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고양/홍성한 기자] "들어갔는데 (이)정현이 형이 내 패턴 하나 만들어주자고 했다(웃음). 형들의 배려 속에 좋게 데뷔 경기를 한 것 같다." 정성조(191cm, G)의 데뷔 3점슛에 숨은 비하인드였다.
고양 소노는 18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수원 KT와 3라운드 맞대결에서 75-58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11연패에서 벗어난 소노다.
3쿼터를 61-38로 크게 앞선 채 끝낸 소노. 드디어 한 선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주인공은 '비선출' 정성조였다. 그는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3라운드 2순위로 소노에 지명받은 바 있다. '비선출'이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건 KBL 최초였다.
김태술 감독은 경기 종료 막판 승부의 추가 확실하게 기울어지자 정성조에게 기회를 줬다. 밖에서 보면 단 1분 44초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에게는 평생 남을 수밖에 없는 긴 시간에 해당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정성조는 "형들이 앞선 쿼터에 너무 잘해주신 덕분에 나에게 기회가 생긴 것 같다. 처음 딱 코트를 밟았을 때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만약 찬스가 나면 자신 있게 슛을 쏘고 수비에서 미스 하지 않고 열심히 뛰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단순히 뛰었다?를 넘어섰다. 경기 종료 52초 전에는 처음으로 시도한 3점슛이 깔끔하게 림을 갈랐다. 역사적인 데뷔 첫 득점이었다.
김태술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정성조를 향해 "사실 정보가 많지 않았다. 어떤 선수인지 유튜브를 찾아보기도 했다. 슛은 확실히 좋은 선수인데 뛸 수 있을지 의문이 있었다. 그런데 5대5를 계속하면서 기대보다 좋은 경기력을 뽐냈다. 이래서 팬이 되는구나 했다. 보셨다시피 던지는 거 하나는 확실하다. 긍정적이다"라고 바라봤다.
28점을 몰아친 이정현은 “엘리트 농구를 하지 않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볼 핸들링, 슛에 장점이 있다. 몸도 단단하다. 수비는 아직 미흡하지만, 그렇게 티가 나지 않았다. 뛰길 바랐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첫 득점까지 했다. 축하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라고 했다.
여기에는 숨겨진 선수들의 배려가 있었다.
정성조는 "들어갔는데 (이)정현이 형이 내 패턴 하나 만들어주자고 했다(웃음). 형들의 배려 속에 좋게 데뷔 경기를 한 것 같다. 넣고 백코트 해야지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그 정도로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웃음)"라고 설명했다.
데뷔와 동시에 11연패 탈출이라는 기쁨도 함께 맛본 정성조다.
"(정)희재 형도 생일이었는데 연패까지 탈출해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다음 경기도 오늘(18일)처럼 이길 수 있도록 정말 많이 노력하겠다. 나 또한 이 자리까지 힘들게 왔는데, 포기 하지 않고 훈련해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갈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라는 포부도 더했다.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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