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 김단비는 31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시즌 5번째 맞대결에서 29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73-61 승리를 이끌었다. 김단비의 활약 덕분에 우리은행은 4연승을 기록하며 공동 1위(17승 7패)로 복귀했다.
경기 후 만난 김단비는 “지금 상위권 순위 경쟁이 워낙 박터지지 않나? 한 경기 한 경기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기분이다. 그렇기에 더욱 값진 1승이다. 특히 오늘(31일) 승리는 나오는 선수마다 제 몫을 해줘서 기록한 승리라고 생각한다. 2쿼터에 나온 (심)성영이의 3점슛 3방 역시 주효했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는 우리은행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였다. 단 한 경기 만으로 공동 1위로 올라가거나 공동 2위로 내려가게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김단비의 활약이 더욱 값졌다. 김단비는 이날 1쿼터에만 13점을 집중시키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이는 우리은행이 2쿼터들어 격차를 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김단비는 지난 4라운드 삼성생명과의 맞대결 부진도 만회했다. 당시 김단비는 야투 성공률 27.8%(5/18)에 그치며 12점을 기록,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그렇기에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4라운드 맞대결은 내가 망친 경기다”라고 이야기한 김단비는 “그렇기에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내 손으로 상대를 몰아붙이자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우리 팀은 내가 몰아쳐 줘야 수비들이 나에게 집중이 되고, 다른 선수들의 공격 기회도 늘어난다”라며 경기 전 다짐한 내용을 전했다.
이어 “항상 나에게는 상대 수비가 더블팀은 기본이고, 어떨 때는 트리플 팀까지 들어온다. 그렇기에 못보는 부분이 많다. 그럴 때 마다 전주원 코치님, 임영희 코치님께 어디서 도움 수비가 오는지 물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라며 코치진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김단비는 함께 인터뷰실에 동행한 신인 이민지에 대한 극찬도 이어갔다. 이민지는 이날 3쿼터에만 8점을 집중, 15점을 기록하며 우리은행이 리드를 유지하는 데 일조했다.
김단비는 “(이)민지의 활약은 나에게 편안함을 주고, 큰 도움이 된다. 공을 다룰 수 있는 선수가 1명이라도 더 있다는 것은 나의 체력 부담을 줄여주는 요소다. 더불어 민지는 슛까지 갖췄기에 팀 전체 공격 옵션도 늘어나게 한다”라며 이민지를 칭찬했다.
김단비의 후배 칭찬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김단비는 “민지는 깡이 있다”라고 운을 떼며 “27일 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위성우)감독님께 1쿼터에 그렇게 많이 혼나고도 승부처에서 3점슛을 연달아 터트렸다. 언니들도 감독님께 혼나면 멘탈 회복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대단하다고 느껴진다”라며 후배의 강한 정신력을 칭찬했다.
이민지가 발전시켜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김단비는 “민지의 단점은 인터뷰 실력이다. 하나은행과의 경기 이후 진행한 방송사 인터뷰를 보고 왜 그렇게 쑥스러움을 타냐며 괴롭혔다. 오늘 인터뷰를 보니 또 괴롭혀야겠다”라며 수줍어하는 이민지를 보며 웃었다.
이날 김단비는 또 하나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통산 2000어시스트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운 것. 이는 WKBL 역대 5호에 해당한다. 경기 전까지 누적 어시스트 1994개를 기록 중이었던 김단비는 전반전에만 6개의 어시스트를 추가, 가뿐하게 대기록을 달성했다.
경기 후 위성우 감독 역시 김단비의 활약에 대해 “(김)단비에게 지금보다 더 잘해달라는 것은 욕심이다. 그럼에도 팀 상황 때문에 단비에게 많은 것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정말 다재다능한 선수이지 않나? 지금처럼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WKBL 역사에 남을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그럼에도 김단비는 덤덤한 반응을 전했다. 오히려 김단비는 “내가 어시스트를 얼마나 기록했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전체 몇 위로 기록을 올렸냐가 중요하다. 몇 위인지 알 수 있나?”라며 취재진에게 되묻기도 했다.
해당 기록이 WKBL 역대 5호 기록이라는 말을 들은 김단비는 “내가 은퇴할 때까지 개인 통산 기록 부문에서 1위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유일하게 1위를 기록하고 싶은 것은 올스타 게임 팬 투표 최다 1위 기록을 유지하는 것 정도다(웃음). 물론 어시스트처럼 리바운드, 스틸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WKBL 역대 5위 안으로 기록하고 은퇴하는 것이 목표이다”라며 속내를 전했다.
#사진_김소희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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