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신촌/서호민 기자] 비록 용산고를 넘는 데는 실패했지만, 불꽃같이 타올랐던 제이크루의 막판 추격전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
12일 연세대 체육관에서 열린 2024 코리아컵 최강전 용산고와 제이크루의 8강전. 경기는 59-66 용산고의 승리로 끝났다.
제이크루는 용산고의 벽에 가로 막혀 이번 대회를 마감했지만 엘리트 팀을 상대로 그들이 보여준 투지와 열정은 박수받기 충분했다.
3쿼터 한 때 22점 차까지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4쿼터부터 맹추격을 이어갔고 막판 5점 차까지 좁히며 용산고의 간담을 서늘게 했다.
팀의 에이스 이강호(16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4개)는 경기를 마친 뒤 “용산고가 고교 농구에서 가장 잘하는 팀 아닌가. 언제 우리가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 용산고 선수들과 맞붙으며 ‘아 이런 농구도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 동호회 팀이 엘리트 팀과 겨뤄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대회를 마친 소회를 전했다.
이강호가 말한 이런 농구란 무엇일까. 말을 이어간 그는 “활동량, 수비 강도, 디테일 등에서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원이 달랐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 팀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용산고를 상대로 어떻게 경기를 준비했냐고 묻자 “사실 걱정이 많았다. 주축 두명이 빠진 데다 어제 블랙라벨과 하는 경기를 봤는데 박민수 선수가 스피드가 빠름에도 불구하고 용산고 선수들이 스피드에 뒤지지 않고 오히려 압도하는 모습에 우리는 더 느린데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었다”며 “다행히 어제 블랙라벨 경기를 보면서 준비한 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가준 동료들에게 박수쳐주고 싶다”라고 답했다.
5점 차에서 격차를 더 좁힐 수도 있었다. 하나, 중요한 순간마다 턴오버가 속출했다. 턴오버는 집중력 결여의 결과. 집중력은 체력과 무관하지 않다. 이에 대해 이강호는 “아쉽다”라며 운을 뗀 뒤 “경험 부족이다. 냉정함을 되찾고 우리 페이스를 유지했어야 됐는데 5점 차까지 차이를 좁힌 것에 너무 흥분했다. 상대 압박 수비를 못 이겨내기도 했다. 어쩔수 없다. 실력차”라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단국대를 졸업한 이강호는 제이크루의 유일한 선수 출신이다. 은퇴 이후에는 3x3, 동호회 농구에 발을 들여 정상급 슈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강호는 “엘리트 선수들과 경기를 한지 15년이 넘었다. 확실히 나이가 먹다보니 스피드도 줄고 속도전에서 밀린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그래도 개인적으로 감회가 새로웠고 재밌었다. 제3자가 보기에는 엘리트 선수들과 동호인 선수들이 맞붙으면 어떤 경기력이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거다. 이런 대회가 생김으로 인해 그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이어 “나는 2022년에 팀에 가입했다. 지난 해를 기점으로 팀이 한 단계 성장했다. 다들 의욕도 넘치고 대회에 출전하면 성적을 내보자라는 의지가 강하다”라며 “20대 후반, 30대 초반 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동호회 농구에선 전성기의 나이다. 밑에 젊고 유능한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나는 이제 늙었다(웃음). 정흥주 선수와 한발 물러서서 서포트할 거다”라고 웃었다.
#사진_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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