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는 11일(한국시간) 현재 40승 22패로 서부 컨퍼런스 2위에 위치했다. 시즌 전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전 레이커스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했던 지난 시즌과 거의 동일한 로스터를 유지했기 때문에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거기에 엄청난 변수도 있었다. 바로 JJ 레딕 감독의 선임이었다. 레이커스의 지난 시즌 감독은 다빈 햄이었다. 햄 감독은 지난 시즌 아쉬운 전술과 선수 장악력 부분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결국 레이커스는 햄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감독을 찾았다.
그 대상이 레딕 감독이었다는 것은 엄청난 파격이었다. 레딕 감독은 감독 경력은 커녕, 코치 경력도 없었다. NBA 중계 해설자로 1시즌 활약했고, 유튜브에서 농구 관련 방송을 진행한 경력이 전부였다. 이런 레딕 감독에게 레이커스 수뇌부는 강한 확신을 가지고, 4년 32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제시했다.
냉정히 시즌 전 레딕 감독을 향한 시선은 기대보다 걱정이 많았다. 앞서 말했듯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레이커스는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가 있는 빅마켓 팀이었다. 또 LA의 거친 언론들도 걱정거리였다.
하지만 레딕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훌륭한 지도력으로 레이커스를 이끌었다. 공격 부담이 심했던 제임스의 비중을 오스틴 리브스에 나누며 공격을 풀었고, 수비는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또 신인 달튼 크넥트를 과감히 기용하며 스페이싱 문제도 해결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으나, 분명히 레딕 감독은 괜찮은 지도력을 보이고 있었다.
이런 초짜 레딕 감독에게 시즌 중반에 또 하나의 대형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팀의 중심이었던 데이비스를 루카 돈치치와 교환한 것이다. 이는 레딕 감독이 시즌 전에 구상했던 계획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대형 트레이드였다. 초짜 감독에게 너무나 가혹한 상황이었다.
레딕 감독은 또 수준급 지도력을 보였다. 돈치치가 합류하자, 곧바로 돈치치 위주의 공격 전술을 짰고, 제임스의 낮아진 공격 부담으로 아낀 체력을 수비에 쏟게 했다. 여기에 리브스의 활용도 여전했다.
공격은 예상대로 문제가 없었으나, 데이비스가 이탈한 수비가 의문이었다. 레딕 감독은 도리안 피니-스미스, 루이 하치무라, 자레드 밴더빌트 등 수비력이 뛰어난 포워드를 다수 활용하는 전술로 데이비스의 공백을 메웠다. 골밑에서 경쟁력은 약해졌으나, 포워드 라인이 강해지며 끈적한 수비를 뽐낸 것이다.
데이비스가 떠난 후 레이커스의 수비 레이팅은 전체 1위에 올라설 정도였다. 즉, 데이비스의 수비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공격은 말할 필요가 없다. 돈치치, 제임스, 리브스 등 세 선수가 조립하는 공격은 성적과 재미,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
데이비스가 떠난 후 레이커스는 10승 3패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이는 제임스와 리브스 등 선수들의 공로도 컸으나, 초짜 감독 레딕의 공도 상당하다. 레딕 감독은 자신의 역량으로 시즌 전 우려를 완벽히 씻어냈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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