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열정적으로” 명지대의 농구는 계속된다

조원규 기자 / 기사승인 : 2025-01-10 07: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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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선수 복은 있어요.”


명지대의 봄은 추울 전망이다. 그래도 김태진 명지대 감독의 표정은 평소와 같았다.

4학년 4명이 졸업한다. 손준(준 해리건)도 프로에 진출했다. 특히 포스트를 담당했던 손준과 김주영의 공백은 크다. 빅맨은 1학년 권알렉산더(197) 하나만 남았다.

 

▲ 명지대 입학 예정 강영빈, 최지호, 표시우


▲ 최지호와 강영빈 그리고 권알렉산더

안양고 최지호(195), 천안쌍용고 강영빈(194)이 합류했다. 손준(200), 김주영(199)와 비교해 높이가 낮아졌다. 대학에서의 경쟁력도 검증이 필요하다.

검증이 필요한 것은 권알렉산더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8경기 52분 19초 출장에 그쳤다. 승부처에는 기용할 수 없었다. 사실상 빅맨 라인업을 새로 꾸려야 한다.

명지대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광신고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몸을 만들고 있는 권알렉산더는 뛰지 않았다. 최지호와 강영빈은 함께 뛰기도 했고 교대로 뛰기도 했다.

최지호는 퍼리미터 지역에서의 점퍼에 자신감을 보였다. 3점 슛도 안정적이었다. 스크린 이후 움직임이나 핸즈오프, 킥아웃 등 팀 플레이에 더 익숙했다. 시즌 초반부터 많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영빈은 많은 운동량을 소화하고 있다. 단단해진 몸이 육안으로 느껴질 정도다. 팀 훈련에 합류하기 전에는 몸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예상보다 실전 투입 시기가 빨라질 전망이다.

아직은 고등학교 선수를 상대로도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명지대는 완성형 선수가 오는 경우가 드물다. 성장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 두 선수의 선의의 경쟁은 김태진 명지대 감독을 웃게 한다.

권알렉산더는 짧은 재활 과정을 끝냈다. 관리 차원에서 출장하지 않았다. 빠르면 20일부터 해남에서 시작되는 스토브리그에 뛸 전망이다.


▲ 리딩 가드 이태우와 스코어러 장지민 


▲ 이태우와 장지민, 이민철과 박태환

김태진 감독은 “우리 팀에는 3명의 핸들러가 있습니다”라고 얘기한다. 박지환, 장지민, 이태우다.

이태우는 1학년이다. 그러나 이미 적지 않은 경험을 쌓았다. 특히 황성인 코치 부임 후 자신감을 더했다는 평가다. 이태우에 대한 김 감독의 기대는 크다. 오랜만에 나온 정통 1번 유형의 선수다. 외곽슛 능력도 있다.

강원사대부고 출신의 이태우는 이기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그러나 이긴 경험이 적다. 경기중에 위축되는 모습도 종종 있었다. 올해는 다를 것이다. 더 많이 이기기 위해 본인부터 더 강해져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김 감독은 장지민이 팀의 주득점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2024 KUSF 대학농구 U-리그(이하 대학리그)’ 명지대의 평균 득점은 66.4점이다. 절반 가까운 31점을 소준혁과 손준이 넣었다. 장지민은 평균 7.9점을 넣었다.

올해는 더 많은 득점이 필요하다. 27.7%에 그쳤던 3점 슛 성공률도 높여야 한다. 슈팅 능력이 있는 선수다. 밸런스가 맞으면 성공률도 높다. 볼 핸들링이 좋아 스스로 슈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득점 능력은 이민철과 박태환도 빠지지 않는다. 이들이 부상에서 정상 회복하면 명지대는 더 많은 공격 옵션을 만들 수 있다. 언급한 4명의 가드와 박지환의 스몰라인업도 김 감독 구상에 들어있다. 강한 압박 수비와 빠른 공격 전개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것이다.


▲ 명지대 캡틴 박지환


이 경우 박지환이 빅맨 수비를 담당한다. 191센티의 크지 않은 키지만, 빅맨 수비 경험이 많다. 손준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4번 수비는 박지환의 몫일 때가 많았다. 때로 5번 수비도 해야 했다.

▲ 2025시즌, 키맨은 박지환

김 감독에게 박지환은 미안하고 고마운 존재다. 박찬희 같은 장신 가드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팀의 필요에 따라 멀티 포지션을 감당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팀 내 포스트 수비를 가장 영리하게 잘하는 선수가 됐다.

김 감독은 “5번 수비는 안 해야죠. 4번은 많이 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를 모두 할 수 있고 BQ가 높은” 박지환은 경험이 적은 빅맨들보다 더 빅맨 수비를 잘할 수 있다.

박지환은 구력이 길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공을 잡았다. 김 감독이 가장 먼저 리쿠르팅에 공을 들인 선수기도 하다. 손준이 있어 가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저학년 때부터 빅맨 수비도 담당해야 했다.

작년 9월, 명지대는 홈에서 단국대에 77-74로 승리했다. 3점 슛 3개 포함 14득점을 올린 박지환은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얼리 엔트리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감독님께 남은 1년을 헌납하겠다”는 말로 화제가 됐다.

박정웅, 이근준, 손준, 서동원 등의 얼리 엔트리 선언이 이어지던 시기다. 박지환은 팀을 선택했다. 그랬던 박지환이라 김 감독은 더 고맙고 미안하다.


▲ 2024 대학리그, 박지환을 일으키는 이태우


박지환은 긍정적이다. “빅맨 수비는 몸싸움을 많이 한다. 체력의 부담이 있다. 그러나 앞선과 뒷선 수비를 모두 할 수 있다. 그것은 장점”이라는 생각이다. 프로에서도 경쟁력 있는 수비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사이즈가 작아진 만큼 빠른 농구, 득점을 많이 하는 재미있는 농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주장으로서 책임을 갖고 팀원들을 잘 이끌어 플레이오프에 꼭 진줄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박지환의 또 다른 목표는 프로에 입성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는 팀 목표를 이루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믿는다. “수비와 궂은일을 악착같이 하고 가드로서 경기 조율이나 패스와 득점 모두 가능한” 본인의 장점을 팀 승리로 연결하고 싶다.

▲ 우리는 갈수록 좋아집니다

명지대는 대학리그 10위에 그쳤다. 11경기를 졌고 3경기만 이겼다. 그러나 전력에 비해 선전했다는 평가다. 무기력하게 패한 경기는 많지 않다. MBC배에서는 연세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조금은 부족한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텼다. 로터리픽으로 지명된 손준보다 언드래프티 김주영의 출전 시간이 더 많았다. 10명의 선수가 평균 15분 이상을 뛰었다. 선수들이 성장했고 팀 전력이 좋아졌다.

김태진 감독이 “우리는 갈수록 좋아집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봄과 여름이 다를 것이다. 신나고 열정적인, 그러나 기본에 충실한 농구로 전력을 다져갈 자신이 있다.


▲ 명지대 김태진 감독

고등학교 1, 2학년을 상대로 했던 연습경기로 대학에서의 경쟁력을 가늠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확인 가능한 몇 가지는 있었다.

주장 박지환은 헌신적이다. 김 감독의 입에서 "선수 복은 있어요"라는 얘기가 나온 이유다. 선수들은 활발하게 소통한다. 입학 예정 빅맨들은 경쟁을 통해 강해지고 있다. ‘신나고 열정적인’ 김태진표 농구가 보다 확실하게 팀에 이식되고 있다.


2025년 명지대 농구는 봄과 다른 여름을 약속한다.

 

#사진_서호민 기자, 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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