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인천/홍성한 기자] 진짜 웃고 있을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규리그 우승과 리그 최하위가 각각 아산 우리은행, 부천 하나은행으로 정해졌을 뿐, 2~4위 자리는 여전히 미정이다.
특히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막 티켓이 걸려있는 4위 자리의 주인공이 안갯속이다. 17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 용인 삼성생명의 맞대결 전까지 4위는 신한은행, 5위는 청주 KB스타즈였다.
이들의 격차는 단 0.5경기. 승률이 같으면 KB스타즈가 올라간다. 맞대결 전적은 3승 3패지만, 골득실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이 삼성생명과 치른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이유였다. 상대 전적에서도 3승 2패로 앞서기에 자신감도 충분했다.
경기 전 만난 신한은행 이시준 감독대행의 말이다. "경기 중요성? 당연히 잘 알고 있죠. 선수들 부담될까 봐 그냥 팬들과 자기 자신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경기하자고 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한 사람은 알잖아요. 이게 값비싼 음식이든 그렇지 않든 정성이 들어갔다는 걸. 꼭 좋은 결과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해보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다짐했지만, 신한은행의 가능성은 사실상 경기 시작 20분 만에 급격하게 낮아졌다고 해도 무방했다. 1쿼터부터 강유림에게 연거푸 3점슛을 허용하는 사이 신한은행의 야투는 좀처럼 들어가지 않았다. 15개의 야투를 시도했지만, 림을 가른 건 단 3개. 그렇게 경기를 7-20으로 끌려갔다.
2쿼터에도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김아름에게 깜짝 외곽포를 허용했고, 강유림과 배혜윤 등에게도 실점했다. 전반전이 종료됐을 때 점수는 25-41, 신한은행이 크게 뒤처졌다. 남은 후반전에도 반전은 없었고, 결국 끌려가다가 경기가 끝났다(73-87).
공동 4위로 내려앉은 신한은행은 20일 열리는 KB스타즈와 삼성생명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 만약 이날 경기서 KB스타즈가 승리한다면 신한은행은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다.
하지만 KB스타즈 패배 시 마지막 기회가 생긴다. 다만, 22일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 BNK썸과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해야만 한다. 부산 원정인 데다 올 시즌 맞대결에서도 5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어 이 역시 쉽지 않은 여정임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이날 경기 패자는 확실히 신한은행이다. 그렇다면 승자는 누구일까. 2위 희망을 이어간 삼성생명? 틀렸다. 숙소에 옹기종기 모여 경기를 지켜봤을 김완수 감독과 KB스타즈가 아닐까 싶다.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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