‘2024 KUSF 대학농구-U리그(이하 리그)’에서 신입생 김승우와 이유진이 팀 내 출전 시간 2위, 4위를 기록했다. 특히 김승우는 팀 내 3점 슛 성공 1위, 득점 2위의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리그 전체를 봐도 3점 슛 성공 6위, 득점 14위의 기록이다.

4월 4일 단국대전 3점 슛 4개 포함 21득점, 6월 3일 3점 슛 4개 포함 15득점 등 김승우의 활약은 연세대가 리그 첫 10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지난 시즌 연세대의 리쿠르팅은 성공적이었다.

 

 

이번 시즌은 어떨까. 윤 감독은 김보배의 빈자리는 위진석, 부상으로 고전했던 가드 자리는 이병엽과 장혁준의 역할을 기대했다. “슛은 검증이 된” 구승채는 때로 김승우와, 때로 이해솔과 함께 기용할 수 있다.

윤 감독은 위진석을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봐온 친구다. 기량이 많이 발전했다. 운동에 임하는 태도가 그런 기량을 나오게 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체중을 근육으로 바꾸고 슛 거리를 늘리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구승채는 “본인이 잘하는 3점 슛에 집중하면서 조금 여유가 생기면 2대2 연습도 많이 시킬 생각”이다. “장신 포워드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신장”이라 2대2 장착이 필수라는 것이다. 급하게 서두를 이유는 없다. 이해솔, 김승우 등 슈터 라인은 대학 최강이다.

용산고는 최근 4년간 15번의 전국대회에서 우승했다. 그 주역들이 연세대에서 다시 뭉쳤다. 이채형, 김승우, 이유진에 장혁준이 가세한 것이다. 윤 감독은 공수 밸런스가 좋은 장혁준을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표현했다.

이병엽. 전승윤은 공격 성향이 강한 가드다. 이병엽은 지난 시즌 4관왕을 차지한 경복고, 전승윤은 전국대회 첫 우승의 역사를 쓴 인헌고의 주축이었다. 다만 연세대는 공격 조율에 능한 가드가 필요하다. 그것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 돌아온 이채형과 차분해진 이주영

공격 조율은 이채형을 기대한다. 윤 감독은 이채형이 “그런 부분(리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특화된 선수”라며 최근 몇 년 간 반복됐던 주전 포인트가드의 부상 악몽을 끊어주길 기대했다.

 


다만 욕심은 금물이다. 지난 2년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빨리 경기에 나오고 싶은 조급함도 이유 중 하나다.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팀과 선수 모두에게 좋지 않다. 뛸 수 있는 선수들도 많다. 출전 시간을 조절하면서 팀에 미치는 영향은 높일 계획이다.

한결 차분해진 이주영이 이채형의 출전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공격 성향이 강하다. 스스로 해결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고 능력도 있다. 다만 때로 그것이 팀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주영이 스페인에서 변화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윤 감독은 “일단은 (이)주영이가 안정감이 많이 생겼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주영은 “팀을 위한 움직임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배길태 3X3 남자 대표팀 감독의 평가도 비슷하다. 많이 차분해졌다는 것이다. 배 감독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 후보군을 관찰하기 위해 대학 스토브리그가 열리는 상주에 나흘간 머물렀다. 관찰 리스트에 이주영도 있었다.



“(이)주영이와 얘기를 많이 했다. 본인이 원하는 농구가 있다. 그것이 팀에서 원하는 역할과 다를 때도 있다. 스페인의 선진 농구도 본인이 해야 할 때, 팀에 맞춰야 할 때를 구분한다. (이주영이) 이런 점을 많이 느끼고 이해했다.”

윤 감독의 말이다. 이채형이 합류하고 이주형이 차분해지면서 “공격 움직임에서 좀 뻑뻑한 것들은 많이 사라졌다. 기본적인 패턴은 몸에 많이 익었다. 선수들이 그때그때 응용을 잘하면 올 시즌에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도 내비쳤다.

연세대에는 슈팅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많다. 과제는 슈팅 기회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때 결과도 좋지 않았다. 이채형과 이주형은 22년 만에 FIBA U18 아시아컵 우승을 일궈낸 백코트 콤비다.

▲ 이규태, 강지훈, 홍상민

이규태는 루키 시즌부터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1학년 때 기록은 놀랍다. 리그에서 65.9%의 2점 슛 성공률, 45.5%의 3점 슛 성공률로 평균 12.5득점을 만들었다. 필드골 성공률 60.3%의 높은 효율이다.



2학년 때는 필드골 성공률이 52.3%로 낮아졌지만, 평균 득점을 14.1점으로 높였다. 4학년이 되는 199센티 장신 이규태의 리그 통산 3점 슛 성공률은 34.4%다. 2점 슛 성공률은 63.4%다.

현재 대학 빅맨 중 최고의 슈팅 능력이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않다. 슛이 좋은 빅맨이 아닌 ‘공수겸장’의 독수리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농구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고민과 훈련의 결과는 연세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강지훈은 FIBA 제다 아시아컵 2025 2월 예선에 참가하는 대표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 유망주가 스페인 전지훈련의 효과를 가장 많이 본 것 같다고 윤 감독이 전한다. "어떤 동기부여가 생겼는지 모르지만, 태도나 움직임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강지훈은 대학 최고 수준의 림 프로텍터다. 득점 능력도 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평균 18분여를 뛰며 8.6득점을 올렸다. 3점 슛도 던질 수 있다. 이 선수가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했다고 윤 감독은 전한다.



2월 6일 상주 스토브리그 상명대전. 홍상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중학교 때부터 유망주로 주목받던 빅맨은 1학년 때와 비교해 2학년 때 출전 시간이 줄었다. 부상으로 6월 이후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지난 시즌 못했던 몫까지 코트에서 쏟아부을 각오다. 이유진과 루키 위진석까지, 조금씩 장점이 다른 5명의 빅맨은 연세대가 자랑하는 경쟁력 중 하나다.

▲ 안성우, 이해솔, 김승우 그리고...

스타 군단 연세대에서 안성우는 터프한 수비로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 시즌에는 42.9%의 높은 3점 슛 성공률로 3&D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리딩이 되지 않는 184센티 가드가 KBL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그러나 상대를 묶는 강한 수비에 3점 슛까지 정확한 선수를 마다할 감독도 많지 않다. 안성우는 이번 시즌 프로 진출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



이해솔과 김승우는 연령별 대표를 거친 슈터다. 폭발력 있는 3점 슛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슛쟁이가 합류했다. 양정고 출신의 구승채다. 이들은 이번 시즌 화려한 불꽃놀이를 준비하고 있다.

연세대는 확실한 슈터가 있다. 그것도 여럿이 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도 많다. 막아야 할 선수가 너무 많다. 이번 시즌 연세대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스페인 전지훈련은 그것을 날카롭게 다듬는 시간이었다.

윤 감독이 평가하는 스페인 전지훈련의 성과는 ‘디테일’이다. “색다른 거, 조금 센세이션한 거를 기대도 했는데 제가 원하는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다만 디테일은 잘 잡아주더라”라고 전지훈련 성과를 정리했다.

“가드의 경우 2대2 플레이 때 수비를 어떻게 따라가는지. 스텝을 어떻게 놓아야 하는지, 슈터 포지션에서 핀다운 스크린 같은 패턴들이 나왔을 때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힘이 좋은 상대를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등등을 세세한 부분까지 다 봐주더라는 것이다.

아울러 “전술이나 패턴, 이런 것들은 큰 틀에서 차이가 없었다. 강팀일수록 기본적인 것들을 더 강조한다. 스페인 지도자들이 우리 농구를 좋아하더라. 현대 농구의 트렌드에 맞는다고 평가했다”는 말도 전했다.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윤 감독은 연세대만의 모션 오펜스를 준비한다고 했다. 새로운 시도는 시행착오가 따른다. 시간과 경험이 해결할 문제다. 이번 시즌에는 그 문제를 해결했음을 확인하고 싶다.

달라진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 믿는다. 팀 성적이 선수의 가치도 높인다는 것을 스페인에서 배웠다.

연세대의 목표는 왕좌 탈환이다. 감독도 선수들도 “목표는 우승”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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