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고양/유석주 인터넷기자] 고양에서 행복한 켐바오가, 소노의 마지막 경기에 기적을 썼다.
고양 소노 케빈 켐바오(24, 195cm)는 8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25점 4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경기 내내 뜨거웠던 켐바오는 1쿼터를 17-37로 크게 밀렸던 소노 추격의 원동력이 되었고, 이후 끈질기게 따라붙은 소노는 이정현의 3연속 3점슛 뒤에 앨런 윌리엄스의 풋 백 득점까지 더해져 101-99로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경기가 끝난 뒤 켐바오는 “쉽지 않은 승리였다. 긍정적인 건 다음 시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단 점이다. 끝까지 이기려고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행복하다. 함께 코트를 밟는 이정현, 이재도를 비롯해 동료들에게도 감사를 표하고 싶다”라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미 봄 농구 참가가 불가하기에 동기부여가 떨어질 법한 상황이었음에도, 켐바오는 말 그대로 내일이 없는 듯 성실하게 코트를 누볐다. “이 팀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서 좋은 성적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 전체의 잦은 부상이 뼈아팠다. 이번에 프로로서 첫 오프시즌을 가진다. 빨리 내년이 왔으면 좋겠다.” 시즌을 끝난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켐바오의 눈은 다음 시즌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노 팬들의 일명 ‘최애’ 조합은 이정현과 켐바오 조합이다. 각자 포지션에서 모두 핸들러로 기능할 수 있는 두 선수는 코트 안에서도 훌륭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오늘도 함께 41점을 책임지며 소노의 믿음직한 원투 펀치로 나섰다 “이정현과의 조합은 현재 진행형이다. 소노는 이정현이 중심이 돼야 한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아닌가. 이재도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철인 가운데 하나다. 어느 선수의 공헌도 빠트릴 수 없다. 내가 잘 도와야 한다. 향후 엔 두 선수를 비롯해 많은 선수와 팀워크를 다질 수 있다. 농구를 더 잘하고 싶다. 이번 시즌엔 후반기에 와서 선수들 간 합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오프시즌이 기대된다.” 켐바오에게 만족이란 없었다. 목표는 오직 발전이었다.
그런 켐바오도 필리핀 이야기엔 미소를 보였다. “귀국하면 일단 휴식할 예정이다. 지난 3년 동안 쉬지 않고 농구에 매달리느라 휴식 시간이 거의 없었다. 가족과 몇 달 떨어져 있다 보니 더욱 그립다. 쉰 다음엔 개인 운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최대한 알차게 보내고 싶은데, 그럼 쉬는 시간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제 막 프로로서 첫 시즌을 보낸 ‘신인’ 켐바오. 데뷔 팀 소노는 켐바오에게 너무나 행복한 곳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소노와 고양은 마치 집과 같다. 제공하는 훈련시설과 경기장, 사는 곳 모두 너무 훌륭한 수준이다. 프로로서 첫 환경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곳이다. 코칭스태프들의 지지 역시 놀랍다. 많이 받은 만큼 배웠고, 고양이라는 도시에도 사랑을 보내고 싶다. 가끔 지나가다 마주치는 팬들의 응원 덕분에 내년을 기대하게 된다.” 소속팀 사랑을 가득 드러낸 켐바오. 다음 시즌에도 고양에서의 활약상이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_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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